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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영이나 마케팅 분야에서 가장 빈번히 언급되는 용어는 빅데이터(Big Data)일 것입니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과 모바일 인터넷 사용환경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지면서 데이터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존 검색, 뉴스보기, 영상보기 등의 정보 탐색 활동에서 개인 블로그, SNS, 전자상거래 등의 개인의 행태, 취향, 태도 등이 담긴 정보가 활발히 인터넷 망을 통해 유통되면서 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는 기업들이 증가하였습니다. 여기서 생긴 탄생한 용어가 빅데이터입니다.


 

빅데이터란 정확히 얘기하면 '대규모 소비자 언어 및 행동 정보를 가공, 분석, 통합하여 만들어진 정보에 기초한 새로운 고객가치 창출'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대규모의 데이터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죠. 그래서일까요, 여기에 대한 오해가 상당히 많은 것 같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오해가 모바일 인터넷에 대응하거나 SNS 모니터링 정도 하면 빅데이터에 대한 대응이라고 여기거나 빅데이터만 하면 구글이나 아마존처럼 뭔가 커다란 것을 얻는다고 생각하는 안일함입니다. 이런 안일함에서 벗어나 빅데이터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시간을 거슬러 역사를 살펴보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DB마케팅을 기억하시나요?

 

과거 컴퓨터가 기업 업무에 도입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시장 및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고객 프로파일, 고객 구매정보, VOC, 경쟁사 활동, 산업동향 등의 데이터를 수집하여 분석해서 각각의 기능 조직에 적절히 제공하여 데이터에 근거한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하려는 의도였죠.


 

하지만 DB마케팅은 시대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이제 DB마케팅을 언급하는 기업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죠. 왜 그럴까요? 많은 기업들이 DB마케팅이란 용어에 현혹되었을 뿐 실제 DB마케팅이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깊이 생각하지 않고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DB마케팅의 핵심은 Data Mining이죠.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검색하고 분석하고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잘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나 솔루션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먼저 선행되어야 하고 데이터 마이닝을 유의미하게 만드는 것은 데이터에 대한 '색인' 작업입니다.

 

데이터 색인. 이것은 기업의 데이터에 대한 관점입니다. 어떤 내용을 무슨 항목으로 어떤 분류체계에 넣을 것인가. 일종의 서지학에서 다루는 도서체계분류와 같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DB마케팅은 매우 중요합니다. 데이터 색인이 제대로 되어 있어야 데이터에 기초한 유의미한 분석과 행동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CRM도 잊지 말아 주세요

 

그 이후 등장한 유사 개념이 CRM(Customer Retention Management)이죠. CS(고객만족) 개념과 고객의 평생가치(Life-time Value)가 합쳐지면서 만들어진 개념입니다. 신규고객 획득 비용보다 기존고객 유지가 훨씬 비용 편익적으로 유용하다는 여러 증거가 제시되면서 강화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CRM은 DB마케팅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고객 데이터에 기초하여 기존 고객의 행동을 예측하고 분석하여 거기에 적절한 마케팅 활동을 펼침으로써 고객의 이탈을 방지한다는 개념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DB마케팅과 CRM을 별개의 것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어떤 기업은 DB마케팅 한다고 전산분야에 30억 가까운 데이터 마이닝 솔루션 구축을 한 후, 3년 뒤인가요 CRM 솔루션을 구축한다고 또 약 30억 가까운 예산을 투입했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걸 옆에서 보니 참 씁쓸하더군요.

 

만일 기업이 DB마케팅을 위한 제대로 된 DB 솔루션을 구축했다면, CRM은 그 DB분석 하에서 나온 결과에 대한 유의미한 기준 설정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차등화된 고객 Reaction Program만 설계, 실행하면 됩니다. 쉽게 예를 들면 이런겁니다. 호텔에서 제대로 된 고객DB를 구축합니다. 어느 날 VIP고객이 예약을 했을 때 그 고객이 이전에 지하1층 Bar를 이용하고 인기 뮤지컬 공연을 문의했던 기록이 DB에 딸려 나온다면, 호텔 고객 담당 매니저는 지하1층 Bar 신규 프로모션 티켓이나 시내 유명 뮤지컬 스케줄 안내책자를 고객 룸에 비치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CRM 역시 또 다른 투자를 위한 투자로 끝난 경우가 많아 보입니다. 일부 IT회사와 금융회사 등에서 고객 등급에 따른 차별적 프로모션 정도로 활용할 뿐 실제로 새로운 가치창출로 이어진 경우는 적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Big Data...

