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zon발 태풍이 오는가?
지난 4월 말에 발표된 하나의 기사가 살포시 날개짓을 하더니 온라인 마케팅 시장에 태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로이터발로 발표된 "Amazon Finally Gets Serious About Ads, On Track To Become Its Next $1 Billion Business" 기사가 그것입니다.
(사진. 제프 베조스 아미존 CEO. 이제 많이 늙었네요...출처: Getty Image)
소비자들의 구매행태를 누구보다 잘 아는 Amazon
현재 전 세계 광고시장 규모는 미디어 에이전시들의 발표에 따라 중구난방이긴 하지만 대략 종합해보면 2012년 600조원(5000억 달러) 규모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중에서 온라인 광고 시장의 1위는 Google이죠. 이 뒤를 맹렬히 추격하고 있는 기업이 Facebook입니다.
이 둘은 강력한 자신들의 포지셔닝과 전략에 기반하여 광고매출을 빠르게 증대시켜왔습니다. 바로 검색과 네트워킹이 그것이죠. 여기에 더해 처음에는 부가적인 형태였던 콘텐츠들이 핵심 역량인 검색과 네트워킹에 연결되면서 구글과 페이스북은 지도, 게임, 지식,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광고 채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확장되면서 유선을 떠나 무선의 영역에서 보다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죠.
그런데 여기에 아마존이 진입한다는 것이죠. 전 세계 누구보다도 온라인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구매하고 어떻게 비교하고 서로 상이한 카테고리라도 어떤 연결성이 있는지를 잘 알고 있으며 이제 킨들이라는 자신만의 디바이스를 확보한 기업이 광고시장에 진입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그 어떤 기업보다도 커다란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사실 온라인 광고 시장은 기존 오프라인 광고 시장과 좀 다른 양상을 보여 왔습니다. 기존 오프라인 광고 시장은 광고 대행사와 미디어사끼리의 경쟁이었죠. 물론 새롭게 온라인 광고 대행사들이 진출하면서 위협이라고 인식되기도 했지만 기존 거대 대행사와 미디어랩사들이 온라인 대행사들을 인수하면서 커다란 변화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광고 시장은 다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검색 엔진 기업들끼리 경쟁을 벌이다가 점차 포탈 업체의 경쟁으로 진화했고 다시 검색에 기반한 구글이 압도적 위치를 차지하면서 동일 카테고리 내에서의 경쟁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대신 다른 카테고리에 위치한 마이스페이스, 페이스북 등이 등장하면서 구글과 경쟁하는 양상이 되었죠. SNS 카테고리에서는 페이스북이 리더로 위치하면서 동종 카테고리 경쟁보다는 결국 구글과 페이스북의 경쟁 양상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처럼 온라인 광고시장은 이 업종간의 경쟁 구도로 진화하고 있기에 아마존의 도전이 큰 위협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Amazon의 미래 성장엔진, 광고
아마존은 1995년 창고에서 시작한 이후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다 2001년 닷컴 버블 붕괴와 함께 주가가 106달러에서 5달러 선까지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 다시 온라인 소매 강화를 통해 재기에 성공했죠. 게다가 최근에는 클라우딩 컴퓨팅 사업, 킨들을 통한 e-book 사업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출처. 블룸버그)
주가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사실 아마존은 수익성에 있어서는 항상 의문인 기업입니다. 킨들의 경우도 거의 마진율 없이 판매를 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프 베조스는 킨들에 이은 스마트폰 제조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것은 아마존이 광고 시장으로 진출하겠다는 명확한 의지로 해석됩니다. 구글이 유선 인터넷이 아닌 무선 인터넷 환경을 위해 무료 플랫폼인 안드로이드로 놀라운 성과를 보인 것처럼, 아마존 역시 자신이 보유한 핵심 역량인 커퓨팅/솔루션을 갖고 고객 접점인 하드웨어와 통합을 이루려고 하는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존 소매업 분야는 고작해야 이윤율이 5% 내외인 것에 반해 온라인 광고 시장은 대략 20~30% 수준의 이익율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으로서는 새로운 성장 엔진이자 수익율을 높일 수 있는 확실한 모멘텀으로 인식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재미난 역설이 있습니다. 사실 아마존은 2003년이었던가요, 광고를 중단한다는 정책을 대외적으로 천명했습니다. 자체적으로 광고 집행 여부가 구매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테스트했는데 그 결과가 광고 여부와 상관 없이 다른 요인들에 의해 구매가 이루어진다고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런 아마존이 광고 시장에 진출한다? 이러한 과거를 아는 사람이라면 모순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제 서로 다른 시장에서 출발한 기업들이 새로운 대륙인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격돌합니다. 검색에서 출발한 구글, 개인간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출발한 페이스북, 그리고 온라인 소매점의 아마존(사실 여기에 한 기업이 더 있죠. 수 많은 디지털 디바이스와 자신만의 마켓 플레이스를 보유한 애플). 서로 갖고 있는 고객에 대한 정보와 플랫폼은 다르지만 결국 소비자의 지갑이라는 동일한 목표물을 향해 뛰어가고 있죠. 앞으로 이 기업들이 어떤 경쟁을 펼칠지, 그 경쟁 속에서 또 어떤 혁신이 발현될지 기대해 봅니다.
Copyrights ⓒ 2013 녹차화분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