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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패션도 ‘인스턴트’인 시대

속빈갈대 2013. 2. 14. 02:30

전체 54.7%, “SPA 매장은 물건을 구입하지 않고 나와도 아무렇지 않아 마음이 편하다”
소비자 2명 중 1명 “SPA브랜드가 가격은 저렴하지만 브랜드가 있는 제품이라 믿을 만하다”

 

현대사회는 예전보다 훨씬 인스턴트 식 생활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햄버거, 라면, 편의점 도시락 같은 인스턴트 음식이나 커피 등 먹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남녀간의 사랑조차도 인스턴트로 여기는 풍토가 늘어나고 있다. 지나치게 빠르고 바쁜 현대사회의 생활패턴이 이런 성향들을 만들어가고 있는데, 편리하게 구입 및 이용할 수 있는 인스턴트 제품들이 일상생활에서 어느 정도 유용한 아이템으로 자리잡은 것이 사실이다. 패션업계에서도 최근 수년 사이 인스턴트 패션이 각광을 받고 있다. 바로 ‘패스트 패션’이라고도 불리는 SPA 브랜드의 등장이 그것이다.

 

SPA브랜드는 계절별로 신상품이 출시되는 기존 패션업계와는 달리, 1~2주일에 한번 꼴로 제품을 교체한다. 기획, 디자인, 제조, 생산, 유통에서 판매까지 전 과정을 제조회사가 전부 맡으면서 ‘다품종 대량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니즈와 트렌드를 시의 적절하게 반영하여 다양한 제품들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빠른 변화에 치우치다 보니 제품의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한 기존 패션업계의 유통구조를 붕괴하면서 규모의 경제에서 경쟁이 되지 않는 영세업자들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간다는 지적도 있다. 시장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최근 6개월 이내 의류 및 패션잡화 구입 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44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SPA 브랜드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42.4%가 SPA브랜드의 개념을 인지하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10명 중 4명 정도가 인지하고 있는 수준으로, 아직까지는 대중들에게 확실하게 각인되지는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20대 초반 여성(48%)과 후반 여성(59%)의 인지도가 단연 높게 나타나고 있어 젊은 여성층이 주 공략 타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전체 61.4%는 향후 SPA브랜드의 인기가 점점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제품을 내세우는 SPA브랜드의 제품 유통구조가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것으로 바라본다고 해석해볼 수 있다.

 

또한 SPA 매장에 들어가는 데 거리낌이 없고 물건을 구입하지 않고 나와도 아무렇지 않아 마음이 편하다는 데 과반수 이상(54.7%)이 동의를 하였다. 보통 매우 크고 넓은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어 다른 브랜드 매장보다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쇼핑이 가능한 SPA브랜드의 강점을 잘 보여준다. 다만 SPA매장이 어디에서나 볼 수 있어서 방문하기 편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39%로 낮은 편이었다.

 

 

소비자 2명 중 1명(49.2%)은 SPA브랜드가 가격은 저렴하지만 브랜드가 있는 제품이라 믿을 만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보통 수준(42.2%)이라는 의견도 많았지만, 비동의 의견(8.6%)이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SPA 브랜드 제품에 대한 신뢰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SPA브랜드가 가격의 거품을 빼고 소비자를 생각해주는 것 같아 호감(43.3%)이라는 데도 어느 정도 동의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SPA브랜드 제품의 품질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리는 의견이 나왔다. 제품의 품질이 다소 떨어질 것 같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는 23.7%로 적은 수준이었으나, 제품의 품질이 좋은가를 묻는 질문에도 32.5%만이 동의를 한 것이다. 아직까지는 SPA브랜드 제품에 대한 명확한 포지셔닝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SPA브랜드는 유니클로(76.3%, 중복응답)와 갭(53.7%), 자라(52.2%), 코데즈컴바인(48.6%), H&M(48.2%) 순이었으며, 실제 구입 경험은 유니클로(57.6%, 중복응답), 코데즈컴바인(30.7%), 갭(26.1%), 자라(24.8%), H&M(21.3%) 순이었다.

