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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IT산업에서 이슈로 부각하는 빅 데이터와 더불어 서비스산업에서 출발한 서비스 디자인이 마케팅 분야에 활발히 적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국내에는 아직 많은 기업의 실무에 적용되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다양한 사례가 축적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이 역시 마케팅의 한 Fad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정확한 이해와 서비스 디자인의 효용과 한계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많은 마케팅 혁신 개념/기법들이 그저 입에 발린 컨셉과 현란한 도표와 그림으로 기업체를 현혹하고 정작 실질적인 효능을 보여준 것이 별로 없어서 한 때의 유행으로 끝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서비스 디자인의 기원

 

이미 글로벌 경제는 1980년대 중반에 서비스 산업의 비중이 제조업 비중보다 커졌습니다. 그 당시 많이 회자되었던 담론이 지식경제, 무형자산, 인적자본 등이었습니다. 

출처:  Seizing the White Space: Innovative Service Concepts in the United States, Technology Review 205/2007   피어인사이트 Tekes 2007

 

또한 많은 제조업 중심의 기업들이 서비스산업으로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IBM은 PC사업부를 매각하고 컨설팅사업을 강화했으며, GE는 금융/헬스케어 등의 서비스 사업 비중을 높였고, SONY 역시 게임, 영화 등의 서비스 사업 비중을 제고해왔으며 Xerox 역시 단순 복사기 제조업에서 벗어나 종합 문서관리 서비스로 업종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이런 추세에 맞춰 서비스를 통한 가치창출, 서비스 차별화 등이 마케팅계의 이슈로 부각되었습니다. 그 당시 유행하던 마케팅 용어가 고객만족, 로열티 경영 등이었습니다.

 

서비스 디자인의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84년 Citi 그룹의 G Lynn Shostack이 Service Blueprint를 도입했을 때로 봅니다. 서비스 블루프린트란 기존 회사의 서비스를 고객 관점에서 그려본 후 무엇이 불편사항인지 파악하여 그것을 개선하는 방법론이었습니다. 기본적인 서비스 디자인의 개념이 탄생한 것이죠.

 

그 후 1991년 KISD (Köln International School of Design)의 Michael Erlhoff 교수가 디자인의 한 분야로 서비스 디자인을 소개하였고 이를 통해 서비스 디자인 개념이 정립되었고 본격적인 학제간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서비스 디자인이란

 

국내에서는 서비스디자인을 '유, 무형의 서비스 요소를 통합적으로 가시화하고 혁신적 해결책을 도출함으로써 고객이 서비스를 더 높은 가치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실용적 서비스 R&D 방법론'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김남형, 2011)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이 세 가지 있습니다.

1) 서비스 요소의 가시화

2) 혁신적 해결책을 통한 고객 가치 제고

3) 실용적 서비스 R&D 방법론

 

최근 여러 컨설팅이나 마케팅리서치 회사들이 서비스 디자인 방법론을 갖고 기업체에 컨설팅을 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서비스 요소의 가시화란 측면에서 보면 좀 한계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특정한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 서비스 요소를 가시화하려면 반드시 디자이너가 필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가시화입니다. 내부 직원들이 아무리 말로 설명한다고 해도 그것이 시각적 형태로 제시되지 않는다면 기업 내부 및 일반 고객에게 서비스 요소가 이해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한 고객 가치 제고란 측면에서 혁신적 해결책 역시 유무형적 형태로 디자인화 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컨설팅사나 리서치회사의 문장화된 보고서로 제시된 컨셉은 혁신적 해결책이 아닌 것이죠.

 

마지막으로 이것은 방법론입니다. 딱히 정형화된 한 가지 방법론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기업의 서비스 방식이나 형태, 업의 특징에 따라 다양한 방법론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서비스 디자인 방법론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가 '기업체 내부 직원뿐만 아니라 최종 이용자까지 참여하여 함께 해결책을 도출하는 방식'입니다.

 

과연 서비스 마케팅은 효과적인가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서비스 디자인이 효과적인 방법론이가 하는 부분일 것입니다. 함부로 단정짓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지금까지 관련 학계에 발표된 자료들은 실제로 효과가 있었다는 사례들 뿐인데 그것도 해외 사례가 대부분이고 쉽게 세부적인 내용을 파악하기 힘드니까요.

 

국내 대표적인 사례는 파라다이스 호텔 사례일 것입니다. 고객 여정지도(Journey Map) 방식으로 문제점을 파악하여 상당한 효과를 거둔 사례로 자주 소개되고 있습니다.

 

출처: 파라다이스 호텔 웹사이트

 

미국 IDEO 사례도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앰트랙(미국철도회사)으로부터 객차 실내 디자인 의뢰를 받았을 때 IDEO는 객차 실내 디자인 때문에 고객들이 열차 이용을 꺼리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은 자동차 vs. 열차 vs. 비행기 이용을 각각 비교하고 전체적인 경험 차원에서 판단을 내린다는 점을 근거로 전체 열차 이용 경험을 재디자인하였습니다.

 

이런 사례들이 말해주는 바는 명확합니다. 서비스 디자인이란 결국 고객이 어떤 경험을 하는지에 주목합니다. 왜냐하면 고객은 그 경험을 경쟁사뿐만 아니라 대체제와 비교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브랜드 차별화 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가치 창조를 위해서 서비스 디자인은 매우 적절한 방법론으로 보여집니다.

 

출처: 오경순, 2009

 

하지만 서비스 디자인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겉모습만 흉내내서는 안됩니다. 실제로 기업체 내에서 그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상품기획 담당자부터 고객에게 그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판매사/상담자, 그것을 이용하는 고객, 사후처리하는 CS담당자 등이 모두 참여해서 각각의 과정을 되짚어 보고 어떤 것이 문제가 되는지 밝혀내고 문제에 입각한 혁신적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어야만 기대했던 효과가 나올 것입니다.

 

서비스 디자인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여 남과 차별화하고 블루오션을 개척하려는 기업에게 매우 좋은 방법론입니다. 하지만 일반적 컨설팅처럼 여겨서는 안됩니다. 그저 몇 사람 컨설팅사에 붙여 놓고 알아서 만들어 오겠지 하는 식의 관성으로는 실패와 실망만 커질 것입니다. 보고서와 업무 따위는 잊고 고객과 함께 고객의 눈으로 바라볼 때, 진정한 혁신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래야 서비스 디자인이 다른 마케팅 개념들처럼 Fad로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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