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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해가 시작했습니다. 많은 기업의 마케터들이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기 결정된 사업계획에 따라 여러 KPI 관리를 위해 새로운 대행사를 선정하거나 새로운 모니터링 방법론을 도입한다고 바쁠 때입니다. 이 시점에 브랜드 관리 조직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자사의 브랜드 지표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브랜드 지표


브랜드 지표를 선정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가 있습니다. 그 지표가 측정 가능한 것인지, 경쟁사와 동일한 준거에 의해 상대적 평가가 가능한 것인지, 측정 개념에 있어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개념 타당도가 있는지가 그것입니다. 브랜드 자산이 기업 경영에 제시된 후 여러 학자들과 기업들이 다양한 브랜드 지표를 발표하고 제시하였지만 대부분 위의 세 가지 요소를 크게 만족시키지 못했습니다. 쉽게 말해 누구나 이해하는 개념을 비교 가능한 척도로 경쟁사와 동일한 잣대로 측정할 수 있는가라고 정리할 수 있겠죠.


이런 이유로 현재까지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브랜드 지표는 소비자 조사를 통해 소비자가 해당 브랜드를 인지(기억 혹은 재인)하는 정도에 대한 인지도, 소비자가 그 브랜드를 좋아하는 정도에 대한 선호도/호감도, 그리고 해당 브랜드를 구입하고자 하는 구매의사(향)입니다. 이 세 가지 개념은 동일한 응답자에게 ①가장 이해하기 쉽고 단순화된 개념을 ②표준화된 질문지의 형태로 ③비교 가능한 숫자로 결과를 보여주기 때에 위에서 언급한 조건에 잘 맞습니다.


사실 이 세 가지 개념은 서로 상이한 맥락에서 소비자가 응답하는 결과를 나타냅니다. 인지도는 해당 카테고리 내에서 브랜드가 얼마나 기억되고 있는지(혹은 인지되고 있는지)를 의미합니다. 선호도/호감도는 단순 기억 이상으로 브랜드에 대해 좋아하는 정도를 의미하며 마지막으로 구매의사(향)는 선택 조건이 주어졌을 때 어떤 브랜드를 선택할 것인가를 의미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많은 기업들이 앞서 제시한 측정/비교 가능성과 개념 타당도, 그리고 각 응답 결과의 맥락을 무시하고 일종의 단일 지표로 하면서 브랜드 총점과 같은 하나의 점수로 브랜드 지표를 산정하곤 합니다. 특히 언론이나 여러 기관에서 발표하는 브랜드 지표를 보면 과연 저 브랜드 점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물어보고 싶게 만들곤 합니다.


어떤 결과값에 대해 수리적 모형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위의 세 가지 조건입니다. 특이 서로 상이한 개념을 측정하였을 때 그 합이 가능하다는 식의 발상은 위험합니다. 왜냐하면 본질적으로 그 개념들은 서로 다른 상대를 측정한 것이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인지도 10%와 선호도 5%를 더하면 15포인트가 될까요? 아니면 7.5포인트가 될까요? 15포인트든 7.5포인트든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이건 그 누구도 대답할 수 없는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월별 브랜드 지표 관리?


게다가 더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월별 브랜드 지표 관리란 행위입니다. 마케터들이나 브랜드 관리자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브랜드는 장기적 관점에서 구축, 육성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월별 브랜드 지표 관리를 한다고 합니다. 글쎄요, 그것이 가능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기업 내 경영관리나 기획부서와 같은 관리 목적의 조직에서 KPI를 월 단위로 관리하기 위해 이런 요구를 자주 합니다. 이런 경우 월별 지표는 거기에 적합한 개념의 대상으로 한정하고 궁극적으로 연 단위 측정이 바람직합니다. 그 이유는 브랜드 지표를 월 단위로 할 경우 월별 상승과 하락에 의해 여러 전략적 활동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브랜드 인지도 같은 경우 월 단위로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마케팅 활동 결과가 바로 그 후 측정 시점에 반영되지는 않지만 인지도의 추이는 어느 정도 활동량을 반영하는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브랜드 선호도/호감도나 구매의사(향)은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기 때문이죠. 이 두 가지 지표는 어느 정도 기업의 누적된 활동 결과치로 나타나는 것이며 동시에 개인 응답자의 여러 경험에 근거한 판단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월별 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조건은 응답자의 동질성 확보입니다. 타겟 소비자와는 좀 다른 개념인데 단기간 트랙킹 조사라는 조사방법론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응답자 프로파일이 매번 달라진다면 응답 편차에 따른 오차로 인해 결과의 신뢰도가 저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14년은 수 많은 기업과 브랜드에게 또 다른 도전이 될 것입니다. 최근 브랜드 경영에 대한 관심이 낮아졌죠. 아마도 다른 경영 혁신 아이디어처럼 1990년대 후반부터 많은 기업들이 도입하여 일부는 정착되었다고 판단했거나 다른 일부의 기업들은 도입했는데 가치 있는 결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경영 아이디어, 예컨데 소셜 미디어 마케팅, 빅 데이터 등이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브랜드 경영과 브랜딩은 마케팅의 가장 핵심 아이디어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원칙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것이 체화되지 못한 산업이나 기업들이 훨씬 많아 보입니다. 여전히 브랜드와 브랜딩은 기업들이 천착해야 할 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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