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인기 정점을 찍었나? 올해 관람의향 64.1%로 2009년 수준
■ 프로야구 경기장을 찾는 이유 “함께 응원하는 것을 즐기고 싶고,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 야구장 동행은 가족 > 동성친구 > 직장동료 > 연인/이성친구 순
■ 가족이나 연인과 야구장 함께 찾는 비중 줄고, ‘동성친구’ 및 ‘직장동료’와 가는 비중 늘어나
■ 야구는 아직 ‘보는 스포츠’? 실제 야구 경기 참여 경험 20.6%로 적고, 참여의향 35%로 낮아
출범 이후 처음 9개 구단으로 맞이한 2013년 프로야구는 그 어느 때보다 큰 기대와 함께 출발하였다. 지난해 역대 최다 관중인 715만 명을 야구장으로 불러모았던 프로야구는 올해 목표치로 내세운 750만 명을 넘어 내심 800만 명 이상의 관중동원을 바랐다. 특히 신생팀 NC 다이노스의 1군 진입과 KT의 10구단 창단 발표 등이 최근 몇 년 사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던 프로야구의 인기에 한층 더 힘을 실어주는 촉매제가 되리라는 기대감이 컸었다. 그만큼 국내 최고의 인기스포츠를 넘어 하나의 ’레저 문화’로 자리매김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막이 한 달 남짓 지난 지금까지 받아들인 성적표는 영 만족스럽지 못한 모습이다. 개막 전 열린 WBC에서의 부진, 대형스타의 부재, 팀간 뚜렷해진 전력 차이 및 경기력 저하로 인해 야구장은 부쩍 썰렁해진 느낌이다. 물론 본격적인 순위 경쟁이 치열해지고 날씨가 풀리면서 관객들이 많이 찾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여전하다. 이미 대표적인 여가 문화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경기관람은 물론 데이트와 여가생활, 친목도모를 위해 야구장을 많이 찾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이다. 시장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프로야구 관람에 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 결과, 전체 64.1%가 올해 프로야구 경기를 직접 관람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나, 프로야구의 여전히 높은 인기를 잘 보여줬다. 다만 지난 2009년부터 2011년 3개년 조사(2009년 64.4% → 2010년 68.9% → 2011년 69.6%)와 비교했을 때 그 추이가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가장 좋아하는 프로야구단은 롯데(16.5%), 기아(14.9%), 삼성(14%)이 많이 꼽혔다. 그 다음으로 두산(10%), SK(9.4%), LG(8.9%) 순이었다. 지난 일년 동안 두 명 중 1명(50.2%)이 야구장에서 프로야구를 직접 관람한 가운데, 프로야구 경기장을 찾아 관람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함께 응원하는 것을 즐기고 싶고(73.3%, 중복응답),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68.7%) 목적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순수하게 프로야구를 좋아해서 야구장에 간다는 응답(64.3%)도 적지 않았다. 가장 많이 방문하는 경기 시간은 토요일 낮 경기(51%)와 평일 저녁 경기(36.1%)였으며, 일요일 낮 경기(12.9%)를 찾는다는 응답이 가장 적었다.
야구장에 함께 가는 동행자는 가족(37.7%)과 동성친구(27.1%), 직장동료(16.5%), 연인/이성친구(12%) 순이었다. 과거에 비해 가족(2010년 41.8% → 2011년 39.3%)이나 연인/이성친구(2010년 17.3% → 2011년 17.2%)와 함께 방문하는 비중은 다소 줄어든 반면, 동성친구(2010년 23.6% → 2011년 25.7%)나 직장동료(2010년 10.4% → 2011년 11.3%)와 야구장을 찾는 비중은 조금씩 늘어난 특징을 보였다. 야구장의 문화 자체가 ‘가족 나들이’나 ‘데이트’의 목적에서 점차 ‘친목도모’의 성격이 강해지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프로야구 관람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먹을 거리’인데 야구장 방문자의 69.9%가 경기장에서 구입하여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에서 준비하는 먹을 거리를 취식한다는 응답은 27.5%였으며, 아무것도 안 먹고 오로지 경기 내용에만 집중한다는 응답은 2.6%에 그쳤다. 경기장 내 평균 취식 지출 비용은 2009년부터 해마다 늘어나(2009년 19,656원 → 2010년 20,177원 → 2011년 23,699원) 지난 해에는 평균 26,937원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야구 관람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먹을 거리는 치킨(73.5%, 중복응답)과 주류(52.1%)였다. 프로야구팀 관련 상품 구매 경험은 45.6%로 2011년(46.5%)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프로야구의 많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야구는 아직까지 ‘보는 스포츠’라는 인식에서 탈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야구 경기에 참여해 본 경험이 20.6%로 적었으며, 참여의향은 35%로 비의향(36.2%)과 비슷하였다.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 중 사회인 야구팀에 가입한 응답자는 11.7%에 불과했으나, 실제 만족도(62.7%)는 꽤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비가입 직장인의 향후 사회인 야구팀 가입 의향은 16.7%에 머물렀다.
한편 올 초 큰 이슈가 되었던 KT의 프로야구 창단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65.7%가 소식을 인지하고 있을 만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었다. 이와 같은 신생야구단의 등장이 프로야구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는 전체 74.2%가 동의를 하여, 많은 팬들이 더 많은 구단이 갖춰져야 프로야구 전체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바라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프로야구 개막전을 지상파 3사가 일제히 편성한 것에 대해서는 프로야구를 좋아하는 야구팬들을 위한 편성이라 마음에 든다는 의견이 41.2%로 많았으나, 일반 시청자들의 시청권을 무시하는 처사라거나(30.3%) 왠지 전파 낭비인 것 같다(16.2%)는 지적도 많은 편이었다. 이밖에 설문에 참여한 패널(panel.co.kr)들은 연이어 터져 나오는 프로스포츠의 승부조작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수면 위로 나타나지 않은 더 많은 승부 조작이 있을 것이라는 데 61.6%가 동의한 것이다. 특히 남성(57.3%)보다 여성(66.1%)의 불신이 강한 편이었다. 또한 절반 이상(55.4%)이 승부조작이 보도된 스포츠는 향후 시민들의 관심을 갖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출처: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