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최근 소셜미디어는 기업들에게 사랑받는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잡아 왔습니다. 초기에는 별다른 자원 투입 없이 소비자들과 일대일로 관계를 맺고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인식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초기 기업들의 소셜미디어 관리 행태를 보면 나름 개인적인 노하우를 가진 내부 직원이 직접 운영하는 형태로 운영되었습니다.


(콘텐츠 제작하고 올리고 댓글에 답하고...쉼 없는 담당자)


하지만 금새 소셜미디어는 개인적 차원에서 할 때와 기업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적 목적으로 할 경우가 다름이 드러났습니다. 왜냐하면 소셜미디어 초기에는 소비자들이 고객센터 방문 외에 마땅한 기업과의 커뮤니케이션 창구가 없어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기업에게 많은 문의, 상담, 항의, 제안 등을 말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담당자가 콘텐츠 제작부터 페이지 관리, 댓글에 답하기 등 혼자 하기에 쉽지 않은 세부 업무들이 발생했기 때문이죠.


그런 이유로 최근에는 온라인 대행사들이 소셜미디어 관리를 대행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과거 불로그 마케팅 시절부터 콘텐츠 기획력과 관리, 운영 역량을 구축한 대행사들이 기업들을 따라 소셜미디어 대행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한 것이죠. 물론 여전히 소규모 기업들은 내부 직원 차원에서 소셜미디어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실시간, 직접 커뮤니케이션...높아진 위험도


소셜미디어는 소비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합니다. 기업의 메시지에 빠르게 반응하고 그런 소비자의 행태를 바로바로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좋아하죠. 하지만 그 반대의 차원, 즉 위험 역시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어두움이 존재합니다. 최근 몇 가지 사례를 보면 확연히 알 수 있죠.


[사례1.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4행시' 페이스북 이벤트(2013. 11)]


아마 가장 유명한 실패 사례가 아닌가 싶은 건이죠. 신형 제네시스 출시 기념으로 현대자동차 페이스북에서 전개된 아주 사소한 댓글 이벤트였습니다. 아마 담당자도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페이스북 팬들과 소통한다는 의미로 프로모션을 전개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엄청난 사건으로 발전했죠. 당시 현대자동차에 대한 세간의 안좋은 여론이 존재했는데 이 댓글 이벤트 페이지가 그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견 표출 창구 역할을 하게 된 것이죠.


이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소셜미디어의 실시간 소통은 부정평판 확산에 있어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됩니다. 초기 댓글을 단 소비자들이 지인들에게 부정평판 댓글을 전달함으로써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해 확산속도가 갈수록 급속도로 전개되었고 급기야 이를 알게 된 언론사들이 기사로 송부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부정평판이 발생하게 된 것이죠.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4행시 이벤트는 두 가지 교훈을 제공합니다. 첫째, 부정평판을 미리 예측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발생 초기에 실무선에서 자기 결정권을 갖고 진행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죠. 토요타 생산시스템에서처럼 무엇인가 문제가 발생하면 조기에 중지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둘째, 타깃에 맞는 이벤트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제네시스 브랜드가 위와 같은 표적시장을 대상으로 아메리카노 커피 한잔 주는 이벤트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적합하지 않은 채널을 통해 소통할 경우 이런 부정 평판이 발생할 수 있겠죠.


[사례2. 롯데닷컴 18주년 기념 페이스북 이벤트]


네이밍의 중요성은 기업 마케팅에 있어서 상식적인 일이죠. 그런데 네이밍은 비단 상품이나 서비스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이 특정 이벤트나 스폰서쉽, 현장할인행사를 할 때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를 잘 활용하는 기업이 현대카드죠. 슈퍼매치, 슈퍼콘서트, 씨티 브레이크 처럼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롯데닷컴의 창립 18주년 기념 이벤트는 네이밍의 실패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좌측과 같은 시안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되었다는 점에 있죠. 아마도 실무진에서는 최근 유행하는 통신사의 패러디를 통해 소셜미디어를 주로 이용하는 젊은층과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던 것 같은데, 이는 패착입니다.


