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음악산책

[서울전자음악단] 싸이키델릭한 꿈을 꾸다

속빈갈대 2013. 6. 12. 03:00

몇 년 전부터 국내 음악 환경의 한 트렌드는 복고주의, 과거에 대한 새로운 조망이었죠. 옛 노래에 대한 젊은 뮤지션들의 Remake 및 재평가, 장기하 등을 위시한 60년대 사운드와 감성에 대한 재발견, 게다가 TV를 통해 다시 만나게 된 진정한 보컬주의 '나가수' 등의 프로그램...그 대미가 조용필, 이문세 등의 귀환이 될지 아니면 더 트렌드가 확장될 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만, 최근의 반응들을 보면 그리 나쁘지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한 트렌드 와중에 밴드의 복권을 시도한 Top Band라는 프로그램도 있었죠. 하지만 여전히 역부족인 것 같습니다. 아직은 밴드 중심의 뮤지션들이 공연할 곳도 부족하고 TV 매체들도 밴드 중심의 프로그램 구성이나 카메라 워크, 편집 등에 있어 모자란 부분이 많습니다.


어찌되었건 밴드 중심의 음악 트렌드는 페스티벌 문화의 중심입니다. 최근 페스티벌이 많이 생기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밴드들에게는 설 곳이 마련되기 때문에 긍정적인 면도 존재합니다. 이런 밴드 문화의 중심 중 하나인 신중현 선생. 아들 셋 모두를 뮤지션으로 만드셨는데, 그 중 두 아들이 결성한 밴드가 바로 <서울전자음악단> 입니다.



이들의 사운드는 매우 독특합니다. 대중적인 듯 하지만 자세히 들으면 매우 복잡한 듯 싶습니다. 현대의 감성에 잘 들어맞지만 자세히 들으면 60년대 싸이키델릭 사운드의 정서와 느낌을 물씬 풍깁니다. 쉽게 묘사하기 힘든 밴드입니다.



2004년 처음 밴드를 결성하고 이름을 지을 때 <평양전자음악단>이라는 저 너머의 락밴드 이름을 차용해 지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이런 순수성이 이들 음악의 강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유행하는 스타일이나 장르를 쫓기 보다 본래 이 땅 위에서 자라난 락 음악의 특성과 기본에 충실한 연주를 들려주는 것 같습니다.


2012년 안탑깝게도 <서울전자음악단>은 해체했습니다. 이제 앨범을 통해서만 그들의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들려준 음악과 감성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또 다른 밴드에게서 새로운 잎으로 자라겠죠. 그러니 모든 밴드 여러분...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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