'맹모삼천지교’의 역설: 공부는 스스로 하는 것 75.5% vs. 사교육 받지 않으면 다른 아이들에게 뒤쳐질 것 같다 56.2%
● “거주 환경이 자녀 성적에 영향” 79.9%,” 자녀 교육을 위해 이사 가는 것 자연스러워” 72.1%
● 학교 수능/학업성취도 결과(75.5%)와 학원/ 과외 환경(77.3%)이 부동산에 영향 미친다
● 7세 이상 유자녀 학부모, 현재 거주지 결정 시 ‘교통편의성’과 ‘학교/학군/학원’ 가장 많이 고려
● 교육요소 중 가장 많이 고려하는 것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와 ‘높은 교육열’ 여부
명문고가 즐비하고, 인근에 학원가가 밀집해 있는 ‘강남 8학군’은 대한민국의 교육특구로 불린다. 그 어느 나라보다 높은 우리 사회의 교육열은 “이왕이면 좋은 교육환경에서 아이들을 공부시켜야 한다”는 사회적 강박관념을 만들어왔는데, 그런 인식이 총체적으로 모인 곳이 바로 강남 8학군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에야 아이가 공부를 잘하면 특수목적고로 보내는 게 일반적인 경향이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녀 교육을 위해 빚을 내서라도 강남으로 이사를 가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좋은 학교와 학원 등 교육 환경이 잘 갖춰진 곳에 학부모와 학생들이 대거 몰리는 것은 치열한 입시경쟁과 성과지상주의, 학부모들의 높은 교육열이 빚어낸 한국 사회만의 풍경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강남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서울 및 대도시의 거점을 중심으로 퍼져있다. 자녀의 교육환경을 강조한 ‘맹모삼천지교’의 뜻을 실천하고자 하는 학부모의 수요에 따라 부동산 시장 역시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 학군과 교육 여건 등에 따라 주택가격에 프리미엄이 붙기도 하는 등 교육 여건이 좋은 지역의 주택 가격 상승폭이 크다는 것은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서울 및 분당, 일산 등 신도시에 거주하는 7세 이상 유자녀를 가진 기혼 여성 1,100명을 대상으로 학군과 부동산의 상관관계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 결과, 전체 83.4%가 이왕이면 좋은 환경의 학교에서 자녀를 교육시켜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을 만큼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자녀 교육 환경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거주 환경이 자녀의 성적에 영향을 미치며(79.9%), 자녀의 교육을 위해 이사를 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의견(72.1%)도 지배적이었다. 반면 좋은 학교로 굳이 이사를 시키려는 부모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21.2%에 그쳤다. 즉 자녀교육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맹모삼천지교’를 오늘날에도 통용할 수 있는 일(80.4%)이라고 바라보는 것이다. 학부모들은 다양한 교육 요소들이 거주환경은 물론 그 지역의 부동산 가격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의 수능 및 학업성취도 결과와 인근 학원 시설 및 과외환경이 지역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고 바라보는 의견은 각각 75.5%, 77.3%에 이르렀다. 공교육 환경과 사교육 시설 모두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줄만큼 큰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좋은 교육 환경을 위해서라면 주거 공간이 다소 낙후되더라도 견딜 수 있다는 의견도 41.2%로 적지 않았는데, 특히 강남 동 지역의 응답(46.7%)이 높게 나타났다. 그만큼 학부모들에게 좋은 교육환경은 거주지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고려사항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7세 이상 유자녀를 둔 서울 및 신도시 부모들은 현재 거주지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교통편의성(54.5%, 중복응답)과 함께 학교/학군/학원(51.4%) 등 교육적인 요소들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었다. 이는 주택가격(46.4%), 생활편의시설(35.9%), 주변 자연환경(29.6%)의 요소들보다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으로, 학군과 부동산이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다고 미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결과이다. 