물론 소셜미디어 주사용층이 귀엽게 스스로 디스(자신을 낮추는 행위)하는 유머를 좋아하지만 이 시안은 귀엽기 보다는 비속어에 가까운 표현이기에 그런 정감을 얻기에는 역부족이었죠. 사실 발음만 해봐도 알 수 있는 것이었죠.


다행히 롯데닷컴 건은 신속한 조치를 통해 그리 언론에 부각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본 과정을 통해 유추해보면 지나치게 실무진들이 소셜미디어를 특별하게 바라본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기본적으로 소통에 있어 지킬 것은 유머도 있지만 예의와 규범이라는 것도 있으니까요.


[사례3. SK Telecom 캠퍼스 리포터 트위터]


많은 기업들이 대학생 대상 마케팅 활동을 위해 대학생 구전단, 홍보단 등의 조직을 운영합니다. SK Telecom 역시 '캠퍼스 리포터'라는 이름의 조직을 운영하고 있죠. 이들은 대학생이기에 다양한 소셜미디어에 강하고 운영, 대응 면에서도 일반 직장인보다 신속한 강점을 보입니다.


그런데 이 건은 그런 신속함이 트위터라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잘못된 메시지가 전달되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위험을 보여줍니다.


이 사례는 앞의 것들과 좀 다른 측면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페이스북의 경우 콘텐츠 자체를 제작한 후 게시해야 하기에 다분히 의사결정의 과정을 거치는데 반해 트위터의 경우 대부분 문자화된 정보를 제공하기에 관리가 허술한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외부로 드러난 측면만 본다면 이 건은 관리의 문제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만일 이것이 대학생들이 직접 작성해서 운영하는 것이라면 해당 기업이 너무 안일하게 운영했던 것으로밖에는 볼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설령 그렇다 해도 다음과 같은 대응은 관리상의 맹점을 더더욱 드러낸 것입니다.

  

좌측과 같은 대응은 가급적 피해야 합니다. 설령 앞서 얘기한 것처럼 대학생들이 위험을 예견하지 못하고 잘못된 메시지로 전달했다고 해도 기업 후원하에 진행하는 커뮤니케이션 행위에 대해서는 기업이 끝까지 책임을 지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건은 트위터를 통해 보다 부드럽게 follower들과 처리할 수 있었음에도 책임론이 불거지며 더 시끄러워진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셜미디어에 현혹되지 말고 원칙 지키기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에서 발생한 사례들을 살펴 보면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우선 많은 기업들이 소셜미디어 특성에만 관심을 두어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을 지키지 않는 행동을 합니다. 하지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란 오랜 역사가 증명한 원칙은 소통의 창구가 바뀌어도 반드시 지켜야 할 것입니다. 목적에 맞는 정확한 대상이 누구인지, 메시지는 명료한지, 궁극적인 비즈니스 기여가 있는지, 오해나 반감의 여지가 있는 메시지인지 등이 그것입니다. 그리고 난 후에 소통 채널의 특성을 고려하는 것이 맞겠지요.


또한 소통이 이루어지면 소통의 주체로서 책임 지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물론 기업 현장에서 일하는 실무자들로서는 힘든 일이겠지만 그렇다고 책임을 회피한다면 위험이 훨씬 커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에서도 현장 실무자들에게 보다 많은 권한을 위임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소셜미디어 특성을 잘 이해한다면 반드시 소셜미디어 모니터링 활동을 병행해야 합니다. 실시간으로 네트워코 효과를 나타내는 소셜미디어를 개인적 차원에서 관리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위험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위험 예측이 아니라 위험 감지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앞서 언급한대로 실무진들에게 권한이 주어지고 그들에게 위험 발생의 책임을 묻기 보다는 위험 발생 후 관리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이 적절한 소셜미디어 관리자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Copyrights ⓒ 2014 녹차화분 All rights reserved.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