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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F. Lauterborn)
이번 글에서는 4C 믹스(Mix)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4C 믹스는 이전 4P 믹스를 소개했던 글(4P)에서 잠시 언급했던 적이 있었죠. 60년대 4P 믹스가 소개된 이후 시장의 권력이 점차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이전되면서 등장한 개념이라고 많이들 설명하고 있죠. 그 이유는 1990년에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의 Robert F. Lauterborn이 처음 소개할 때부터 4C는 기존 마케팅 믹스 대비 소비자 지향적인 개념이라고 주장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생각에 대해 좀 다른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시장의 변화라기 보다는 주요 선진국 시장이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업으로 전환되면서 나타난 개념이 더욱 설득적이라고 생각합니다.
4P 대 4C
[4P 믹스] [4C 믹스]
Product → Consumer's wants and needs
Price → Cost
Place → Convenience
Promotion → Communication
로터본 교수는 4P 믹스 시기 마케터들은 그저 무엇을 제조할 것인지, 가격을 얼마에 책정할 것인지, 어떻게 유통시킬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판매촉진할 것인지라는 제조자 관점에서 마케팅을 전개했다고 설명하면서 이는 (90년대) 시대적 요청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다수의 경쟁자들이 시장에 진입하여 상품이 넘쳐나고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정보접근이 용이해지면서 마케터들은 기업 내부적인 관점이 아니라 기업 외부자의 관점, 즉 소비자의 관점에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소비자 지향적인 그들이 원하는 바를 파악하고, 그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들이는 비용을 고려하고, 충족행위를 용이하게 해줄 방안을, 제대로 소통해야 한다는 4C를 제안했습니다.
사실 4C 믹스는 시미즈 코이치(Shimizu Koichi)가 1981년에 7C 믹스를 제시하면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 4C는 Commodity, Cost, Channel, Communication이였죠(나머지 3가지는 Corporation, Consumer, Circumstance입니다). 로터본 교수와 거의 유사하지만 다른 것이 Commodity란 개념이죠. 로터본 교수는 소비자의 내면으로 한정한데 반해 코이치는 그런 필요와 욕구에 근거한 실현화된 실체의 개념으로 Commodity를 제안했던 것입니다.
로터본의 것이든 코이치의 것이든 이 관점 자체에 대해서는 반론의 여지가 없겠죠. 본래 1980년대부터 소비자중심주의가 경영활동과 마케팅 분야에 강조되면서 하나의 결론처럼 이어진 것이 4C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4C는 실행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다소 제약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4C의 네 가지 요소는 바라보는 관점이 될 수 있지만 마케터가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실제 마케팅 활동은 결국 4P에서 발생하기 때문이죠. 게다가 제조업 측면에서 본다면 소비자의 욕구와 욕망은 1970년대부터 제품 개발 등의 분야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이미 자리잡은 것으로 사실 새로울 것이 없는 개념이었죠.
하지만 4C는 다른 의미에서 깊이 생각해 볼만한 개념입니다. 그것은 이것이 등장한 배경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그것은 시장의 권력이 제조사에서 소비자로 넘어간 측면 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제활동 축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전환된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아래 도표는 미국 GDP에서 산업별로 기여하는 비중의 추이를 나타낸 것입니다. 이미 60년대에도 서비스 산업은 50%에 가까운 기여를 해왔지만 이 때는 대부분이 소기업, 가족기업, 자영업 중심의 서비스 업종이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이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산업별 고용 비중이죠.
하지만 70년대를 지나며 서비스업의 기여도가 50%를 넘어서고 고용형태도 대규모 기업 형태로 발전하면서 경제 형태 자체가 서비스산업 중심으로 재편됩니다. 이 때 특히 발전한 것이 금융/보험, 전문서비스(법률, 지식, 컨설팅 등) 형태였습니다. 이러한 특성이 점차 심화되어 많은 제조업들이 서비스화를 지향하고(대표적인 것이 IBM과 GE죠) 미국 경제에서 60%의 비중을 차지하게 된 것이 90년대 들어서였습니다. 그리고 이 때 4C 믹스도 등장한 것이죠.
1970~80년대는 많은 변화가 있던 세상입니다. 60년대의 황금 성장기가 끝이 나고 2번의 오일 쇼크와 베트남전의 종료, 팍스 아메리카나의 약화로 인한 지역적 소규모 충돌의 증가 등으로 미국의 성장이 침체에 빠지던 시기입니다. 게다가 일본의 위시한 신흥 개도국의 미국시장 진출로 인해 미국 제조업이 점차 경쟁력을 잃어가면서 서비스 산업이 비약적인 성장을 나타내었던 것이죠.
이런 배경 속에서 소비자 지향적인 관점도 있겠지만, 사실 산업의 중심이 바뀌면서 기존 제조업 중심의 4P 믹스가 서비스산업에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 속에서 등장한 배경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비스는 고객 관점으로 설계해야 한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4C 믹스에서 기존 제품의 영역은 그다지 중요하게 거론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여기서는 소비자의 필요에 따른 해결책이나 용역 형태가 제공되기 때문이죠. 중요한 것은 그 만족감이나 문제 해결을 위해 소비자가 지불해야 하는, 혹은 투입해야 하는 시간, 노동, 자금이라는 비용의 관점에서 기업의 마케팅 활동을 설계해야 합니다. 그리고, 시간도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행위를 최소화하도록 이용이 편리한 형태로 제공되어야 하지요. 마지막으로 특정한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절차와 방식을 소비자가 인지하고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판매 촉진이 아닌 기업과 소비자와의 상호 원활한 소통이 중요합니다.
특히, 이 소통의 대상은 기업 외부의 소비자 뿐만 아니라 기업 내부의 서비스 제공 단계별 직원들, 그와 연관된 제3의 관계자들도 해당됩니다. 제조업에서는 컨베어 벨트 전후의 노동자들간 속도 조절이 중요했다면 서비스 산업에서는 서비스 제공 절차에 따른 완료/전달의 소통이 중요한 기업 활동이 된 것이죠.
이런 이유일까요. 새롭게 각광받는 마케팅 조사기법인 서비스 디자인 방법론은 4C 믹스 프레임과 매우 공통되는 요소가 많습니다. 고객이 진정 필요로 하는 것(Commodity)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을 얻기 위해 고객이 거쳐야 할 여정과 그에 따른 기업의 업무 과정(Convenience)을 검토하고, 그 과정 속에서 어떤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지(Cost), 그에 따른 최적의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어떻게 내외부 소통을 해야 하는가(Communication) 등이 꽤 유사한 느낌을 주죠.
사실 국내에서는 4C 믹스가 제대로 수용되지 못했습니다. 그저 4P 믹스의 대안제로서 시류를 타다 끝난 느낌이죠. 하지만 그렇게만 쓰고 버리기에는 이것이 제공해주는, 특히 서비스산업의 기업들에게는 제공하는 잇점은 상당합니다. 여전히 국내 기업들은 서비스 기업들이 제조업에서 출발한 마케팅 프레임워크를 그대로 차용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그런 이유인지 고객 비용이나 편의성, 대고객이 아닌 사내 서비스 단계별 소통은 매우 취약한 편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서비스 디자인 방법론과 함께 4C 믹스는 서비스 기업들이 진지하게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 제조업 근간의 4P 관점이 아니라 서비스에 근거를 둔 4C 관점을 마케팅에 도입할 때, 지금과는 전혀 다른 숨겨진 기회와 자산을 발견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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