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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베이스 마케팅의 시작은 수집, 정리, 보관부터

속빈갈대 2014. 12. 12. 18:06

 이 글의 범주는 빅데이터입니다. 최근 들어 가장 각광받고 있는 용어가 데이터라고 합니다. 사실 인터넷 등장과 대중화, 소셜미디어를 통한 개인 미디어의 등장, 온갖 전자제품들의 인터넷 연결 등은 기존에 주목하지 않던 각종 데이터들을 세상에 끄집어내고 있습니다. 게다가 인터넷과 컴퓨터에 의해 기존에 서로 통용되지 않던 많은 데이터들이 이젠 0과 1의 신호쳬계에 기반한 상호 교류되는 형태로 발전하여 데이터의 비정형성을 점차 극복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기업들이 빅데이터 TF 등을 꾸리며 자신들의 사업에 어떤 기회 요소가 있는지, 혹은 빅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업들의 활동을 접하면서 약간 갸우뚱 거리게 됩니다. 그것은 어쩌면 선후 관계가 바뀌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바로 현재 기업 스스로는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하고 분류/정리하며 보관하고 있는가입니다.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국내 은행에서 생성되는 데이터 중 아주 간단한 형태의 데이터가 고객들의 전자이체 데이터입니다. 이미 디지털화 되어 있고 은행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표준화된 양식에 따라 비밀번호, 이체금액, 입금계좌번호, 입금일 입력하면 보안번호와 공인인증서 확인 절차를 거쳐 바로 이체가 됩니다. 2014년 1분기 기준으로 인터넷 뱅킹 이용 건수는 일평균 6,369만 건이라고 합니다(출처: ITSTAT). 실로 어마어마한 숫자죠. 저 건수 중 특정 은행이 점유율 10%라고 가정한다면 그 은행은 하루에 평균적으로 6백만 건이 넘는 인터넷 뱅킹 거래 데이터를 처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만일 위와 같은 데이터가 있다면 한 번쯤 분석해볼만 하겠죠. 입금계좌번호에 대한 정보를 통해 송금자의 송금 성격을 규정하고 그에 따라 송금자의 연령별, 급여 방식별, 송금 일자별 등의 구분 기준을 통해 다양한 고객층의 송금 행태 유형화가 가능할 것입니다. 사실 지난 십 년 간의 데이터만 분석해봐도 어쩌면 놀라운 통찰력과 특정 집단의 소비/금융거래 행태에 대한 상관 관계 파악이 가능할 것입니다. 어쩌면 더 나아가 그 상관계수에 근거한 모델링도 가능할 지 모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런 시도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것은 기존 데이터들이 허술하게 관리되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은행들이 DB고도화 등의 시스템 개선 프로젝트 때만다 데이터 관리 코딩을 바꾸거나 기존 저장방식과의 상호 소통을 비효율적으로 만들거나 다양한 부서간 니즈에 맞추는 것만 생각하고 정작 데이터간 연결에는 신경쓰지 못한 부분들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디지털화된 데이터들은 좀 낫죠. 금융회사들 중 예컨데 보험회사들의 경우 복잡한 약정서들과 주로 종이로 된 문서로만 취급한 각종 고객 청약서, 계약서, 보험금 청구서, 진단서 등의 자료들로 인해 엄청난 정보를 갖고 있지만 감히 분석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죠.


  사실 제조회사든 서비스회사든 수 많은 기업들은 각종 데이터를 엄청나게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내부적으로 생성한 데이터도 방대하죠. 수많은 기획서와 조사 보고서, 법제도 관련 검토 보고서, 시장 현황에 대한 모니터링 등 데이터는 어디에나 넘쳐나죠. 문제는 그 데이터를 생성하는 것에만 관심 있지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정리하여 다른 데이터와 연계하여 분석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빅데이터 시대에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데이터를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관점의 문제이자 철학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데이터가 자사의 핵심 경쟁우위를 창출하는 가치의 원천이라고 본다면 지금보다는 더 중요한 자원으로 여길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 기업들의 현실은 데이터보다 영업 현장의 주관적 판단, 개발자의 감에 의존한 형태를 더 좋아하죠. 음, 뭐랄까요...사내 IT 시스템을 업무의 핵심이라고 여기기 보다는 그저 사무 보조 기구정도로 여기는 태도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빅데이터를 지금 당장의 과제로 여기든 여기지 않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정작 기업 내에도 데이터는 많으니까요. 정작 시급한 것은 기업이 데이터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것입니다. 일단 많이 수집해보자가 아니고 최소의 데이터라도 꾸준히 수집하고 그것들이 상호 연계 분석될 수 있도록 표준화, 규격화해야 합니다.


  빅데이터는 이제 시작이죠. 너무 성급하게 뛰어들기 보다는 먼저 기업 내부에서 데이터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리고나서 무엇을 어떻게 할지 판단하는 것이 어쩌면 실패를 더 줄이는 길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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