 

SPA브랜드별 제품 구입의 가장 큰 이유는 공통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 때문이었다. 상대적으로 코데즈컴바인과 갭은 제품 스타일이 좋아서 구입한다는 의견이 많았으며, 자라는 구경하는 재미가 크다는 응답이 높은 반면 가격이 저렴해서 구입한다는 응답률은 다소 낮은 특징을 보였다. 각 브랜드 별 호감이유를 조사해 본 결과, 대체적으로 SPA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호감은 ‘편한 스타일’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되고 있었다.

 

주로 SPA브랜드 제품의 구입은 백화점 또는 길거리에서 많이 이뤄졌는데, 유니클로와 코데즈컴바인, 갭은 백화점에서, 자라와 H&M, 포에버21, 스파오는 길거리 매장에서 많이 구입하였다. 상대적으로 코데즈컴바인과 포에버21 제품은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구매도 많은 편이었다. 향후 SPA브랜드 제품의 (재)구입 의향은 63%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20대 초반 여성(68.4%)과 20대 후반 남성(70.8%)의 구입의향이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향후 구입의향이 있는 브랜드로는 유니클로(67.4%, 중복응답)를 꼽은 의견이 단연 가장 많은 가운데, H&M(33.9%), 자라(32.5%), 갭(32.3%), 코데즈컴바인(30.7%)가 뒤를 이었다.

 

한편 설문에 참여한 패널(panel.co.kr)들이 의류 구입 시 고려하는 요인 별 비중은 가격(37.4%), 디자인(36.2%), 브랜드(26.4%) 순이었으며, 패션잡화는 디자인(36.1%), 가격(35.3%), 브랜드(28.6%) 순으로 고려도가 높았다. 의류나 패션잡화 모두 가격과 디자인의 고려 비중이 비슷한 수준으로, 제품 구입 시 디자인과 가격이 브랜드보다 우선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의류구입의 유형은 중저가브랜드 몇 개를 구입하는 구매유형(48.8%)이 고가 브랜드 하나를 구입하는 경우(34.3%)보다 많았으며, 브랜드와 상관없이 저렴한 제품을 많이 구입한다는 의견은 16.9%로 가장 낮았다. 반면 패션잡화는 고가브랜드 하나를 구입하는 유형(45.8%)이 중저가브랜드 몇 개를 구입하는 경우(40.9%)보다 좀 더 높게 나타났다. 브랜드와 상관없이 구입한다는 의견은 13.3%였다.

 

월평균 의류 구입 비용은 7~10만원(20.7%)또는 10~15만원(19.9%) 정도 소요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5~7만원(16.8%), 3~5만원(14.9%) 등 고른 비용 분포를 보였다. 패션잡화는 3~5만원(19.5%), 7~10만원(19.4%), 5~7만원(18.1%) 정도 소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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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조사는 2012년 6월에 이루어진 내용입니다. 최근 또 다른 조사결과나 신문기사에 의하면 SPA는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더군요. 그 원인에 대해 대체적인 분석은 경기불황의 장기화, 가처분 소득 증대 등을 들고 있습니다.

 

아마도 향후 2~3년간은 SPA 형태의 의류들이 주를 이루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최근 SPA들도 고급화를 추진한다며 점차 가격대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길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위 조사에도 나오지만 SPA 구매가 늘어나는 것은 중저가 가격에 있는 것이지 품질에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변수도 있습니다. 특히 동대문이나 온라인 개인샾 등의 대응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SPA의 성장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SPA 의류 역시 개인의 의류 구매에 있어 일정 부분만을 차지할 뿐이라면 그 성장은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당분간 SPA간 경쟁이 가장 치열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경쟁 속에서 어떤 마케팅 혁신이 일어날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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