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zon의 국내 상륙을 접하며...
최근에 가까운 지인과 amazon의 국내 진출에 관해 얘기를 나눴습니다. 이런저런 진입 시나리오부터 누가 CEO로 부임할 것인지 등등. 그러다 문득 그들의 모토가 생각났습니다.
“고객을 통해 최대한 이윤을 올리려고 애쓰기보다는 그들이 필요로 하는 바를 먼저 생각하는 것”
(아마존 창립멤버들의 가장 중요한 신념)
언젠가 아마존의 창립자인 Jeff Bezos도 그렇게 말했죠. "(아마존은) 지구 상에서 가장 고객 지향적인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요. 최소한 그의 이러한 철학과 신념, 가치관은 사실이라고 판단됩니다. 여러가지 일화 중에서 그의 신념이 가장 잘 표현된 사건으로 전 이것을 꼽습니다. 아마존 직원들의 사무실에 가면 형편 없는 수준의 사무실 집기와 A4용지 한 장도 함부로 쓰기 어려운 비용 구조를 갖고 있다고. 제프 베조스는 단돈 1센트만 생겨도 그것을 고객 가치 향상에 쏟고 싶어하지 어줍잖은 사무실 인테리어 개선에 사용하기는 원치 않는다고 하더군요.
Amazon의 한국 진출
최근 국내 IT업계, 유통업계, 전자상거래 관련 산업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사건이 바로 아마존의 국내 진입일 것입니다. 아마 IKEA의 국내 진입과 더불어 국내 산업을 뒤흔들 가장 큰 사건이 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표시합니다. 아마존이 국내 전자상거래에 진입하여 과연 성공할 것인지, 기존의 오픈 마켓이나 최근 형성된 반값 할인형 쇼핑몰의 강고한 입지는 이미 수 많은 해외 전자상거래 사이트의 진입을 막아냈기에 아마존 역시 그런 면에서 힘들지 않겠나...이런 추측들이죠. 사실 온라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할인점이나 백화점들도 국내에 진입했다 시장의 쓴 맛을 보고 본국으로 철수한 사례가 많으니 이런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합당하다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질문을 먼저 던져 봅니다. 과연 아마존이 국내에 전자상거래로 진입할까요? 전 그보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의 본격적인 진출에 주목해봅니다.
사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통상 아마존 웹 서비스, AWS)를 이용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은 이미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를 들 수 있죠.
전 세계적인 시장을 대상으로 한 기업이나 이제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기업들, 특히 인터넷 기반의 회사들은 막대한 규모의 IT인프라 구축에 돈을 쏟아붓기보다는 AWS와 같은 외부 자원을 활용하는 편이 보다 비용 효율적입니다. 특히 국내 기업들처럼 IT 전문인력이나 보안인력 등 관련 조직 구성에 관여가 높지 않은 문화에서 AWS와 같이 전방위적 솔루션을 제공해준다면 이는 매우 큰 장점임에는 틀림 없으니까요.
아마존의 차세대 성장 엔진
사실 아마존의 기존 전자상거래 사업은 최근 성장율이 매우 떨어진 상태입니다. 판매 제품의 카테고리를 넓힌다거나 시장 확대를 꾀해도 워낙 경쟁이 치열해진 전자상거래 산업이라 예전만큼 아마존을 쑥쑥 키워주지 못하는 것이죠. 그런데 두 가지 숨은 자산을 발견했죠. 안정적인 전자 상거래를 위해 확대 발전해온 자신들의 호스팅, 스토리지, 데이터 마이닝 등의 인프라와 솔루션이 외부 기업에게 매력적인 서비스로 보여진 AWS와 고객 추천 시스템에서 출발하여 다양한 고객 행동양식 분석을 통해 강력한 판매툴이 된 광고 서비스가 그것입니다.
아마존은 명확하게 외부에 AWS 수익이 얼마인지 밝히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해 맥쿼리 캐피털의 한 애널리스트 분석에 따르면 아마존은 2012년 기준으로 AWS로 38억 달러의 수익을 거두었고 이는 전체 수익 610억 달러의 약 6%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AWS가 규모는 작지만 다른 어떤 수익원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실질적인 물류 창고의 건립이나 운송 시스템, 관련 고객 관리 프로그램, 현지화, 결제 시스템간 연동 등의 여러 난제 해결이 선행되어야 하는 전자 상거래보다는 일단 자신들이 주도권을 쥐고 핀 포인트로 접근할 수 있는 B2B 시장용 AWS로 국내 시장에 먼저 진입하는 전략이 아마존에게 유효할 것입니다.
물론 AWS 진입도 그리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가장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국내 일반 기업들의 IT 지식이 높지 않다는 것이죠. 몇몇 전기/전자 업종이나 게임회사 등을 제외하고 일반 제조/서비스 산업의 기업 CEO들은 IT를 활용한 비용절감이나 혁신 서비스 제공에는 쉽게 혹하지만 실제 그러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인력 배치, 시스템 보강, 프로세스 개선에는 매우 인색합니다. 좀 더 심한 표현도 가능합니다. 무지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칫 환상만 보고 그리고 아마존의 명성만 듣고 접했다가 자신의 기대치에 못미치는 단기적 결과에 쉽게 등을 돌릴 수도 있습니다.
그나저나 아마존의 AWS는 개인적으로 업무 하면서 한번 이용해보고 싶습니다. 특히 협업을 통해 웹 기반 채널의 고객 행태 분석과 콘텐츠 이용 분석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마존...언제쯤 들어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