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마케팅&브랜딩/Knowledge

캐릭터 마케팅

속빈갈대 2013. 2. 26. 03:00
캐릭터. 많은 기업들이 한 번쯤은 시도하는 마케팅의 기술입니다. 소비자로부터 사랑받는 캐릭터만 소유하고 있다면 인지도/선호도 제고, 메시지 전달력/광고 제작의 용이성 향상이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해외 기업들 중에는 수 십년이 넘게 유지하고 있는 브랜드 캐릭터들이 존재합니다.
 

▶ 좌로부터 미쉘린 타이어의 무슈 비벤덤(1896), 그린 자이언트의 그린맨(1928), 플랜터스 피넛의 미스터 피넛(1916), 켈로그 콘프레이크의 토니 더 타이거(1951), 필스베리의 도우보이(1960) 

 
위에 소개된 미셰린 타이어의 '무슈 비벤덤'은 백 년이 지난 캐릭터입니다. 미스터 피넛이나 그린맨의 경우도 백 년 가까이 존재한 경우죠. 하지만 이렇게 오랜 세월을 견뎌낸 캐릭터는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캐릭터를 단기간의 수단으로 사용할 뿐 장기간 전략적 관점에서 도입하지 않기 때문이죠. (물론,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전략적 관점에서 도입한 캐릭터를 교체된 경영진이 싫어하거나 자신이 한 업적이 아니기 때문에 과감히(?) 버리는 것이죠)

 

<비운의 주인공들>

 ▶ 좌로부터 펩시콜라의 펩시맨, LG텔레콤의 홀맨, 삼성카드의 포인트맨

  
그런데 최근 국내 기업의 캐릭터 마케팅에 변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진행되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고 그 캐릭터의 참신성도 뛰어나 보입니다.

 

걱정인형

 

2011년 7월에 등장한 메리츠 화재보험의 '걱정인형'은 그야말로 센세이션을 일으켰습니다. 소형 보험사인 메리츠 화재보험의 인지도를 높였을 뿐만 아니라 그야말로 보험가입을 부르는 판촉물로 확고한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 걱정인형은 과테말라에서 유래했다고 하죠. 아이들 베개 밑에 두고 자면 근심과 걱정을 모두 먹어치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메리츠 화재보험 임원이 출장을 갔다 오면서 기획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글쎄요 나름대로의 브랜드 스토리텔링이라고 보여집니다.

 

걱정인형은 외부의 것을 차용한 경우인데 나름대로 업의 특성(보험)과 잘 매칭되며 다양한 캐릭터를 도입함으로써 여러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었던 점이 훌륭한 전략적 관점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적지 않은 TV광고 비용을 투입함으로써 단기간 내에 좀 더 높은 인지도를 얻어낼 수 있었지 않나 분석해 봅니다.

 

 

또로

 

같은 해인 2011년 말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금호타이어의 캠페인 '생각의 MOVE' 속에서 등장한 캐릭터가 '또로'입니다.

 

제가 우연히도 담당 팀으로부터 이 캐릭터에 대해서 직접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 이 캐릭터 도입에 대해 내부적으로 상당히 힘들었다고 하더군요. 특히 국내 타이어 업계에서 한번도 시도되지 않은 것이고 해외 브랜드인 미셰린에서 하고 있는 것과 유사하다는 비판부터, 캐릭터 개발 과정에서 왜 타이어 특성이 보이지 않느냐, 이런저런 디자인적 요소를 집어 넣으라는 등의 요구가 많았다고 합니다. 물론 금호 타이어의 심볼은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강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또로' 사례는 캐릭터 마케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퍼스낼러티에 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다양한 개성이 존재할 수 있는 에니메이션이라면 특정 개성에 좀 더 집중한 캐릭터가 가능하지만, 기업체의 캐릭터는 직접적으로 해당 브랜드를 드러낼 경우 실패할 소지가 높습니다. 캐릭터가 보다 중성적이고, 브랜드의 요소보다는 고객들이 갖고 싶어하는 개성을 갖고 있어야 소비자들이 해당 캐릭터에 자신만의 인격을 부여하고 감정을 투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만나본 금호타이어의 담당팀은 이를 잘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또로'는 과거 '홀맨' 캐릭터와 무언가 유사한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무엇이라고 단정하기 애매한 모습에서 그런 동질성을 느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여하간 캐릭터 도입 이후 좋은 성과를 낳았기 때문인지 그 이후 내부 반대도 거의 없고 2012년 들어 2차 캠페인을 시작했으며, 걱정인형과 마찬가지로 많은 유통점에서 해당 캐릭터를 이용한 POSM을 원한다고 하더군요. 인터넷에서도 찾아보면 일반 고객들도 '또로' 캐릭터를 악세서리로 구입하고 싶다는 글들이 꽤 있더군요. 개발할 때 처럼 향후 유지 및 육성도 잘 할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구도일

 

마지막으로 가장 최근에 캐릭터 마케팅을 실행한 기업은 S-OIL입니다. '좋은 기름이니까' 캠페인 이후 등장한 말 그대로 Good Oil.

  

솔직히 의외의 광고와 캐릭터였습니다. 그 전의 캠페인이 많은 유명인사를 기용해 '좋은 기름'을 알리는 것이었는데 갑작스런 변화였기 때문입니다. 논리적으로 추측해본다면 앞선 캠페인이 빅모델과 물량 공세를 했지만 그다지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하는데, 사실 반드시 그런 이유만으로 캠페인이 바뀌는 것은 아니기에 이유가 궁금합니다.
 
어쨌든 '구도일' 캐릭터는 앞서 사례로 든 '또로'에 비해 상당히 자기 퍼스낼러티와 브랜드 요소를 드러낸 캐릭터입니다. 표정도 살아 있고, 기름 방울이라는 형태적 의미도 금방 인식되고, 의상 위에 기업 로고도 붙어 있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이유인지 개인적으로 '또로'에 비해 감정이입이 약합니다. 너무 캐릭터의 성격이 강해서 나와의 Relevance를 찾기 힘든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이유로 S-OIL 마케팅 활동을 상당 기간 구도일 캐릭터 마케팅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런데 PR성 기사는 지속 나오지만 실제로 소비자 측면에서 자발적으로 생기는 팬과 캐릭터화 요구는 '또로'에 비해 적은 듯 싶습니다. 물론 S-Oil 측은 올해도 구도일 캐릭터 마케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은 강력한 기반을 쌓았다는 느낌을 받기는 어렵네요.

 

캐릭터 마케팅. 앞서 얘기드린 것처럼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자원이 캐릭터라는 단일 소재로 집중되는 전략적 활동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기간 내에 캐릭터 도입했다고 큰 변화를 바랄 것이 아니라, 성공적인 캐릭터 도입을 위해 캐릭터에 무엇을 부여하고 무엇을 부여하지 않을 것인지, 캐릭터 도입이 가능한 채널과 그렇지 않은 채널에 대한 구분, 캐릭터로 불충분한 채널을 위한 활동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보이는 것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준비가 있어야 보이는 것이 더욱 빛날 수 있으니까요.

 

Copyrights ⓒ 2013 녹차화분 All rights reserved.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6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