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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선택하는 이유 ‘예고편과 포스터, 관련 기사를 보고 흥미를 느꼈거나’ ‘영화평이 좋아서’
‘실화’나 ‘정의롭고 올바른’ 결말의 영화를 ‘상상 속 이야기’나 ‘과거 추억하는’ 영화보다 좋아해
‘변호인’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 있다”고 외치는 법정 변호 장면
‘변호인’ 관객 88.1% “흥행할 만한 가치가 있다”, 11.9%는 2회 이상 관람해
‘변호인’ 관련 루머 인지자 대부분 “영화를 꼭 봐야겠다” 또는 “다시 봐야 할 것 같다”고 생각

 

어두컴컴한 공간에 앉아 스크린에서 흘러나오는 타인의 삶과 각양각색의 이야기를 보고 듣는 사람들이 연간 2억 명을 넘어섰다. “살기 어렵다”는 볼멘소리가 사방에서 흘러나오는 상황임에도 1인 평균 4편 이상의 영화를 찾아 볼만큼 영화산업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것이다. 누군가는 평소 접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으로, 또 다른 누군가는 팍팍한 현실의 무게를 잠시라도 내려놓기 위한 ‘탈출구’라는 생각으로 영화관을 찾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매체의 영향력을 앞세워 현실을 반영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한국사회에서 영화가 사회적 소통의 도구이자 시대적 정서를 반영하는 ‘거울’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지난 해 많은 한국영화들이 불안과 분노, 갈등이라는 키워드를 담고 있었다는 점은 우리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현재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어렵다는 ‘천만 관객’에 도전한 영화들이 여러 편 등장한 것도 사회 전체가 함께 느끼고자 원했던 공감대가 많았음을 보여준다. 지난 연말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영화 ‘변호인’의 흥행가도를 특정 인물에 대한 ‘추도’때문이 아니라, 극중인물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변호를 통해 지키고자 하는 어떤 ‘가치’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기 때문으로 해석하는 것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살펴볼 수 있다. 시장조사전문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에서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영화관람 및 영화 ‘변호인’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 결과, 대중들이 최근에 관람한 영화를 선택했던 가장 큰 이유는 예고편과 포스터, 관련 기사를 보고 흥미를 느꼈거나(65%, 중복응답), 인터넷과 기사의 영화평이 좋았기 때문(53.5%)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영화를 먼저 본 지인의 추천(37.6%)과 동반자의 선호(33.5%)도 중요한 이유였으며, 그저 영화관에서 관람하기에 알맞은 작품이라는 생각으로(32.7%) 해당 작품을 선택했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최근 이용해 본 영화관람 경로는 영화관(98.6%, 중복응답)과 PC와 스마트기기를 이용한 다운로드/스트리밍(81.5%), VOD 시청(41.2%) 순이었다. 전체 비중으로 살펴봤을 때 영화관 방문 관람(70.8%)과 다운로드/스트리밍 시청(29.2%)의 비중은 약 7:3으로, 영화관에서 관람하는 관람객이 여전히 훨씬 많은 편이었다. 영화관 관람은 남성(66%)보다 여성(75.6%), 다운로드/스트리밍 시청은 여성(24.4%)보다 남성(34%)의 이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특징을 보이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영화 스토리는 주로 ‘현실적’이면서도 그 내용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67.6%가 정의롭고 올바른 영화가 좋다고 응답하였으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가 좋다는 의견도 62.2%에 이르렀다. 정의롭고 올바른 이야기는 남성(64.4%)보다 여성(70.8%), 20대(53.6%)와 30대(61.6%)보다 40대(75.6%)와 50대 이상(79.6%)의 선호도가 높았으며,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는 특히 50대 이상(68%)이 선호하였다. 반면 비현실적이거나 상상 속의 이야기와 예전 학창시절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가 좋다는 의견은 각각 46.6%, 41.7%로, 실화를 바탕으로 하거나 대중이 원하는 결론을 가진 영화들에 비해 선호도가 다소 낮은 편이었다. 한편 정치적 이슈를 다루는 영화는 현실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낮은 선호도(26.1%)를 보여, 현실정치에 대한 피로감이 상당이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결국 대중들은 비현실적이고 추억에 기대는 영화보다는 실제 있었거나 현실적인 이야기에서 감동을 얻기를 원하며, 동시에 ‘정치적’인 색깔을 드러내는 영화는 원치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최근 1,1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변호인’의 성공비결도 이런 대중들의 취향에 부합했기 때문인 것으로 살펴볼 수 있다. 실제 ‘변호인’을 관람한 673명의 응답자들이 이 영화를 관람한 가장 큰 이유로 실제 인물과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 점에 흥미를 느꼈다는 점(57.1%, 중복응답)을 꼽은 것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본 흥행작이라 관람했다는 응답(43.4%)과 함께 예고편, 포스터, 기사를 보고 흥미를 느꼈다는 의견(41.3%)이 많아, 대체로 대중들이 영화를 찾는 일반적인 선택기준에 부합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다음으로 영화를 본 지인의 추천(32.2%)과 인터넷이나 기사에 나온 좋은 영화평(30.3%)을 보고 영화를 관람했다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또한 ‘변호인’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 있다”고 외치는 법정 변호 장면(71.5%, 중복응답)을 꼽았다는 점에서도 약자를 대변하는 영화 속 인권변호사의 모습이 관객들에게 많은 감동을 전달했다는 점을 살펴볼 수 있다. 그밖에 부산지역 변호사 99명이 공동변호인단으로 참석한 모습을 보여주는 엔딩장면(42.1%)과 불온서적으로 지적된 책을 밤새 다 읽은 후 선배 변호사에게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라고 외치며 변호를 맡겠다고 말하는 장면(32.5%)이 인상적이었다는 의견도 많았다.

