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스토리 구축을 위한 브랜드 영화

브랜드를 강력하게 만드는 것은 브랜드 스토리입니다. 단순히 언제 만들어서 현재 세계 몇 위고 매출이 얼마고 하는 따위의 얘기는 소비자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제공하지 못하죠. 만들어지기까지 무엇인가 사연이 있고 단순한 이유에서 출발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회적 의미를 포함하게 되거나 이러저러한 고난을 극복하면서 성장한 브랜드...이런 이야기가 있어야 왠지 사람들은 감정적으로 그 브랜드를 대하게 됩니다.

 

브랜드 스토리를 만드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자신들의 역사를 기반으로 브랜드 스토리를 구축해나갑니다. 과거 기업 홍보영상의 업그레이드판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2001년 BMW의 "Hire" 시리즈가 공개되면서 새로운 브랜드 스토리 기법, 바로 브랜드 영화가 시작되었습니다.

 

1. BMW "Hire" 시리즈

 

2001년 존 프랑켄하이머를 필두로 가이 리치, 오우삼, 이안, 왕가위, 토니 스콧 등 기라성같은 감독들이 제작한 "Hire" 시리즈는 공개와 함께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당시로서는 어마어마한 제작비에 특정 브랜드를 위한 영화라는 것 자체가 생경한 개념이라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었죠.

 

(그림1. "Hire" 포스터)

 

 

"Hire"는 최초의 시도이면서도 매우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단편 영화로 인식되었습니다. 연출한 감독들이나 출연한 연기자들도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결국 이후에 나온 브랜드 영화들은 모두 "Hire"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차별화를 시도하게 되었습니다.

 

2. KT의 "파란만장"

 

KT는 아이폰을 런칭하면서 아이폰만의 색다르고 독창적인 이미지를 자신들에게 덮어 씌우고자 독특한 것을 찾았습니다. 그 결과 나온 것이 아이폰으로 광고/영화 촬영하기였죠. 재미난 발상이었습니다. 여기에 가치를 더한 존재가 바로 박찬욱 감독이었습니다.  

 

 

위의 동영상은 KT의 마케팅 홍보 영상이지만 실제로 본 "파란만장"은 나름 의미있고 흥미로운 주제를 보여주는 영화였습니다. 게다가 KT는 BMW와 다르게 전체적인 광고 캠페인 속에서 브랜드 영화를 하나의 콘텐츠로 활용하여 영화인들이 보기엔 부족하지만 마케터들이 보기엔 나름 통합적인 관점의 활동으로 전개한 면이 의미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까르티에

 

언제부터인가 보석 브랜드 Cartier가 브랜드 영화를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2012년에 선보인 "까르띠에의 모험 (L'Odyssee de Cartier)는 놀라운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자사 제품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 감정적 연결을 갖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습니다.

 

 

그런 약점을 느겼던 것일까요? 까르띠에가 새로운 브랜드 영화를 선보였습니다. 이번에 선보인 것은 '사랑'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운명적인 사랑. 이보다 여성들을 더 자극하는 이야기가 있을까요? 보석 브랜드로서 까르띠에가 택한 브랜드 영화는 까르띠에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소재로 적절해 보입니다. 다만 이러한 스토리텔링은 티파니가 이미 선점한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기는 합니다.

 

브랜드 영화는 보다 고객 친화적인 방식으로 브랜드 스토리를 구축하는 방법이긴 합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기업의 브랜드를 강조하다 보면 영화에 대한 몰입도나 완성도가 떨어져 고객들에게 반감을 살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가 채택하기에는 그리 쉽지 않은 방법론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보다 강력한 브랜드 구축을 원한다면, 자신의 스토리가 약한 브랜드라면 한 번쯤은 검토해볼만한 기법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Copyrights ⓒ 2013 녹차화분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