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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Campaign] 두산의 '사람이 미래다'

속빈갈대 2013. 5. 28. 03:15

B2B기업, 그것도 일상적으로 접하기 어려운 중후장대형 사업을 하는 기업이 브랜딩 활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까요?

 

위와 같은 질문을 고려한다면 두산그룹의 브랜딩 활동에 대해서는 보다 깊이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두산은 사업 측면에서 본다면 소비재에서 생산재로 업종이 바뀌었고, 브랜딩 관점에서는 다양한 사업 영역별 개별 브랜드들이 하나의 브랜드로 통합되었기 때문입니다. 해외에서는 GE가 이와 유사한 사례가 될 수 있겠지만, 두산의 경우는 GE처럼 오랜 기간 동안 변모를 지속해온 것이 아니라 단기간 내에 급속도로 변신했다는 차이가 존재합니다.
 
1997년 외환위기로 촉발된 구조조정을 통해 중공업, 기계설비, 건설/엔지니어링, 플랜트 등 인프라 산업을 주력하게 된 두산은 새로운 브랜드 전략을 2011년 발표했죠. 이 브랜드 전략이 'One Doosan'입니다. 'One Doosan' 브랜드 전략은 지금까지 제시되었던 국내 기업 브랜드 전략 중에서 가장 극단적인 형태 중 하나입니다. 왜냐하면 이 브랜드 전략은 그룹 내 계열사조차 구분되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대부분의 기업들은 그룹사 로고 우측 하단이나 우측에 자신의 사업분야를 나타내는 '~전자/건설/화학/생명' 등을 붙입니다. 하지만 두산은 오로지 그룹사 로고인 두산만을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이죠.
 
이와 함께 시작한 캠페인이 '사람이 미래다' 캠페인입니다.

 

 

 

 

 
2011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이 캠페인은 브랜드 전략도 그렇지만 크리에이티브 측면에서도 예전 포스코의 '소리없이 세상을 움직입니다' 캠페인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자신의 산업분야에 대한 언급 없이 기업이 갖고 있는 특정한 가치에 대한 생각이나 철학에 대해서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Long take 기법으로 일체의 꾸밈이나 편집 없이 말 그대로 촬영의 힘만으로 광고 메시지를 풀어가는 힘이 대단하게 느껴지는 스타일입니다.

 

그렇다면 왜 갑자기 두산은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했을까요? 

 
그 이유는 두산의 기업 철학이 그렇기도 하겠지만, 실제로 두산이 주력으로 하는 플랜트/중공업/중장비 등의 기간망 산업은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합니다. 중후장대한 설치 및 기계들 때문에 외부 사람들은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이 산업의 핵심에는 해당 지역과 환경에 적합한 설계, 구축, 운용이라는 기업 활동이 있으며 이러한 기업 활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자산이 인적 요소라고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두산의 '사람이 미래다' 캠페인은 기업의 비전 뿐만 아니라 연관성 측면에서도 꽤 설득력 있는 슬로건이라 보입니다.

 

게다가 두산 그룹 역시 그룹의 규모나 역량에 비해 대외 인지도, 특히 취업 준비생들에게 그리 많이 알려져 있거나 선호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고 해도 이 캠페인은 목적에 부합하는 활동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업 브랜딩. 서비스 기업이나 B2B 산업의 기업, 지주사 체제의 기업들에게 매우 중요한 브랜드 전략입니다. 공중 언론 관리, 주가 관리, 인재 채용 등 다양한 측면에서 필요할 뿐만 아니라, 점차 증대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실행해야 할 활동이죠. 따라서 만 2년째에 접어드는 두산의 '사람이 미래다' 캠페인은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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