현 거주지 결정 시 교육 요소를 고려했다고 응답한 학부모들은 그 중에서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우수한 학교가 있는지(53.5%, 중복응답)와 교육열이 높은 지역인지(50.6%)의 여부를 특히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교육열이 높고 우수한 학생이 몰려있는 학군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는 결과이다. 그 다음으로 학생 품행에 대한 주변 평가(39.3%), 선생님에 대한 주변 평가(29.9%), 대입 진학률(28.3%)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개별항목으로 설문에 참여한 패널(panel.co.kr)들에게 이사 시 ‘자녀 교육’ 고려 정도를 물은 질문에서는 고려했다는 응답이 28.1%로 나타났다. 10명 중 3명이 자녀 교육을 중요하게 고려한 가운데, 고려 정도를 보통이라고 평가한 의견은 30.9%, 고려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은 41%였다. 다만 서초∙강남∙송파∙강동의 ‘강남 동’ 지역 거주자들이 이사 시 자녀교육 고려 비중(38.2%)은 타 지역에 비해 확연하게 높게 나타나, 교육열이 가장 강하다고 꼽히는 ‘강남 8학군’의 위세를 실감할 수 있었다. 자녀 교육을 위해 이사를 했던 구체적인 이유는 역시 학업성취도 결과가 상위권인 학교가 많고(57.9%, 중복응답), 교육열이 높은 지역이라는 점(56.3%) 때문이었다. 그 다음으로 학생들의 품행(43.4%)과 선생님의 실력 및 자질(30.1%)을 고려한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자녀 교육을 고려한 이상 경험자들은 대체적으로(75.4%) 이사를 한 것이 자녀 교육에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역시 강남 동지역(84%)의 평가가 좋았다. 이사에 대해서도 대체적으로 만족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자의 37.9%는 이사를 후회해 본 적이 전혀 없었으며, 56.3%는 가끔 후회하지만 대체적으로 만족하고 있었다. 반면 많이 후회한다는 응답은 3.9%에 그쳤다. 이사 온 것에 후회를 느낄 때는 주로 교육비 부담이 많을 때(39.2%, 중복응답)와 아이가 성적스트레스를 받을 때(34.4%), 다른 지역 대비 교육비가 비싸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31.2%)였다.
현 거주지로 이사했을 때는 자녀 교육을 고려하지 않았던 응답자 중 35.8%는 향후에는 자녀 교육을 고려하여 위해 이사할 의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3명 중 1명 이상이 추가로 자녀 교육을 고려한 이사를 할 계획인 것으로, 자녀 교육에 따른 이사 수요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해볼 수 있다. 반면 의향이 없다는 응답은 25.9%, 보통의견은 38.3%였다. 향후 이사를 희망하는 응답자들은 이사 시 고려할 요인으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59.7%, 중복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다음으로 대입 진학률(43.1%)과 학생 품행에 대한 평가(42%), 교육열이 높은지의 여부(40.3%)를 살필 것이라는 응답이 많은 편이었다. 자녀 교육을 염두에 둔 이사 지역으로는 강남구(34.6%, 중복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서초구(28.3%), 송파구(26.1%), 양천구(24%) 순으로 이사를 희망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보통 초등학교 6학년(17.7%) 또는 중학교 3학년(12.4%)등 상급학교로의 진학을 앞둔 시점에서 이사를 많이 예상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자녀 교육관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조사에서는 공부는 스스로 하는 것이며(75.5%), 학습방법과 종류의 선택 시 아이의 생각과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는 인식(66.9%)이 많았다. 본인이 아이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도록 하고 있다(56%)는 응답자도 많은 편이었다. 그러나 이런 생각과는 달리 부모들은 사교육에 많이 의존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 전체 학부모의 56.2%는 사교육을 받지 않으면 다른 아이들에게 뒤쳐질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남들이 어떻게 자녀 사교육을 시키지는 관심이 많다는 학부모가 절반 가까이(47.9%)에 이르렀으며, 주변 공부 잘하는 아이의 엄마가 추천해주는 사교육 코스는 따라 해보고 싶다는 의견도 38.5%나 되었다. 반면 아이에게 사교육을 하는 것보다 친구들과 노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바라보는 의견은 32%에 그쳤으며, 학교에서 배운 것으로 충분하다는 인식(18.7%)은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출처: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