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음악산책
[헤르쯔 아날로그] 내겐 그대만 있으면 돼요
속빈갈대
2013. 11. 27. 03:00
사랑.
음악 가사에 가장 많이 쓰이는 주제이자 가사 내용이죠.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어떤 나이가 되어도 사랑은 그 설레임과 아픔을 잃어버리지 않고 다가옵니다.
그런데 이런 사랑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대부분의 노랫말들은 풍부한 메타포를 이용하거나 구구절절한 스토리를 드라마틱한 멜로디에 얹어서 들려주곤 합니다. 격한 감정의 표현도 있고 쓸쓸히 옛사랑을 떠올리는 가사들도 있죠. 무엇이 되었건 사랑에 관한 노래는 감정을 끌어올리는 가사와 함께 하죠.
그런데 [헤르쯔 아날로그(Herz Analog)]의 '내겐 그대만 있으면 돼요'는 느낌이 많이 다른 곡이네요.
사랑한다는 말. 다른건 아무 것도 필요하지 않고 오직 사랑하는 사람만 있으면 된다는 말 외에 무엇이 있을까요. 담백한 사랑 고백 한 마디를 단조로운 멜로디에 얹어 낮게 읍조리는 듯한 이 음악은 절제된 사랑의 느낌을 참 잘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벌써 앨범이 출간된지 1년이 되었지만 언제 들어도 낯선 듯 느껴지는 헤르쯔 아날로그의 음악은 디지털 싱글로 소비되는 요즘 음악계에서 진정 아날로그적인 감수성을 들려주는 몇 안되는 뮤지션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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