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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2일, 애플이 아이폰5를 발표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훌륭한 제품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최초 아이폰이 등장할 때 만큼의 혁신이 없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 이유는 높아진 기대와 제품의 표준화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아이폰은 현재 대중화된 스마트폰의 표준을 만든 제품이기에 이제는 New 보다 More 가 경쟁의 중심축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사실, 맥킨토시 / 맥북 / 아이팟 / 아이폰 / 아이패드 등은 혁신의 접점이지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심에 iOS와 같은 하드웨어와 고객 행동을 고려한 소프트웨어가 하이브리드되어 있기에 혁신이 파괴적이었다고 보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런 의미에서 제가 기대하는 애플의 다음 혁신은 "innovation for everyone who wants to create different  world"가 아닌가 조심스레 예측해봅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2012년 1월 19일, 애플은 새로운 서비스를 소개했습니다. "iBooks"가 그것이죠. iTunes와 AppStore에 이은 세 번째 마켓 플레이스였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조금씩 다르게 진화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iTues가 음원의 유통경로였다면, AppStore는 어플리케이션 개발자와 그 서비스가 유통될 수 있는 마켓을 동시에 제공하는 형태로 구성되었습니다. 그렇다면 iBooks?

 

일단 현재까지 소개된 내용을 보면 일반 e-book의 유통채널처럼 보입니다. iOS 기반으로 제작된 e-book 포맷을 자체적인 유통채널로 제작과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경쟁우위라면 역시 아이패드와 아이폰 같은 좋은 디바이스가 있고, 컨텐츠들의 쌍방향적 기능이나 UI가 iOS라는 기술적 우위가 높은 소프트웨어의 지원을 받아 뛰어나다는 것, 그에 따라 다양한 멀티미디어 요소를 적용한 화려한 e-book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득 작년에 보았던 TED 영상이 기억났습니다. 애플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마이크 마타스(Mike Matas)가 선보였던 디지털 e-book 기술이었습니다. 

 

 

마이크 마타스는 여기서 중요한 언급을 했습니다.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은 컨텐츠를 제작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원하는 컨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자료와 도구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었죠. 단순히 e-book이라는 콘텐츠가 유통되는 마켓플레이스가 아니라 publisher와 reader가 중간상 없이 만나는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려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궁극적으로 애플은 새로운 컨텐츠 생태계를 창조하려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디지털화된 다양한 콘텐츠-e-book, 멀티미디어 교재, 영상물 등-를 누구나 쉽게 제작하고 배포할 수 있는 그런 생태계를 말이죠. 사실 이 개념은 많은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도전하는 영역이죠. 아마존의 개인 출판 서비스, 출판사 및 서점들이 주축이 되어 추진하는 e-book 등이 그렇죠. 하지만 여전히 창작의 영역이 개인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이죠.

 

하지만 이미 애플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 영역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AppStore도 그렇고, 아이패드에 탑재된 개인 영상 편집 프로그램, iCloud라는 미디어/컨텐츠 쉐어링 기술, 음원(iTunes)/음성 및 영상(Podcast)/어플리케이션(AppStore) 마켓 플레이스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런 컨텐츠 소재를 묶어서 교재화할 수 있는 iBooks까지. 일련의 서비스와 디바이스, 애플리케이션의 진화가 지향하는 바가 한 점을 향해 가고 있고 그 곳은 바로 '모두가 창조자가 될 수 있는 다른 세상'이 아닐까 조심스레 예측해 보는 것입니다.
 
지금은 많은 이들이 아이팟이 어떻고 아이폰5의 혁신이 어떻고 애플TV가 언제 출시될 것인가 등의 차원으로 얘기를 하지만, 전 이것들이 지엽적인 차원의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제작자와 소비자가 일방향적이지 않은, 누구나 창조하고 편집하고 소비할 수 있는 생태계. 어찌보면 꿈같이 들리지만 스티브 잡스는 그런 세상을 꿈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런 시각으로 본다면 애플이 만들어내는 디바이스들은 전략의 접점일 뿐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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