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카카오톡.
무료 메신저 서비스죠. 기존 msn이나 nateon 등과 달랐던 점은 모바일 폰에 최적화된 형태로 개발되었고 휴대폰 가입자의 전화번호 기반으로 개인 관계망 구축을 용이하게 만들어준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와이파이망에 접속할 수만 있다면 무료로 문자를 무제한 송수신할 수 있기 때문에 출시와 함께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물론 전화번호 기반의 서비스이기 때문에 처음 가입자가 적을 때도 전화번호를 타고 빠르게 지인들에게 알린 홍보효과도 무시할 수 없었죠.
최근 기사에 발표된 내용을 보면 8천만명 이상이 현재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 중 해외 사용자가 4천만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범 세계적인 서비스라고 부르기에는 멀어보입니다.
사실 카카오톡 이전에도 통신사들에게는 IMS(Instant Messenger Service)가 있었습니다. 특히 모바일 MSN은 피쳐폰 시절부터 탑재되어 소수의 이용자들에게 각광을 받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3G 네트워크가 확산되고 있을 때 2009년 쯤에 무료 IMS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결국 망내 무료 정도로 제한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통신사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죠. 물론 통신사 내에서도 무료에 대한 반대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렇게 통신사들이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카카오톡이 시장에 등장했고 또 우연찮게 통신사간 WiFi 경쟁이 확산되면서 지금의 상황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JOYN의 등장
카카오톡으로 어려움을 겪던 통신사들은 2012년 12월 차세대 문자 서비스(Rich Communication Suit)라고 칭한 JOYN을 출시하며 언론의 화려한 조명을 받았습니다.
RCS(Rich Communication Suite)란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에서 음성통화 및 문자메시지, 채팅, 파일 전송, 데이터 공유 등을 통합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입니다. 주요 서비스로는 동영상과 사진을 공유하는 ‘리치콜’, 상대방의 상태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리치 어드레스’, 주소록에서 인물이나 그룹을 골라 곧바로 채팅과 파일 전송을 하는 ‘리치메시징’ 등이 있습니다. |
사실 RCS는 GSMA가 2008년부터 글로벌 통신사간의 데이터 통신 표준화를 위해 도입한 플랫폼입니다. 하지만 글로벌 표준화가 되기에는 많이 부족한 면이 있죠. 특히 서로 상이한 기술적 표준을 사용하고 있는 통신사들이 표준화된 플랫폼을 받아들일만한 인센티브가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상용화한 서비스들이 대부분 유료화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등장하고 있는 무료 서비스에 밀리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지금까지의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현재까지 JOYN 앱 다운로드 수는 250만 정도 됩니다(SKT가 155만, KT가 70만, LG U+가 25만). 다운로드를 받았어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존재하니 실제 사용자는 이에 훨씬 못미치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아직 출시 초기라 여러 가지 기술적 이슈도 있고 하지만 LTE 무제한 요금제를 등에 업고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네트워크 경제학
그러나 제 생각에 JOYN은 실패한 프로젝트가 될 것 같습니다. 그간 등장한 통신사 전용 서비스나 네이버의 me2day 등처럼 말이죠. 그 이유는 네트워크 경제학 측면에서 이미 너무 늦었고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에 비춰서 색다른 포지션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터넷 경제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네트워크 규모 형성의 문제가 큽니다. 기존 서비스에 비해 차별화된 인센티브도 없는 상황에서 이용자들이 새로운 네트워크로 진입하여 제한된 서비스를 이용할 이유가 없는 것이죠.
사실 지금까지 많은 서비스를 통신사들은 무시하거나 사장시켜 왔습니다. 기존 사업, 쉽게 얘기해 돈벌이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말이죠. 하지만 결국 신규 진입자들이 속속 진입하여 해당 서비스를 성공시켜왔고 그 때마다 통신사들은 네트워크에 무임승차한다는 비난만 할 뿐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자신들 스스로 파이프 공급업자로 후퇴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통신사업자들의 미래
최근 통신사들은 요금인하 압박, SNS로 인한 데이터 트래픽 폭증과 고용량 영상 데이터 소비 증가에 따른 시스템 투자 증가, 단말기 보조금 이슈 등으로 수익성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들이 하드웨어에서 얻어낼 수 있는 수익원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KT가 가상 재화(Virtual Goods)와 같은 새로운 네트워크 경제 시스템을 주장하는 것처럼 통신사들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는 구조를 창출해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현재 유선 인터넷 망사업과 같이 속빈 강정의 사업만을 영위하는 모습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LTE 전국망이 구축된지 2년도 안된 시점에 벌써 Next LTE 개념이 제시되고 그에 따른 통신사업자들의 중장기 전략이 수립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잠시 멈춰서서 생각해 볼 시점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하드웨어적인 개선이 우선적인 일인지. 더 빠르고 더 큰 용량의 망이라는 1차원적 가치 개념이 아니라 그 기반에서 창출될 수 있는 2차, 3차원적 가치를 고민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하지 않는가 합니다. 그래야 지금과 다른 경쟁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Copyrights ⓒ 2013 녹차화분 All rights reserved.
'마케팅&브랜딩 > 마케팅을 혁신하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케팅에 부는 인문학 열풍을 어떻게 봐야 할까? (0) | 2013.05.14 |
---|---|
Me too 전략 이전에 윤리가 먼저다 (0) | 2013.05.10 |
직원들의 직무동기 소멸 방법! (1) | 2013.04.09 |
중장기 계획보다 중요한 일 (0) | 2013.04.03 |
[근시안적 사례연구] 펩시의 CSR이 성공했는가? (0) | 2013.04.01 |
- Total
- Today
- Yesterday
- 쇼핑
- 수요음악산책
- SNS
- 브랜드전략
- 행동경제학
- 라이프스타일
- 코카콜라
- 혁신
- 세대전쟁
- 포지셔닝
- 펩시
- 스마트폰
- 마케팅의 역사
- 태그를 입력해 주세요.
- 광고
- 맥주
- 경영
- 증강현실
- 애플
- 빅데이터
- 자동차
- 트렌드모니터
- 브랜드
- 세대갈등
- 브랜딩
- 마케팅전략
- 역사
- 가치
- 마케팅
- 트렌드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