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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보다는 ‘생존’을 위한 한국의 창업시장, 그러나 “창업해서 성공하기 힘들다” 64.1%

속빈갈대 2014. 7. 24. 08:38

● 10명 중 7명(68.9%) “한국 사회에서 창업을 하는 것이 일종의 모험”
 전체 59.8%가 한번쯤 창업을 고려해 본 경험, 작년(68.5%)보다는 줄어들어
 창업 고려자 “돈 많이 벌 것 같고,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어”, 비 고려자 “위험부담과 자금부족 때문에”
 창업 고려자의 희망업종 카페>베이커리>펜션>의류 순, 기대 월 순수익 최소 ‘400만원 이상’

 

   치킨집의 ‘치킨게임’이라는 우스개 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하루가 멀다 하고 치킨집들이 새로 생겨나고 있다. 치킨의 높은 인기와 수요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많은 치킨집들이 생겨나는 또 다른 이유 속에는 한국 사회의 슬픈 자화상도 담겨 있다. 제대로 노후준비를 못한 채 은퇴를 맞이한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퇴직금을 들고는 소자본으로도 쉽게 운영할 수 있다는 치킨집과 피자집 등의 프랜차이즈 창업에만 몰리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뛰어든 곳은 경쟁이 매우 치열한 ‘레드오션’시장이라, 기대하는 고수익은커녕 귀중한 은퇴자금만 날릴 공산이 크다. 그렇지만 이들에게 이렇다 할 마땅한 선택지가 없다는 것이 아픈 현실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벤처 창업을 기피하는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자금 부족이라는 현실적인 여건도 걸림돌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실패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가 벤처 창업 환경을 조성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공통분모로 한쪽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레드오션 시장만 두드리고, 다른 한쪽에서는 도전은 포기한 채 소수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주소인 셈이다. 지금처럼 창업이 미래를 위한 투자나 도전의 성격을 갖기보다는 실패해서는 안 되는 ‘생존 문제’에 방점이 찍혀있는 현실에서는 경제 동력도 저하될 것이 자명하다. 이스라엘과 핀란드의 예처럼 벤처 창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동시에, 고령층이 좀 더 다양한 분야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도록 생계형 창업에 대한 지원시스템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시장조사전문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자영업 종사자를 제외한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창업관련 인식조사를 실시하였다. 창업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조사 결과, 전체 10명 중 7명(68.9%)은 한국 사회에서 창업을 하는 것이 일종의 모험이라고 바라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자신이 창업을 할 경우 성공할 것 같다는 응답자가 26.6%에 불과하였으며, 창업을 해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의견은 64.1%에 이르렀다. 특히 20대(68.8%)와 30대(68.4%) 젊은 층이 40대(60.4%)와 50대 이상(58.8%) 연령층보다 창업의 성공가능성을 오히려 더 어렵게 바라봤다. 전체 75.4%가 젊은 사람들이 창업하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을 가질 만큼 젊은 층의 도전 정신이 실종된 현실을 알 수 있는 결과이기도 하다. 창업의 성공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들에도 불구하고 10명 중 6명(57.8%)은 향후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좀 더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무래도 은퇴자들의 ‘생계형 창업’처럼 어쩔 수 없이 창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는 시각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창업은 최후의 선택인 것 같다는 의견(31.8%)은 전년도(37.5%)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가의 창업지원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리는 시각이 존재했다. 국가가 창업을 장려해야 한다 의견(48.1%)이 비동의 의견(11.4%)보다 컸지만, 국가의 창업지원이 불확실성이 큰 창업을 부추길 가능성 있다는 시각(39.4%) 또한 적지 않은 것이다.

 

 

   전체 10명 중 6명(59.8%)은 한번쯤 창업을 고려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전년도(68.5%)에 비해서는 다소 줄어든 것으로, 창업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정도 수그러진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20대(56.4%)보다 40대(64%)가 창업을 고려해 본 경험이 더 많다는 점에서 은퇴 이후의 삶을 위해 창업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이 창업을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고(44%, 중복응답),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만족감이 들 것 같다(43%)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봉급생활에 비해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진다는 점에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다만 고수익에 대한 기대는 2013년(50.1%)보다 다소 줄어들었다. 그 다음으로 사업을 점점 키워나가는 성취감이 있고(38.1%),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 같으며(32.8%), 시간적으로 좀 더 자유로울 수 있을 것 같다(29.1%)는 점도 창업을 고려하는 주된 이유였다. 조직과 규율을 중시하는 직장생활보다 좀 더 자유로운 근무에 대한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반면 창업을 고려해본 적이 없다고 밝힌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큰 위험부담(58.5%, 중복응답)과 창업할 자금의 부족(49.3%)을 가장 많이 꼽았다. 특히 자금부족을 이유로 꼽은 응답이 작년(31.4%)보다 크게 증가한 부분에 주목할 만하다. 또한 성공할만한 창업 아이템이 없고(46%), 잘 되지 않을 경우 빚더미에 앉을 수도 있다(39.1%)는 불확실성과 불안감도 큰 편이었다.