 

자, 이런 맥락에서 모바일 인터넷 환경과 함께 등장한 것이 빅데이터입니다. 컴퓨터:DB마케팅 → 인터넷:CRM→모바일인터넷(혹은 스마트폰?)→빅데이터. 뭐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반드시 빅데이터가 새로운 개념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DB마케팅의 개념과 철학에 발달된 IT기술과 생각지도 못한 용량과 속도가 추가되었을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에 필요한 것은 다음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 기술보다 기업만의 관점과 철학이 먼저다

 

   데이터 활용의 목적이 무엇인가? 어떤 데이터가 필요한가? 사내 축적된 데이터는 없는가? 어떻게 획득할 것인가? 수 많은 질문과 검증을 해봐야 합니다. 사실 기업 내에는 이미 많은 데이터가 쌓여 있고 현재도 수집되고 있습니다. 이 데이터의 활용도가 낮은 이유는 스스로 내부에 데이터를 바라보는 관점과 철학이 부재하기 때문입니다.

 

2) 솔루션 설계보다 데이터 색인에 관심을 가져라

 

   대부분의 기업들은 타 회사를 벤치마킹합니다. 그리고는 그에 준하는 시스템과 솔루션 도입을 요청합니다. 이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자신이 보유한 데이터와 기업이 고객과 거래하면서 발생하는 손실 데이터 보존이 먼저입니다. 그러자면 어떤 데이터가 유효한 것인가(이건 앞서 말한 관점에 해당합니다)와 그것을 어떻게 색인화할 것인가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시스템과 솔로션은 그 다음입니다.

 

3) 분석 이후 프로그램도 함께 고민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CRM이 그렇듯이 고객 데이터 분석 이후에는 결과에 따른 분류와 분류된 고객군에 대한 자동화된 마케팅 활동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2011년 T-Mobile USA가 고객 해지방어를 위해 기존 해지 고객들의 행동 패턴을 분류하고 해지 전 이상징후를 발견했습니다. 또한 고객 SNS 분석을 통해 네트워크상 영향력이 큰 고객의 해지에 따라 지인들이 동반 이탈하는 현상도 발견했습니다. 그에 따라 T-Mobile USA는 영향력이 큰 고객이 이상징후를 나타낼 때 e-mail/MMS 등으로 자동적으로 고객 추가혜택 offer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출처: Strata)

 

빅데이터. 이제 몇몇 사람이 엑셀로 데이터 관리하던 시절은 지났습니다. 수 백 만개의 네트워크를 통해 수 천에서 수 만 명의 고객들이 다양한 기업의 채널로 접근합니다. 그 곳에서 고객들은 잡담을 하고 상담을 받고 불평도 쏟아내고 구매도 하고 후기도 남깁니다. 실시간으로 엄청난 데이터가 발생하고 저장되고 사라집니다.

 

이것은 기업에게 기회일수도 있지만 무의미한 도전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관점의 문제죠.

 

그렇기 때문에 기회라고 바라본 기업은 기회를 새로운 가치로 만들어내기 위해서라도 신중하고 정교한 방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남들이 한다고, 컨설팅사가 멋진 신세계를 보여준다고 해서 뛰어들면 안됩니다. 정확하게 데이터를 통해 바라보려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데이터가 내부에 있고 외부에서 구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전체적으로 완성된 아키텍처와 프로세스 모습을 그려봐야 합니다.

 

필요 없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실상 그렇게 많은 데이터가 발생하지 않는 산업에 있거나, 고객이 매우 제한적이거나 전문적인 영역에 속한 기업들도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전에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또 하나. 이런 사업에 관심을 갖는 CEO나 임원이라면 명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먼저 내부 직원을 활용하세요. 이런 분야에 관심 있어 하는 직원을 찾아보세요. 외부 전문가랍시고 불러와 경영진끼리 듣지 마시고, 그 직원들이 듣게 하세요. 빅데이터 사업을 하든 하지 않든 충분히 검토하도록 지원해주세요. 그들이 검토한 보고서가 기업에 가장 적합한 형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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