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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전쟁] 2030 65.7% “우리는 ‘삼포(三抛)세대’다"

속빈갈대 2014. 3. 11. 16:50

● 전체 35.6%는 스스로도 삼포세대에 속한다고 평가, 포기한 것은 결혼>출산>연애 순
청년층이 결혼과 출산을 물론 연애까지 포기하는 이유는? 역시 ‘경제적 이유’ 때문으로 나타나
삼포세대라는 개념이 등장한 가장 큰 배경은 ‘높은 청년 실업률’과 ‘과도한 결혼 비용’
삼포세대 문제의 양산 주체는 국가>기업, 나 자신> 부모 순, 국가에 대한 원망이 매우 커
2030세대 48.2% “향후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해”, 연령이 낮을수록 막막하다는 의견 많아

 

지난 겨울 “안녕들 하십니까?”로 시작된 한 대학생의 대자보가 많은 청년층의 공감을 얻으며, 하나의 사회현상이 되었었다. 취업과 미래를 걱정하며 결코 ‘안녕하지 못한’ 막막한 현실을 견뎌야 하는 청년들에게 그것은 특정한 주장이나 이념이라기보다, 서로에게 건네는 위로에 가까웠다. 청춘의 아름다움을 음미하고, 희망을 노래하며, 사회의 미래를 이끌어나가야 할 청년들이 그만큼 심각한 불안과 절망감에 빠져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 2030세대를 특징짓는 말로 ‘연애’와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한다는 의미의 ‘삼포세대’가 많이 사용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젊은 세대들이 취업과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유로 인생의 찬란한 순간들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문제에 직면한 것이다.

 

물론 젊은 세대가 대기업이나 좋은 조건만 원한다면서 이전과 달라진 풍토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존재하지만, 근본적으로 삼포세대를 만들어 낸 원인은 저성장과 실업, 빈부격차 등 한국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찾을 수 있다. 게다가 2030세대는 어릴 때부터 국가와 사회, 부모로부터 치열한 ‘경쟁’과 좋은 ‘성과’를 강요 받으며 자란 세대이기도 하다. 더욱 큰 문제는 연애와 결혼, 출산은 물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취업마저 포기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청춘을 이야기하는 것이 사치가 되어버린 시대, 2030세대들이 스스로를 ‘삼포세대’라고 인정하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전국 만 19~3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삼포세대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 결과 2030세대의 65.7%는 자신들을 일컫는 ‘삼포세대’라는 표현에 대해 동의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만큼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고 있는 젊은 세대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로, 특히 결혼 적령기에 놓인 20대 후반(70.8%)과 30대 초반(68.4%)의 공감대가 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전체 10명 중 6명은 요즘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지인들을 종종 보며(59.4%), 주변 친구들을 보면 삼포세대라는 말에 공감된다(58.9%)고 응답하였다. 또한 전체 35.6%는 스스로도 삼포세대에 속한다고 평가했는데, 이는 삼포세대에 속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37.5%)와 비슷한 수준이다. 자신이 삼포세대에 해당된다고 평가한 응답자들은 결혼 포기(57.6%, 중복응답)와 출산 포기(48.3%), 연애 포기(41.9%) 순으로 그 이유를 꼽았다. 결혼포기는 30대 초반(63.7%)에서, 연애포기는 20대 초반(52.3%)과 후반(45.3%)에서 응답이 좀 더 많이 나왔다.

 

 