 

 

결국 ‘변호인’을 관람한 관객 88.1%가 이 영화에 대해 흥행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를 내린 것은 영화 속에서 어떤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 정치적 의미보다는 영화가 보여주는 정의롭고 올바른 세상에 대한 ‘가치’에 공감을 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해볼 수 있다. 영화 ‘변호인’에 대한 만족도는 86.2%로 매우 높은 수준이었으며, 관람객 11.9%가 2회 이상 이 영화를 관람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반면 ‘변호인’을 보지 않은 응답자(327명)들은 비관람 이유로 영화를 볼 시간이 없었거나(37.3%, 중복응답), 평소 관심이 없는 소재의 영화(33%)라는 의견과 함께 특별한 이유가 없었다(29.4%)는 응답을 많이 했다. 그에 비해 영화 주인공의 모티브가 된 인물의 비호감 때문에 관람하지 않았다는 의견은 19%에 불과해, 관객들이 대체로 정치적인 해석과 거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비관람자의 향후 ‘변호인’의 관람 의향도 52.3%로 높게 나타났다. ‘변호인’의 개봉을 전후로 쏟아져 나왔던 평점 조작, 예매취소 테러 등의 루머에 대해서는 53.8%가 인지하고 있었다. 루머를 인지한 응답자의 대부분은 그 후 영화를 꼭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거나(53.9%), 영화를 봤음에도 다시 봐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20.4%)고 밝혀, 이런 논쟁들이 영화의 흥행에 상당한 도움을 준 것을 알 수 있다. 루머를 접한 후 영화를 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는 응답은 9.3%에 불과했다.

 

 

한편 다양한 부가가치의 창출이 가능한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의 특성을 지닌 영화 산업답게 상당수 관객들은 영화관람 후 관련 상품을 구매하거나 활동을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10명 중 4명(39.5%)이 영화에 등장한 배경장소를 찾아가 본 적이 있었으며, 소설이 원작인 영화를 본 후 책을 구입했거나, 영화에 삽입된 OST 앨범을 구입한 경험도 각각 45.5%, 41.6%에 이르렀다. 영화 촬영장소는 특히 30대(45.6%) 응답자와 영화 도시 ‘부산’ 거주자(52.1%)가 많이 찾았으며, 20대는 책(56%)과 OST(52%)의 구입 비중이 상대적으로 많은 특징을 보였다. 또한 10명 중 1~2명은 영화제 참석(13%)과 영화관련 잡지 구독(15.4%)경험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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