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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뉴엘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 2014년 10월 20일이니 어느새 50일이 되어간다. 그동안 관세청, 금감원, 검찰 등이 전방위 수사를 펼쳐 여러 가지 사실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놀랍고 허탈한 일이다. 촉망받던 중견 기업이, 혁신의 아이콘처럼 등장했던 브랜드가 사실은 사상누각이었음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사상누각은 언제부터 지어진 것일까? 이에 대해 궁금했다. 물론 모뉴엘이 놀라운 판매 신장을 보이며 외부의 관심과 주목을 받았겠지만, 그 핵심에는 단 하나의 소문이 있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가 싶다. 그것은 바로 빌 게이츠 마이크로 소프트사 회장의 이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언론들이 쓴 기사를 보자.

모뉴엘 사태로 본 한국금융 현주소 (서울신문)

모뉴엘은 어떻게 빌 게이츠를 낚았나 (머니투데이)


이 기사들은 모두 모뉴엘 법정 관리 이후 조사 과정에서 나온 사실들에 입각해 나온 기사이다. 그런데 이 때까지도 대다수 한국 언론들은 모뉴엘이 빌 게이츠가 극찬한 기업이란 정보에 근거해서 기사를 쓰고 있었다. 그렇기에 언론들의 논조는 거의 금융당국의 해이와 무역 관련 공공기관들의 안일한 업무 처리 방식을 지적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2014년 11월 17일 머니투데이 권순우 기자의 기사가 나오면서 이런 상황은 좀 바뀌었다.


빌 게이츠는 모뉴엘을 몰랐다. 반성합니다. (머니투데이)


모뉴엘과 관련된 기사들의 행태와 권기자의 글을 통해 한 가지 깨달음을 얻게 된다. 한국 언론들이 얼마나 사실 관계 확인조차 안하고 기사를 쓰는가 하는 것이다. 무려 4년 동안 '빌 게이츠가 극찬한'이란 용어를 기사에 쓰면서 그 누구도 빌 게이츠가 도대체 어떤 말을 한 것인지 확인조차 안했다는 것이다(클릭 한 번이면 유튜브에서 관련 영상을 볼 수 있는데도).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 관련 기사는 더욱 더 신중을 기해야 할 것 같다. 사실 여기서 쓰는 글들도 여기저기 기사들을 인용할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는데 확인의 확인을 거쳐야 할 것 같다. 특히, 사례 관련 글들은 매우 신중하게 검증해야 한다.


(이상 2014년 12월 8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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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위의 글을 작성했는데 오늘(12월 9일) 아래와 같은 기사가 한 언론사에 소개되었습니다.


어처구니 없는 실수라고 봐야 할까요? 여전히 일부 언론들은 모뉴엘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기사로 송부하고 있습니다. 언론을 활용해 PR하려는 기업들도 문제이지만, 사실 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언론사들도 참 문제입니다.


(2014년 12월 9일 17:35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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