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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기존 제 블로그에 2010년 1월 20일에 게재했던 글입니다. 벌써 3년 전의 글이지만 통신 시장을 연대기적으로 볼 때 재미있겠다 싶어 다시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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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이 세상에 등장한 지 얼마나 됐을까요. 블로그들을 검색하던 중 이에 대한 재미난 기사를 실은 블로그("세계최초 휴대폰 다이나택 25주년")가 있더군요.
이 블로그에 따르면 모토롤라에서 1983년에 출시한 다이나택 8000X가 세계 최초 휴대폰인데, 794g에 33cm의 크기를 자랑했다고 하는군요. 기억하실런지 모르지만, 국내 최초에 출시되었던 모델도 이의 후속 모델로 소위 '벽돌'이라고 불렸었죠.
그렇습니다. 휴대폰 1차 세계대전은 다이나택의 출시와 더불어 가격과 크기의 전쟁이었습니다. 누가 더 싸게, 더 작게 만들 수 있는가. 이 때 뛰어든 업체들이 상당히 많았죠. 무전기 제조업체(모토롤라도 여기에 해당하죠), 무선 전화기(바텔, 맥슨 등), 카폰 제조업체, 가전제품 제조업체 등등. 셀 수 없는 많은 업체들이 1차 휴대폰 대전에서 경쟁을 하게 됩니다.
물론, 이 당시 시장을 평정해 나갔던 기업은 모토롤라였습니다. 일단 앞선 기술력에 이미 무전기 사업을 통해 구축된 유통 네트워크를 통해 판매망 역시 탄탄했죠. 게다가 모토롤라는 1996년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최초의 clamshell type(우리나라 말로 폴더형)인 StarTAC을 런칭하였죠. 바햐흐로 디자인에서도 리더쉽을 구축하면서 휴대폰 시장에서 No.1 업체로 아성을 쌓아 갑니다.
하지만, 모토롤라의 승승장구 이면으로 이미 2차 휴대폰 세계대전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NOKIA로 시작된 Segmented product와 low price였죠.
사실, 휴대폰 세계대전의 2번째 단계는 여러모로 마케팅 사례연구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렇게 잘 나가던 모토롤라가 왜 NOKIA라는 신생업체에게 뒤졌을까.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모토롤라가 미국시장에 집중한 결과 GSM 시장을 잃었다는 것(사실 전 세계 80% 이상의 국가가 GSM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점점 그 비율이 증가하고 있음), StarTAC 성공에 안주했다는 점, 지속적인 생산성 혁신을 이루어내지 못했다는 점,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 등등. 글쎄요, 이유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자세히 보면 볼수록 이 때의 사례는 마치 1920~40년대 Ford와 GM의 사례를 보는 듯 싶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당시 휴대폰 시장의 주도권이 모토롤라에서 NOKIA로 넘어간 것은 전 세계 휴대폰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국가별 사업자들이 보조금 정책을 통해 가입자 유치에 나섰고, 이에 따라 가격이 저렴한 휴대폰을 생산하는 NOKIA와 같은 기업이 승리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이죠.
이후 시장은 NOKIA, 모토롤라, 소니에릭슨, ALCATEL, 삼성전자, 엘지전자, SANYO, HITACHI, KYOCERA 등 대량 생산이 가능한 업체들에 의해 서서히 과점 형태에 진입하게 됩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시기적으로 2002년도 정도로 봐야 할까요. 3차 세계대전이 벌어집니다. 점점 더 대량생산 체제와 가격경쟁력에 의한 경쟁이 심화되다가, 기술적으로는 IMT-2000과 같은 WCDMA 망의 상용화, 휴대폰의 멀티미디어 기능 강화, 디자인 요소의 중요성이 증가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넘어갑니다.
사실 휴대폰과 패션산업에는 공통점이 많습니다. 1) 짧은 제품 수명, 2) 기능적 가치 뿐만 아니라 자아표현적 가치 증대, 3) 지정학적, 인류학적 다양성 추구 등이 그렇습니다.
3차 세계대전은 휴대폰 제조기업에게 새로운 도전을 던졌습니다. 대량생산, 지속적인 생산비 절감 뿐만 아니라, 개인의 자아표현 가치를 강조할 수 있는 디자인 강화, 다양한 통신회사의 부가서비스에 대응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기능 탑재, 선진 시장뿐만 아니라 신흥 시장의 니즈와 환경에 부합해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었죠.