연애, 결혼, 출산 세 가지 중 현 세대가 가장 많이 포기하는 요소로는 결혼(95.7%, 중복응답)과 출산(88.9%)을 대부분 꼽은 가운데, 응답자의 15.4%는 연애도 많이 포기하는 것 같다고 응답하였다. 그렇다면 청년층이 결혼과 출산을 물론 연애까지 포기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경제적인 부분 때문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먼저 결혼을 포기하는 이유에 대해 2030세대들은 부담스러운 결혼 비용(57.7%, 중복응답)과 너무 비싼 전셋값(52.1%)을 가장 많이 꼽았다. 굳이 결혼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34.6%)는 인식 변화도 존재했지만, 기본적으로 결혼식을 치르고 살림살이를 장만하는 데 드는 비용에 큰 부담감을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적합한 배우자 감을 찾지 못했거나(23.4%), 결혼에 대한 마음의 준비가 안되었다(21.7%)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으며, 학자금 미상환(21.6%) 및 구직 신분(17.8%)이라는 점 때문에 결혼을 포기했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학자금 미상환의 경우에는 특히 20대 후반(27.2%)과 30대 초반(24.4%)에게 결혼 포기를 고려하게 만드는 큰 이유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을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도 경제적인 이유 때문으로 전체 70.7%(중복응답)가 맞벌이를 해도 육아 비용이 부담스럽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특히 30대 후반(76.4%)뿐만 아니라 20대 초반(68%)의 응답도 높다는 점에서, 육아비용에 대한 걱정이 사회 전반에 퍼져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맞벌이를 할 경우 양육을 맡아줄 사람이 마땅치 않다는 점(56.4%)과 함께 경쟁사회인 한국에서 자식을 키울 자신이 없다(31.9%)는 응답도 많은 편이었다. 한국사회의 경쟁체제를 원인으로 꼽은 응답은 20대 초반부터 30대 후반까지 고르게 나타나(20대 초반 32.4%, 20대 후반 30.8%, 30대 초반 32%, 30대 후반 32.4%), 과열된 경쟁구조에서 자란 2030세대들이 자식에게 이를 대물림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다음으로 맞벌이를 하지 않아 육아비용이 부담스럽다(30.2%)는 의견이 뒤를 이었으며, 24.7%는 전셋값 등의 지출을 아끼기 위해 출산을 포기한다고도 응답하였다. 2030세대가 연애를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 역시 데이트 비용이 부담스럽다는 점(59.9%, 중복응답)으로, 역시 경제적인 이유에서 비롯되고 있었다. 또한 취직 못한 상황이라 상대방에게 어필하기 힘들고(45%), 취업준비에 시간을 많이 쏟아야 하기 때문에(43%) 연애를 포기한다는 응답도 많아, 취업난이 미치는 영향도 살펴볼 수 있다.

 

삼포세대라는 개념이 등장한 배경에 대해서는 높은 청년 실업률(59%, 중복응답)과 과도한 결혼 비용(58.9%)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또한 치솟는 물가(47.9%)와 모아 놓은 돈의 부족(32.6%), 워킹맘에 대한 지원 부족(32.3%), 스펙을 중시하는 결혼관(27.6%), 학자금 대출 미상환을 비롯한 개인부채(25%) 등 매우 다양한 사회문제들을 이유로 꼽고 있어, 결국 삼포세대의 등장이 한국 사회 전반에 걸친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인식을 반영하듯 전체 88.7%(중복응답)가 삼포세대의 문제를 양산한 주체로 국가를 꼽았다. 다음으로 기업(49.3%)과 자기 자신(46.7%)을 문제 양산주체로 바라보는 시각이 뒤를 이었으며, 부모를 꼽은 응답은 6.8%에 불과하였다. 2030세대들이 현 정부에 대한 큰 불만을 가지고 있는 반면, 부모님에 대한 원망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실제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국가를 원망해본 적이 있다는 2030세대가 61.4%에 이르렀으나, 부모를 원망해 본 적이 있다는 응답은 35.4%로 상당히 낮은 수준이었다.

 

 

2030세대 2명 중 1명(48.2%)은 향후 어떻게 살아갈 지가 막막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도 조사되었다. 반면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의견은 19%에 불과하였다. 특히 연령이 낮을수록 미래에 대한 막막함이 크다는 점에서(20대 초반 54.8%, 20대 후반 52%, 30대 초반 42.4%, 30대 후반 43.6%) 문제의 심각성을 느낄 수 있다. 앞으로 자신의 삶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은 49.9%로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니었다. 현재 2030세대에 대한 국가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무려 84.7%가 동의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결혼과 출산을 위한 적정 월평균 소득으로 상당수가 월 300~400만원(27.2%) 또는 400~500만원(29.8%)이라고 응답하였으며, 월 500~600만원(19.2%) 정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그러나 실제 소득(월 200만원 미만 25.6%, 200~300만원 24.2%, 300~400만원 19.3%, 400~500만원 12.8%)은 이런 수준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84.5%가 요즘은 결혼 후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살아가기 힘들다고 바라본 것도 이런 현실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67.2%는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출산을 못할 것 같다고도 응답하였는데, 20대 후반 연령층(74%)이 가장 많이 동의하였다.

 

 

출처: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