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결혼생활은 남편과 아내의 ‘동상이몽’? “현재 배우자에 만족” 남성 61% VS. 여성 41%
● “가사 분담이 공평하게 이뤄지고 있다” 남성 35.8% 여성 19.6% 만이 동의
● 남성 54%가 “가사일은 여자가 하는 것이 맞다”고 인식, 여성은 34%로 낮아
● 가구 소득 관리, 전체 58.8% “아내가 관리하고, 남편이 생활비를 받아 쓰는 구조”
● “우리 부부 서로 의사소통이 잘 된다” 남성 53.6% vs. 여성 36.4%
서로에 대한 이해와 포용이 쉽사리 가능하던 연애시절과 달리, 결혼생활은 사랑한다는 마음만으로 해결하기 힘든 현실적인 문제들을 마주하게 된다. 살을 맞대고 살면서 드러나는 성격이나 가치관의 차이는 둘째 치고라도, 가사분담과 아이양육 및 부모부양 등 수많은 ‘난제’들이 사사건건 의견 충돌로 이어진다. 또한 가사 및 육아는 아내의 몫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크게 남아 있는 데다가, 양육과 부양문제는 결국 경제적 문제를 동반하기 때문에 해결책을 찾는 것이 좀처럼 쉽지 않다. 특히 최근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가정 내 이런 문제들은 점차 복잡해지고 있으며, 사회문제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결국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이 아닌, 서로에 대한 신뢰와 이해를 바탕으로 한 부부관계가 가장 중요하다는 교과서적인 대안만 제시되는 것이 현실이다. 시장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에서는 전국 만 30세 이상 유자녀 기혼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기혼 남성과 여성이 바라보는 가사 경제 및 결혼생활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하였다. 서로 한 평생을 마주보며 살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부부는 가장 ‘동상이몽’이라는 주제에 부합하는 관계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가사분담 및 양육에 대한 태도를 조사해본 결과, 남성 응답자의 35.8%, 여성 응답자의 19.6%만이 가사 분담이 공평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나 가사분담이 공평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남성이 상당수라는 점에서, 기혼 여성들이 느끼는 가사분담에 대한 스트레스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가사일은 여자가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는 인식 또한 남성(54%)이 여성(34%)보다 큰 것으로 조사되어, 최근의 맞벌이 가구 증가와 맞물려 가사 분담 문제가 향후 가정 내 근본적인 갈등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맞벌이 부부라면 당연히 가사분담이 공평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남성(72.2%)보다 여성(80.2%)에서 많이 나왔다. 아이 양육은 남편보다 아내가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는 인식 역시 남성(70.4%)이 여성(52.2%)보다 훨씬 컸다.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과 같은 극단적인 사고방식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성이 가사 및 양육 문제에 대한 부담감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여전한 것이다.
반면 기혼 남성들은 여성들보다 ‘경제적 여유’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히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 남성 응답자의 83.4%가 배우자보다는 내가 좀 더 돈을 벌었으면 좋겠다고 응답하였는데, 이는 24.8%에 그친 여성과 매우 큰 차이를 보이는 결과이다. 또한 배우자보다 돈을 적게 벌면 은근히 기분이 좋지 않을 것 같다는 데도 남성의 동의율(57.2%)이 여성(22.4%)보다 훨씬 높아, 대부분 남성이 가정경제를 자신이 책임진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재테크 및 가계 경제 관리를 남자가 하는 편이 낫다는 응답은 남성(27.8%)과 여성(9.2%) 모두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아무래도 가계 살림은 여성이 하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실제 가구 소득 관리 역시 아내가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응답자의 58.8%가 가구 소득을 아내가 관리하고, 남편이 생활비를 받아 쓰는 구조라고 응답한 것이다. 남편이 소득을 관리하고 아내가 생활비를 받아쓰는 경우는 24.1%, 각자 자신의 소득을 따로 관리한다는 응답은 15.5%였다. 맞벌이와 외벌이의 비중은 각각 48.7%, 51.3%로 비슷하였다.
부모 부양 문제에 있어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향후 내 부모와 배우자의 부모를 부양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 각각 남성의 75.2%, 55.2%가 동의한 것이다. 그에 비해 여성 응답자 중 내 부모를 부양할 의향을 가진 응답자는 38.2%로 낮았으며, 배우자의 부모를 부양할 의향은 이보다 더 낮은 29.4%에 머물렀다. 기념일이나 명절에 양쪽 집안에 용돈을 공평하게 드리고 있다는 응답 역시 여성(52.6%)보다 남성(70.6%)이 높은 특징을 보였다.
한편 설문에 참여한 패널(panel.co.kr)을 대상으로, 결혼 생활에 대한 태도를 조사한 결과, 남성의 42.6%가 다시 태어나도 지금의 배우자와 결혼할 것이라고 응답하였다. 그에 반해 여성은 22%만이 현 배우자와의 결혼을 희망하였으며, 원치 않는다는 응답이 절반 가까이(48.6%)에 육박하였다. 현재 배우자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남성의 만족도(61.2%)가 여성의 만족도(41%)보다 높아, 전반적인 결혼생활 및 배우자에 대한 만족도의 균형이 남성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노년에 한적한 시골에서 배우자와 시간을 보내고 싶냐는 질문에 남성(63.2%)의 희망이 여성(40%)보다 큰데 반해, 여성은 노년에 도시에서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응답(46.4%)이 남성(30.8%)보다 높았다.
다만 현재 우리 가족이 행복한 편이라는 생각은 남성(66.6%)과 여성(58.4%)의 인식 차이가 별로 없었으며, 배우자에게 사랑받고 있는 것 같다는 응답도 남성(61.2%)과 여성(53.4%) 모두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우리 부부가 대화가 많은 편이라는 의견이 남성(49.2%)과 여성(41.2%) 모두 적은 데다가, 서로 의사소통이 잘 된다는 평가가 남성(53.6%)과 여성(36.4%)이 큰 차이를 보여, 서로에 대한 이해 부족이 잠재된 가정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체 55.9%가 주말에는 반드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응답(남성 58.6%, 여성 53.2%)한 것처럼, 서로에게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함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출처: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