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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철수한 야후가 최근 브랜드 로고타입을 변경하였습니다.

 

(그림1. 변경 전 모습(左)과 변경 후 모습(右))

 

이에 대해 혹평 일색이라는 평가더군요(기사 참조: "야후 18년만에 로고 교체에 혹평 일색"). 그런데 이런 기사나 평가는 대부분이 인상주의적 비평에 가깝습니다.

 

일단 브랜드 로고타입이나 심볼마크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것이 기업의 대표 얼굴일 뿐만 아니라 브랜드 자체로서 많은 의미를 외부로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기업의 로고/심볼 변경시에는 최고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임직원들에게 보고를 하고 변경을 추진하게 됩니다.

 

그런데 기업 로고/심볼 변경 사례를 찾아보면 대부분의 것이 최초 발표시 극심한 반대나 혹평을 받기 일쑤입니다. 그 이유는 실제로 로고/심볼이 이상하다기 보다는 대부분 그런 기업이 변경 전에 경영상 문제나 안좋은 이미지로 곤란함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Lucent Technology 사례

 

1996년 AT&T에서 분사한 루슨트 테크놀로지. 박근혜 정부에서 초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내정했던 김종훈씨가 이 회사 대표를 했던 경험이 있어 유명해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원래 이 회사는 분사 이후 보여준 브랜드 아이덴티티 시스템으로 유명하죠.

 

(그림2. 루슨트 테크놀로지 로고타입과 심볼마크)

 

루슨트 역시 발표 직후 지금과 비슷한 공격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의 초거대기업인 AT&T에서 분사된 조직인데 전혀 AT&T답지 않고 어디에도 그와 연계되었단 느낌이 없고 붓으로 그린 듯한 원은 도대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등등 여러 가지 면에서 그런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루슨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일수록.

 

이런 저항(?)과 비난(?)은 대부분 낯설음에서 나오는 것인데 이들은 동전의 한 쪽 면만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특정 기업이 로고/심볼을 변경하는 이유는 기존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함입니다. 특히 브랜드와 관련된 변경은 기존 브랜드에 대해 소비자, 고객, 임직원, 주주 등이 갖고 있는 이미지나 인식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함이죠. 그 난이도가 심할 수록 기존 형태와 더 큰 차별화를 꾀하게 됩니다.

 

그러나 루슨트의 새로운 로고타입과 심볼마크에 대한 혹평은 얼마 지나지 않아 호평으로 바뀌었죠. 그 이유는 로고/심볼이 바뀌어서가 아니라 루슨트의 실적이 급격하게 향상되었기 때문이죠. 1996년 190억 달러였던 매출액은 1999년 380억 달러로 2배 성장했고 동기간 주가는 9배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인상주의 비평에서 벗어나기

 

이번 야후의 브랜드 로고/심볼 변경은 어떻게 될까요? 사실 경영상 어려움을 겪던 야후는 마리사 메이어 CEO가 부임한 후 상당 부분 개선을 이뤄가고 있습니다. 부임한 이후 방만했던 여러 사업을 정리하고 새롭게 17개의 스타트 업 기업을 인수하면서 모바일 트렌드에 적합한 서비스를 시장에 출시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시장의 요구에 적합했는지 야후의 방문객은 20% 이상 증가하여 구글에게 빼앗겼던 방문객 수 1위 자리를 되찾았습니다. 그 결과 주가는 70% 이상 올라 30달러 내외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림3. 마리사 메이어)

 

물론 아직 야후를 성공했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릅니다. 전략 방향은 옳게 수정한 듯 하지만 단기적인 결과만으로 중장기적 방향이 옳다 그르다 말하는 것은 무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단지 현재까지의 방향이나 전술이 좋은 결과를 낳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뿐이죠.

 

이런 면에서 특정 기업의 브랜드 전략에 대한 평가는 즉흥적인 인상주의 평가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브랜드 서적들이 이미 양상된 결과에 기인하여 기업을 성공했다 실패했다 평가하는데 그런 평가가 그저 개인의 인상일 뿐 실제 기업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엔론이 그랬고 MCI월드컴, 펫닷컴 등 무수히 많은 기업들이 한 순간에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에서 역사의 망각 속으로 사라졌죠.

 

앞서 언급했던 루슨트 테크놀러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2000년도까지 성공가도를 달리던 루슨트 테크놀로지는 2001년 미국 신경제 거품이 꺼지면서 급격하게 사업이 위축되었습니다. 매출 212억 달러, 161억 달러 적자, 부채 규모 226억 달러라는 급격한 추락을 겪으면서 주가가 1999년 12월 84달러나 하던 주가는 1달러로 추락하였습니다. 결국 여러 가지 구조조정을 통해 연명하던 루슨트는 2006년 프랑스 기업인 알카텔에 합병되어 현재 알카텔-루슨트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루슨트의 이런 모습이 브랜드 로고/심볼 때문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세상에 좋은 브랜드 로고/심볼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디자인적으로 균형잡히고 가독성이 좋을 수는 있겠죠. 하지만 어느 것이 더 좋다 나쁘다 할 때는 디자인보다 전체 브랜드 전략의 차원에서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평가해본다면 야후의 새로운 로고타입은 전략적으로 야후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를 환기하는 차원이었다면 성공적이었다고 판단합니다. 일단 IT업계 뿐만 아니라 산업계에 이슈가 되긴 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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