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저널리즘
브랜드 저널리즘. 몇 년 전부터 브랜드 업계에 회자되고 있는 새로운 관점이다. 브랜드 저널리즘이란 기자가 뉴스를 작성하듯이 브랜드 마케터가 브랜드 관련 콘텐츠를 생산하여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인지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이는 기존에 등장했던 브랜드 스토리텔링(Brand Storytelling)과는 다소 다르다. 브랜드 스토리텔링은 브랜드에 적절한 유산(Heritage)과 역사(History)를 담아 내어 소비자의 생활 맥락에 닿도록 만드는 것인 반면에 브랜드 저널리즘은 PR에서 말하는 언론적 성격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브랜드 저널리즘이 등장한 배경은 경쟁의 격화로 인한 제품과 서비스의 차별화 뿐만 아니라 브랜드간 차별화 역시 희미해지고, 인터넷의 생활화에 따른 미디어의 급증과 소비자/생산자가 만들어내는 엄청난 콘텐츠 규모 때문이다. 이 두 가지 현상은 결국 전통적인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활동으로는 기업이 한계에 직면할 수 밖에 없음을 보여주었다.
게다가 소비자들 역시 스스로 콘텐츠 생산자가 되면서 기존 기업들이 관례처럼 생산하던 보도자료는 효용성이 매우 낮아졌다. 심지어 출시 이전에 전문가 혹은 전문 그룹에 의해 제품 정보가 새어나가기도 하고 거의 100%에 가까운 추론 자료가 인터넷에 떠돌기도 하는 세상이 되었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완화되어 가는 것이다.
이와 함께 오늘날의 기업은 너무도 많은 커뮤니케이션 접점을 보유, 운영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재미도 없고 그저 습관처럼 만드는 콘텐츠들이 접점마다 등장하면서 기업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효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시장과 경쟁의 배경 속에서 등장한 것이 브랜드 저널리즘이다. 브랜드 저널리즘은 기업의 마케팅/브랜드 담당자에게 저널리스트적 자세를 요구한다. 여기서 저널리스트적 자세란 특정한 가치(기업 비전이나 사명, Mission)를 주장하는 관점(기업의 철학)에 기반한 콘텐츠 생성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 저널리즘은 기존의 브랜드 콘텐츠와 맥락을 달리한다. 가령, 놀라운 구전 효과를 거두었던 Blendtec의 유튜브 영상은 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브랜드 콘텐츠라면, 마에다 건설 판타지 사업부가 보여주는 콘텐츠는 브랜드 저널리즘에 가깝다. 브랜드 콘텐츠가 2차원적이라면 브랜드 저널리즘은 3차원적이다. 브랜드 콘텐츠는 브랜드의 가치(Value Proposition)와 소비자 관심(Interest)이 맞닿는 지점에 위치한다면 브랜드 저널리즘은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Vision 혹은 Mission), 그에 기반한 아젠다 셋팅, 그리고 소비자의 포지션(찬성인가 반대인가)이 만나는 지점에 있다.
예를 들어 구글이나 애플, 시스코 등이 동성결혼에 대한 합법 판정에 대해 지지하고 그에 걸맞는 소셜 미디어 콘텐츠를 업로드했을 때, 이는 브랜드 저널리즘에 가까운 행위를 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브랜드 저널리즘은 모호한 개념이다. 특히 기존 콘텐츠 마케팅이 주장하던 활동과 상당히 유사하며 동시에 기존 소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이 안고 있는 ROI라는 측면의 약점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어쩌면 새로운 마케팅 유행으로 잠깐 바람이 일다 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정교한 방식으로 바라보고 심화시킬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기술 중심의 마케팅 시대에 어쩌면 브랜드 저널리즘은 브랜드 마케팅의 새로운 길을 제시해줄 수도 있을 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