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브랜딩/Artwork

국민 모두의 고백 놀이로 브랜딩을 전개하다. DELA

속빈갈대 2013. 8. 20. 09:30

DELA. 매우 생소한 브랜드입니다. 그럴만합니다. DELA는 네덜란드 장례협동조합 브랜드입니다. 국내에 잘 알려진 국가도 아니고 일반 기업도 아닌 협동조합이니까요.

 

장례협동조합이 일반 소비자들에게 사랑 받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죠. 사실 보험이나 장례 등 미래에 발생 가능한 리스크에 대해 사업하는 쪽은 늘 그런 편견에 시달리기 마련입니다. 언젠가 전 세계 대상으로 NPS(순추천지수) 결과를 비교 분석한 보고서를 보았는데 보험업은 거의 모든 국가에서 NPS가 마이너스로 나타나더군요.

 

DELA 역시 그런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Ogivy Amsterdam에게 의뢰했다고 합니다. 자신들을 좀 더 필요한 존재로, 고객들이 자신들과 좀 더 감정적으로 연결되고 우호적으로 자신들을 여기게끔 만들었으면 싶다고. 그 결과 탄생한 캠페인이 바로 "Why wait until it's too late?"입니다.

 

(사진1. DELA의 본 캠페인에 대한 홍보 이미지. 출처: DELA 웹사이트)

 

작은 아이디어. 더 늦기 전에 마음은 전달하라

 

사실 이 캠페인은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고 합니다. 왜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 혹은 그녀가 떠난 후 장례식장에서 눈물을 흘리며 못다한 말을 아쉬워할까? 거기서 시작해 오길비 암스테르담은 늦기 전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하는 이벤트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딸이 부모에게, 어머니가 아들에게...다양한 환경 속에서 다양한 관계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진심을 드러냈고 그들의 마음의 벽은 쉽게 허물어졌습니다. 그 장면을 오길비는 영상으로 담았습니다.

 

아무런 대중 매체의 사용 없이 이렇게 진행된 이벤트는 보다 넓은 커버리지 확보를 위하여 신문을 활용하게 됩니다. 주요 타블로이드 신문 뒷면을 전체로 활용한 광고가 집행됩니다. 하지만 그 광고에는 오로지 Dear 라는 문구 외에 아무것도 없죠. 전 국민을 상대로 편지를 쓰라고 DELA가 집행한 광고입니다.

 

전 국민이 편지를 쓰고 그것을 광고로 보여주다

 

네덜란드 시민들은 처음엔 어리둥절해하다 한두 명이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점차 많은 사람들이 편지를 쓰고 그것을 DELA의 프로모션 웹사이트로 올렸습니다. 이메일로, 페이스북으로, 트위터로 전해진 이 사진들은 차곡차곡 쌓여 엄청난 이미지 라이브러리가 되었고 DELA는 이 모인 이미지에서 사진들을 선발해 옥외 광고로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들은 네덜란드에 유명한 사건이 되었습니다. 급기야 여러 방송국에서 DELA의 프로모션을 취재하기에 이르렀고 특집 프로그램에서는 DELA의 취지에 공감하여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가슴에 묻어둔 말을 하게 하는 방송까지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캠페인의 효과는 매우 뛰어납니다. 캠페인 기간 동안 DELA 홈페이지 방문객은 66%, 페이스북 팬은 96%가 증했다고 합니다. 트위터에서는 무려 3,600건 이상의 트윗이 발생하였습니다. 브랜드 인지도 증가와 네덜란드 Top10 브랜드에 선정된 것 등도 훌륭한 성과지만 무엇보다 자신들의 본업인 장례보험 가입자 증가로 예치금이 50%나 증가한 사업적 성과는 업에 충실한 메시지를 통한 브랜드 캠페인이 사업에 충분한 보상을 제공함을 다시 한번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DELA의 캠페인은 최근 IMC 방식을 보여줍니다. 핵심 메시지 개발 → 적합한 이벤트 개최 → 바이럴 콘텐츠 제작 → 타깃 매체를 활용한 커버리지 확산 → 인터액티브 활동 → 매체 확대 → 대중매체의 접근기회 활용...

 

사실 마지막에 대중매체가 관심을 갖고 접근하는 것은 운에 가까운 영역입니다. 그것이 궁극적인 캠페인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앞서서도 언급했지만 자신의 업에 충실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가치를 내세울 수 있는 메시지에 기반한 적절한 이벤트를 개발하는 것이죠. 그 후 순차적인 형태에 적합한 콘텐츠로 확산하는 유연성이 필요하고요. 

 

하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케팅 활동에 있어서도 진정성이 담보되어야 하는 것이겠죠. 그저 자신들의 목적 달성에 급급해 하지 않고 그 활동에 참여하는 고객들과 함께 즐기고 슬퍼하고 감동받고자 하는 공감대. 그것이 가장 선행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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