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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in & Company라는 미국계 컨설팅 회사의 글로벌 전략 파트너인 크리스 주크가 쓴 <멈추지 않는 기업(Unstoppable)>에 보면 '숨겨진 자산(Hidden Asset)'이란 개념이 등장합니다. 숨겨진 자산이란 기업에서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당연시 하는 자원인데 이를 잘 발굴하여 적절한 기회에 활용하면 크나큰 자산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가령 기존 카드사들이 보유한 카드 고객들의 사용 데이터는 그저 CRM 활동의 기반 정보로 활용되었는데, 이것이 언제부터인가 고객 타깃 마케팅의 정보원이나 가맹점주들을 위한 고객 분석 및 비즈니스 솔루션으로 자산화되기 시작한 것이 그런 예일 것입니다.


  갑자기 숨겨진 자산이 생각난 이유는 평창 동계 올림픽(이하 평창올림픽)을 바라보면서였습니다. 최근 준비 4년을 남겨 놓고 언론을 통해 유례없는 평창올림픽에 대한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그 핵심에는 평창 올림픽에 투입될 예산이 있습니다.


(출처: 한겨레신문 ☞기사 원문보기)


  2011년 평창올림픽 유치시 8조8196억원에서 출발한 예산이 3년이 지난 2015년 1월에 13조4851억원으로 증가했으니 세간의 우려가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사실 일반 사기업에서 사업 초기에 이런 식으로 예산이 증액되는 경우는 거의 없죠. 실제로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실무자 전원 감사 대상일 것입니다). 게다가 아직도 증액이 필요한 사업들이 줄줄이 대기중이라고 합니다.


숨겨진 자산 활용이 필요한 시기


  현재 한국은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높아진 국가입니다. 국가 전체 부채 뿐만 아니라 인천시와 같이 스포츠 빅 이벤트, 거대 토건사업 등으로 부채 비율이 증가한 지자체와 공기업/공사 등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에 더해 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다양한 복지 비용이 증가하면서 이로 인한 세출이 증가하여 채무 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사실 인천시의 사례를 본다면 현재 강원도와 평창군은 지금처럼 단독 개최를 고집해야할까 라는 의문이 듭니다. 평창올림픽 동안의 수입이나 올림픽 후 시설물을 통한 수입을 예상해봐도 수익을 내기엔 매우 어렵다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다른 목적이 있다고 한들 그것이 향후 지자체의 미래 소득을 갉아먹는 것은 합리화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기업으로 따지면 지속가능한 발전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지금 평창올림픽 준비위원회가 고려해야 하는 것은 숨겨진 자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존 시설물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죠.


솔트레이크시티를 배워야 할 시기


  2002년 동계올림픽이 개최된 미국의 솔트레이크시티는 총 11개 경기장 중 3개 시설만 신축했습니다. 나머지 8개 경기장은 기존 시설을 개보수하여 운영하였죠. 어떤 이들은 아예 가건물 형태로 지어 올림픽 후 해체한 네덜란드의 릴리함메르를 벤치마킹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합니다만 이 경우는 유치 후 초창기부터 '올림픽 이후 활용위원회'를 설치하여 준비하였기 때문에 가능하였습니다. 현재 평창 사례에 적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사실 동계 스포츠의 변방 국가인 한국에서 스키나 스케이트를 제외한 비대중 스포츠 시설물에 지나치게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보여집니다. 게다가 단순히 2~3주 개최되는 스포츠 행사를 위한 인프라 구축보다는 향후 지속 가능한 시민 복지 차원의 인프라 구축을 고려한 투자가 이루어지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한겨레 신문에 소개된 이런 숨겨진 자산 활용은 적극 고려해보아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출처: 한겨레신문 ☞기사 원문보기)


  사실 이와 같이 기존 경기장을 재활용하여 이용할 경우 외국인들에게 국내의 더 많은 지역을 소개할 기회가 생겨 전체적인 관광자원 활용 가치의 총합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예상합니다. 게다가 기존 시설물이 국제 기준에 더 부합하는 시설로 향상되어 동/서남 아시아 국가의 동계 스포츠 선수들의 훈련지로 거듭날 수 있는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기도 합니다.


  이제 평창올림픽은 3년 남았습니다. 하지만 그 3년 뒤 십 여 일의 이벤트 이후에도 평창군민, 강원도민 그리고 한국 사람들은 이 땅에서 계속 삶을 영위해야 합니다. 그런 장기적인 관점에서 평창올림픽을 사회적 의제로 선정하여 지금이라도 제대로 논의하고 실행안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재의 상황은 마케터가 보기에도 매우 위험한 사업이라고 보여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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