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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국내 맥주 맛에 대한 이슈가 있었죠. 외국인과 한국인 모두에게서 국내 맥주가 맛이 없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사실 저도 과거에 국내 맥주에 대한 여러 가지 글을 쓰기도 했고 맛에 대해 써놓기만 한 글도 있는데 어느 정도 동의하는 면도 있고 아니라고 생각하는 면도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런 기사가 있었죠. "오비맥주 ‘카스’, ‘OB골든라거’ 호주국제맥주품평회 은상수상"(한국경제. 기사보기) 이 외에도 여러 매체에 국내 맥주 브랜드의 쾌거를 알리는 기사가 게재되었습니다. 저도 이 기사를 보면서 오~ 맛이 정말 좋아졌는데, 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궁금해졌습니다. 은상을 수상했다고 하니 그럼 금상은 누가 받은 것일까, 어떤 맥주들이 맛있는 것일까 라는 의문이 들더군요. 그래서 호주 국제 맥주품평회(AIBA)를 찾아보았습니다(☞ 사이트 바로가기) 그런데 이거 의외로 찾기 힘들더군요. 왜냐하면 이 행사가 RSVA(The Royal Agricultural Society of Victoria)라는 농산품 발전진흥회 같은 곳에서 주관하는 행사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AIBA라는 이 행사 역시 호주 남부에서 조그맣게 시작되었던 맥주 품평회가 독일의 옥토버 페스타처럼 밀 농사를 후원하고 홍보하기 위해 발전한 형태입니다. 그래서 AIBA의 경우 양조장/업체 단위로 참가비를 내고 참여해야 하는 것으로 나와 있더군요.


(그림1. RSVA 홈페이지)


여기서 2013년 AIBA 결과를 찾아보았습니다(☞ 결과보고서 바로가기). 그랬더니 실제로 OB맥주(뮌헨 스타일)의 골든 라거와 카스 프레쉬(아메리칸 스타일)가 수상 목록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단, 금상 57종, 은상 190종, 동상 411종이나 되는 수상 리스트 속에서 찾아야 했습니다.


(그림2. 수상 목록 중)


아무리 홍보도 좋지만 요즘 같이 정보가 공개된 세상에 이런 식의 브랜드 홍보는 자칫하면 브랜드 자체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나 최근에 HITE를 넘어서면서 다시 옛 영광을 되찾고 있는 OB맥주가 소비자에게 오해를 살 수 있는 이런 브랜드 홍보를 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맥주를 진정 사랑하고 즐겨 마시는 사람들 사이에는 해외 맥주와 국내 맥주의 차이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 원인에 대해서도 대략적으로 알고 있죠. 그렇다면 기존 맥주와 달리 해외 유명 브래드와 정면승부를 하는 프리미엄급 맥주를 출시하는 것이 브랜드 명성에 더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여전히 국내 시장에서 두 거대 브랜드가 시장을 나눠먹는 구도인데, 글쎄요 이 구도가 그리 오래 가지는 않을 것 같다는 예상을 합니다. 이는 자동차 시장만 봐도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것이죠.


그런 전략적 관점을 떠나서 이거 하나는 제대로 했으면 싶습니다. 아무리 브랜드 홍보를 위해 필요하더라도 오해를 살 수 있는 방식으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그것 하나만 지켜도 정직해 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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