 

 

   창업 고려자들이 희망하는 창업채널은 오프라인 72.9%, 온라인 27.1 %로, 오프라인 창업을 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다만 작년(오프라인 76.8%, 온라인 23.2%)에 비해 온라인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다소 늘어났으며, 20대(32.6%)와 30대(29.7%)가 상대적으로 온라인 창업을 염두에 두는 경우가 많은 편이었다. 가장 희망하는 창업 업종은 카페(39.6%, 중복응답)로 지난 해(45.8%)보다는 소폭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가장 많은 사람들이 희망하는 업종이었다. 다음으로 베이커리(16.6%)와 펜션(16.1%), 의류/잡화(15.9%), 학원(12.4%), 생활용품(9%), 편의점(8.7%)을 희망한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반면 성공 가능성을 낮게 바라보는 창업 업종은 편의점(24.4%, 중복응답)과 PC방(24.1%), 슈퍼(16.6%), 치킨/호프(16.4%), 당구장(14.9%) 순이었다. 작년(슈퍼 25%, 치킨/호프 18.7%, PC방 16.8%, 편의점 15%)에 비해 편의점과 PC방의 성공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크게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창업방식은 대부분 프랜차이즈(25.6%)보다 개인점포(64.7%)를 선호하였으며, 창업 전 유사 업종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볼 의향은 71.9%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적절한 창업시기로는 직장생활을 어느 정도 경험한 이후(72.6%)를 꼽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직장생활 은퇴 이후(16.2%)가 적절하다는 의견은 학교 졸업 후(6.7%)가 좋다는 의견보다 많았으며, 학교 재학 중 창업이 적절하다는 의견(4.5%)은 적은 수준이었다. 창업 비용으로는 보통 5천 만원~1억 원(30.6%) 또는 1~2억 원(22.1%)을 많이 예상하고 있었다. 창업 후 보장되어야 할 최소 월 순수익으로는 400~500만원(23.7%), 500~600만원(17.2%), 600만원 이상(23.7%) 등 400만원 이상의 고수익을 기대하는 응답자가 대다수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런 수익은 실제 현실과는 큰 괴리감을 보이는 것으로, 창업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부에서 운영중인 창업지원센터에 대해서는 창업고려자의 65.1%가 인지하고 있었으며, 그 중 75.3%가 향후 이용 의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을 희망하는 이유는 창업자금 지원(50.5%, 중복응답)과 아이템선정 등의 전반적인 창업 코칭(49.5%), 창업 후 경영 및 마케팅 노하우(44.7%)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목적이 컸다.

 

   창업과 취업 중 창업이 더 성공하기 쉽다고 생각하는 의견이 전체 15.2%에 불과할 만큼 취업보다는 창업이 힘들 것 같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창업과 취업을 비교 평가한 조사에서도 이런 결과가 잘 나타났다. 먼저 정신적 부담감이 좀 더 큰 쪽을 묻는 질문에 창업의 부담감이 더 클 것 같다는 의견이 71.5%에 이르렀다. 취업의 정신적 부담이 더 많을 것 같다는 의견은 11.5%, 비슷하다는 의견은 15.6%였다. 육체적 피로감도 창업이 크다는 의견(63.5%)이 비슷하게 보거나(19.9%), 취업의 육체적 피로감이 더 크다(15.1%)는 의견보다 많았다. 스트레스(창업이 크다 43.1% 비슷하다 24.3%, 취업이 크다 30.5%) 역시 창업 쪽이 더 많을 것이라는 시각이 좀 더 컸다. 수익 면에서도 창업에 대한 기대감이 훨씬 큰 편이었다. 창업과 취업 중 수입이 좀 더 나을 것 같은 쪽을 묻는 질문에 창업이라는 응답이 64.9%에 이르렀으며, 취업하는 편이 수입 면에서 낫다는 의견은 10.8%에 불과하였다. 작년(창업 57%, 취업 16.1%)보다 격차가 더욱 커진 것이기도 하다. 반면 미래에 안정적인 생활이 기대된다는 의견은 창업(37.5%)과 취업(36.4%)이 비슷한 수준이었다.

 


출처: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