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라!

비즈니스 세계에서 가장 힘든 일은 무엇일까요? 상사와의 코드 맞추기? 평가 잘받기? 프레젠테이션? 보고서 잘쓰기? 구체적인 일로 따지면 여러 가지 목록을 만들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보죠. 마케팅 차원에서, 즉 신제품을 런칭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여 상품화하거나 할 때, 가장 힘든 일은 무엇인가요?

 

제 개인적으로는 <단순화>가 가장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단순화>는 사용자 차원에서 제품/서비스를 구매하여 직접 사용하여 원하는 편익을 경험할 때까지 전 과정에 있어서의 단순성을 의미합니다.

 

단순성: 제품/서비스의 컨셉

 

상품 기획 업무를 해봤던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국내에서 단일 컨셉의 상품 개발은 쉽지 않습니다. 한 가지 명확한 컨셉으로 상품 기획을 마치고 보고 하면 대부분 의사결정자들은 질문합니다. "왜 그것만 말하나? 다른 좋은 것들도 있는데." 혹은 "그것만 가지고 경쟁 제품과 차별화가 되겠어? 이런 것도 있고 저런 것도 더 있다고 해야지." 그런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나온 상품은 스스로 무엇인지 말할 수 없는 존재가 됩니다. 모든 것은 있지만 어느 것도 특별하지 않은 그렇고 그런 상품.

 

단순성: 디자인

 

디자인 영역이야말로 단순화가 가장 힘든 영역입니다. 단일한 상품 컨셉이 결정되어도 그것을 시각화하고 기능적으로 구현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입니다. 그런데 아예 컨셉이 이도 저도 아닌 것으로 도출되어 디자인을 하려면 상품의 외관 및 기능성도 그에 따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디자인 분야도 늘 직면하는 것이 디자인 품평회를 가면 "어 왜 이 버튼은 없어?" 혹은 "겉면이 너무 밋밋하잖아, 뭔가 장식도 좀 더 넣고"하는 의견을 종종 듣죠. 컨셉, 전략 뭐, 이런 것 다 잊어버리고 그냥 취향따라 흘러가기 일쑤입니다.

 

단순성: 커뮤니케이션

 

제품 패키지에서 TV광고, 리플렛, 브로셔, 상품 설명서까지. 고객에게 제품/서비스를 알리고 구체적인 정보와 편익을 제공하고 사용법을 주지시켜야 하는 모든 커뮤니케이션 수단들. 이 영역 역시 온갖 복잡함으로 가득합니다. 이 역시 같은 논리에 지배를 받기 때문입니다. "제품 박스 겉면에 스펙이나 장점을 더 넣어라", "리플렛이나 브로셔엔 구체적으로 여러 가지 정보를 넣어라", "비싼 TV광고에 이것도 얘기하고 저것도 얘기해야지" 등등.

 

하지만 본인이 처한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생각해보면 의견이 금방 달라집니다. 현재 TV광고는 일 주일에도 수 십 편의 새로운 광고가 나옵니다. 한 달에 뿌려지는 종이 홍보물은 수 천 톤에 달합니다. 작은 편의점에만 가도 취급하는 상품 수는 대략 800~1200개에 달하며 마트나 백화점으로 가면 수 만 개에서 수 십 만개에 이릅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한 개의 광고가 하나도 아닌 여러 가지를 얘기한다? 그건 상품 스스로 날 보지 말라고 얘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 외에도 판매 후 서비스, 고객응대 서비스 등 다양한 고객 접점의 복잡함도 존재합니다. 단순성이 매우 요구되는 지점입니다. 하지만 장황하게 설명하거나 이론적으로 복잡하게 말해봐야 무의미합니다. <단순화>는 의사결정자와 실무진의 의지, 문화적 배경과 지식, 취향의 고급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너무 어려운가요? 그럼 다음 영상을 보시죠. 백마디 말보다 한 편의 영상이 훨씬 쉽게 이 의미를 전달할 것 같습니다.

 

 

적은 것이 좋은 것이다(Less is More). 마케팅에 있어서 가장 훌륭한 경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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