이제 휴대폰 제조기업들은 단순히 Mass manufacturing이 아닌 global platform 개발과 localization을 다 만족시켜야 생존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디자인은 훌륭해야 했고요. 이런 시장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어던, 아니 그 기회를 살렸던 기업이 삼성전자와 엘지전자입니다.
3차 세계대전을 하면서 가장 큰 피해를 본 기업들은 모토롤라와 일본업체들어었죠. 모토롤라는 StarTAC을 능가하는 RAZR를 선보여 시장의 판세를 뒤엎을 듯 싶었지만, 다시 한번 StarTAC의 저주에 빠진 듯 후속 모델들이 줄줄이 실패하면서 2위 자리에서 밀려나게 됩니다. 이와는 다르게 일본 기업들은 localization에 계속 실패하면서 대량생산에 따른 생산비 절감도 이루지 못해 결국 합종연횡을 하다가 모두 사업을 문닫고 국내 사업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이중 예외적인 경우가 SONY입니다. SONY는 ERICSSON과 합병하여 지금의 소니에릭슨으로 거듭 태어났죠)
3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이제 확고한 과점 체제로 접어 듭니다. NOKIA, 삼성전자, 모토롤라, 엘지전자, 소니에릭슨. 최근에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전 세계 휴대폰 공급의 80% 이상을 위의 5개 업체가 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휴대폰의 4차 세계대전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바로 2007년 1월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애플사의 i-phone이 일으킨 전쟁이죠.
사실, 이전 세 개의 세계대전은 hardware의 싸움이었습니다. 크기, 기능, 가격, 디자인 등이 경쟁의 핵심이었죠. 하지만 i-phone이 일으킨 전쟁은 아예 전쟁의 장을 바꿔버렸습니다. 이제는 software가 전쟁의 큰 축이 된 것이죠.
사실, 이 전쟁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습니다. NOKIA는 이미 자신만의 게임 사이트, symbian developer group 등을 통해 현재의 애플사와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려고 몇 년간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역량의 부족이라고 할지, 아니면 사업 초점이 명확하지 않았는지 이러한 시도는 번번히 실패해 왔습니다.
물론, i-phone이 일으킨 전쟁이 본격적인 휴대폰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i-phone에는 몇 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점 확전 형태로 가고 있는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다른 경쟁사들이 hardware 전장에서 software 전장으로 스스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죠.
i-phone발 4차 휴대폰 세계 대전의 앞날을 예측하기는 힘듭니다. 분명 스마트 폰이 예전보다 훨씬 대세를 이루면서 휴대폰의 큰 축을 이룰 것이기는 하지만, 여기에서 휴대폰과 다른 handset device와의 확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휴대폰이 스마트폰에 의한 성장을 이루면서 점차적으로 networking handheld device가 큰 경쟁의 틀이 될 것입니다. 여기에는 PMP, 전자사전, Palm PC, Net Book, Smart Book, Tablet PC 등이 혼재된 시장입니다. 게다가 다양한 OS Platform-심비안, 안드로이드, 리눅스, 스냅 드래곤, 그리고 윈도우 모바일 등-들이 점차 open 구조를 통해 인터넷과 하나된 형태로 software를 받아들이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쟁을 더욱 부추기는 것은 각 국가별 이동통신 회시들이 유선과 무선 컨버전스 서비스를 지속 런칭하는 것이 되겠죠.
4차 세계대전의 승자는 누가 될까요? 애플? 아직 mass market leader가 되기에는 역부족이죠. 제 개인적인 생각에는 삼성전자와 엘지전자가 그나마 가능성 있어 보입니다. 다양한 OS platform에 대응할 수 있는 복합 제품군을 갖고 있고, 대량생산 체제로 인한 가격경쟁력도 보유하고 있으며, 글로벌화된 유통채널 또한 그들의 장점이죠. 물론 치명적인 약점도 있죠. software가 취약하고, 그에 따른 community도 없으며, 아직까지 follower형 상품기획을 한다는 것.
4차 세계대전은 아마도 2015년까지 지속될 것 같습니다. 현재의 Big 5 중 몇몇 기업은 사라질 것이라고 감히! 예상도 해봅니다. 자, 관전 포인트는 이것입니다. 누가 High tech를 이룰 것인가, 보다는 누가 High touch를 완성할 것인가. 이게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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