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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Me too 제품. Copycat.

 

다소 상이한 의미와 뉘앙스를 갖고 있는 용어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독창적이지 않다는 것이죠. 경쟁이 치열해지고 신제품 성공율이 점차 낮아지는 상황에서 성공한 제품을 따라하는 것은 기업으로서는 떨쳐버리기 힘든 유혹이긴 합니다. 하지만 Me too 전략에 있어서도 왠만해서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어 보입니다. 그런 선을 넘어버릴 경우 기업간 송사로 이어지기도 하고, 자칫하면 해당 기업의 평판에 치명적인 상처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누가바 vs. 누크바

 

최근에 누크바의 패키지 리뉴얼이 이뤄지고 난 후 이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 누가바를 소유한 해태제과식품에서 롯데제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일단 패키지부터 봐야겠죠.

 

(그림1. 누가바/누크바 최근 패키지)

사실 단지 이 사진으로만 보면 꽤 비슷하다고만 판단할 수 있습니다(그것만으로도 해태제과식품측은 상당히 불쾌할 수 있겠죠). 하지만 이전 패키지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림2. 누가바/누크바 기존 패키지)

본래 누크바 제품 자체가 누가바의 Me too제품임은 소비자들은 다 알고 있었습니다. 기업측도 알고 있었죠. 하지만 패키지에서는 기본적으로 달라 보이는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상품 사진이나 디자인적 측면에서 유사한 면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첫인상이 같아 보인다는 느낌이 들 정도는 아니었던 것이죠.

 

그러나 그림1.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최근 패키지는 거의 복사 수준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게다가 브랜드를 하단에 작게 표기하고 상품의 속성인 '누가'를 크게 부각시킨 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행위로 보여집니다. 왜 이런 리뉴얼을 선택했는지는 이해가 되지만, 글쎄요 이것이 과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네요.

 

그러고보니 과거에도 이런 일이 있었죠.

 

국내 아이스크림콘의 장수 브랜드인 해태제과식품의 브라보콘. 롯제제과의 월드콘이 등장한 이후 이 둘의 신경전과 패키지 리뉴얼은 별도의 보고서가 필요할만큼 풍부한 이야기 소재와 사례를 제시해줍니다. 상표의 위치와 기울기, 영문표기방식, 제품 이미지 삽입과 크기, 색상, 장식 요소 등 매년 이 두 브랜드간 차별화와 유사성은 치열하게 벌어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외에도 공수가 바뀌었던 [석류미인] 사례도 있었죠. 롯데와 오리온간의 [자일리톨] 사례,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의 [불가리스]와 [불가리아] 사례도 있었구요.

 

아마도 이런 브랜드 분쟁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불황이 지속될수록 식품산업 내에서 후발주자들은 강력한 선도 브랜드에 기댄 마케팅 전략의 유혹을 계속 느낄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도 있습니다. 이렇게 몇 번 인터넷으로 뒤져보면 Me too 제품, 모사품 등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시장환경에서 자칫하면 Me too 전략은 해당 기업의 브랜드 명성에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단기적인 매출 증대를 꾀한 전략이 장기적인 브랜드 퇴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죠.

 

Me too 전략. 분명 전략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긴 합니다. 하지만 암묵적인 선이란 것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매력만큼 위험요소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실행 전에 예상치 못한 반응에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자사 페이스북이나 브랜드 앱을 통해 사전에 패키지에 대한 테스트를 거쳐보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PS. 그나저나 불황기라 기업간 송사들은 참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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