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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만족, 고객감동, 브랜드 터치포인트 혁신 등 고객이 기업을 체험하는 접점에서 고객의 기대치 이상의 것을 제공하려는 노력은 끝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한 다양한 사례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례들이, 특히 구전으로 유명해진 사례들을 보면 어떤 전략적 의도에 의해 발생된 것처럼 소개되곤 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Sainsbury's Tiger Bread renaming 사례
영국의 유명한 슈퍼마켓 체인 브랜드인 Sainsbury's에 있었던 사례입니다. 2011년 5월 어느 날 3살이 조금 넘은 Lily Robinson이라는 아이가 세인스베리즈에 편지를 한 통 보냈습니다. 그 내용은 당시 세인즈베리즈의 유명한 빵인 '호랑이 빵(Tiger Bread)'가 왜 이름이 호랑이 빵이냐는 항의(?)와 함께 자신이 보기에는 '기린 빵'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합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출처: BBC 뉴스)
그녀의 말에 일리가 있죠? 사실 빵의 겉 패턴은 기린의 무늬를 더 닮았습니다.
(출처: Sainsbury's 웹사이트. Lily의 편지와 세인즈베리즈의 답장)
그런데 세인즈베리즈의 Chris King이라는 고객 서비스 팀원이 위 사진과 같이 답장을 써서 보냈습니다. 그녀의 아이디어가 매우 훌륭하다는 칭찬과 함께 자기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호랑이 빵이란 이름이 오래 전부터 사용되었다고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더욱 대단한 것은 그녀의 아이디어에 대한 감사 표시로 3파운드 키프트 카드를 동봉해서 나중에 세인즈베리즈 매장에 방문 시 빵 구매에 써달라는 것이었죠.
이 이야기는 Lily의 엄마가 자신의 블로그에 위 사진을 올리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트윗터에서 잠시 언급되다가 잊혀졌습니다. 그런데 2012년 1월에 다시 소셜 네트워크 매체를 통해 주요한 화제로 부상했습니다. 여기에는 세인즈베리즈가 실제로 '호랑이 빵' 이름을 '기린 빵'으로 변경한다는 뉴스와 함께 위 이야기가 배경으로 소개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정교화된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다분히 브랜드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훌륭하게 만들어진 이야기인 것이죠. 물론 이러한 사례를 되살려 브랜드에 생명을 불어 넣은 세인즈베리즈 마케팅팀의 업적은 뛰어난 것이긴 하지만 전적으로 이것은 우연에 기인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훌륭한 답장을 보낸 크리스 킹은 이 답장을 보낸 얼마 후 회사를 퇴직했습니다. 그가 세인즈베리즈의 특화된 고객 서비스 훈련을 받았다는 사실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가 본래 아이들을 좋아했고 퇴사 후 초등학교 교사가 되기 위해 학교에 복학한 사실로 추측해보면 위의 행동은 그의 개인적 특성에 기인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더 합당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전에 다른 글에서도 말한 적 있지만, 국내의 쎄스코 게시판 댓글 사례도 사실 사내에 전문적인 CS프로그램이 있어 그런 활동을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처음 한 두 명의 연구원들이 재미 삼아 올라온 고객 의문에 진지하지만 재미 삼아 달은 댓글이 회자되면서 증폭된 사례이죠. 이처럼 많은 고객 터치포인트 혁신은 우연에 기초한 것들이 많습니다.
우연 속에 숨은 진실, 자율성
하지만 이 속에 숨은 진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고객만족이니 하는 고객 터치포인트 혁신은 사실 접점에 위치한 직원들의 자율성에서 가장 빛나는 결실을 발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실제 기업 현장에서 보여주고 있는 사례가 하나 있죠. 바로 Zappo's입니다.
자포스는 1999년에 설립된 온라인 신발/의류 유통점입니다. 패스트 컴퍼니에 의하면 가장 빠르게 성장한 온라인 쇼핑몰 중 하나에 속합니다. 2000년에 고작 160만불 매출에서 출발해 2008년에 10억불을 달성했으니까요. 결국 인터넷 유통의 왕고래 Amazon이 2009년에 자포스를 12억불에 인수하였죠.
자표스의 성공 요인으로 기업 문화가 손꼽히는데 그 중 유별난 것이 자율적인 고객 응대 방식입니다. 여러 가지 자료들에 의하면 자포스의 고객 응대 방식은 규범이나 규정, 표준화가 없습니다. 어떤 직원은 십 여 분간 전화한 고객과 어제 야구경기에 대해 떠들고, 어떤 직원은 문의한 고객이 물어본 식당 정보를 찾아주기도 합니다. 마치 국내의 다산 콜센터같기도 하고 직원들이 고객들의 친구 같기도 한 모습들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서 자포스도 주저없이 자신들의 고객 응대를 성공의 요인으로 꼽습니다.
"we've been asked by a lot of people how we’ve grown so quickly, and the answer is actually really simple... We've aligned the entire organization around one mission: to provide the best customer service possible."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그리도 빨리 성장했느냐고 묻습니다만, 대답은 실제로 매우 간단합니다.
우리 전체 조직은 한가지 미션에 집중합니다. 가능한 최고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죠"
(출처: 자포스 웹사이트)
자포스 고객응대의 기초는 경청입니다. 그리고 무한대의 노력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회사가 강제하지 않습니다. 그 어떤 규정에 얽매이지 말 것을 강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포스의 고객응대는 각자가 자신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하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규범적이고 균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여타의 기업들과는 매우 다르죠.
표준화, 서비스 균질화, 프랜차이즈가 모든 것인 한국 경영 현장. 이제는 그런 방식이 최선의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일입니다. 실제로 고객들이 원하는 것은 천차만별입니다. 어쩌면 지금의 방식은 고객들보고 기업들 방식에 맞추라고 강제한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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