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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 spice. 이 브랜드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30대 중반 이후일 것입니다. 하얀색 병에 강력한 향이 캐릭터였던 남성용 애프터 쉐이빙 제품. 어린 시절 한번쯤 바르고 뜨악~했던 강력한 숫컷의 상징물과 같았던.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올드 스파이스는 남성들의 인식 속에서 사라져가고 있었습니다. 다른 수 많은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과 부드럽고 온화한 향으로 가득해진, 소위 메트로섹슈얼한 제품들에 밀려서. 마초적인 성격의 이 제품은 남대문 수입상가 한쪽 구석에서 먼지에 쌓인 제품 정도로 취급되었죠.

 
그러던 올드 스파이스가 변신에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그 방법이 전혀 올드하지 않은, 인터넷과 SNS를 활용한 첨단의 방식이란 것이 의외입니다.
 
올드 스파이스 얘기를 하기 전에 이 브랜드의 소유 기업은? Procter&Gamble임을 확인하면서 역시 P&G는 마케팅의 바이블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인터넷 부흥 초기, 그리고 SNS 매체가 대중화 되기 전부터 P&G는 인터넷/SNS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였습니다. 그 어떤 기업보다도 이 분야에서 선도적 입장이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올드 스파이스 브랜드팀에서 한 활동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Isaiah Mustafa라는 모델을 내세운, 기가막힌 ‘올드 스파이스’ 영상입니다. 탄탄하고 멋진 근육의 남성. 일단 딱 보기에도 마초적입니다. 올드 스파이스 브랜드팀은 Mustafa 주연의 다양한 소셜 미디어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였습니다. 페이스북  팬페이지, 휴대폰 벨소리, 광고 동영상까지. 그런데 이 광고 동영상 한번 보면 잊을 수 없습니다. 

 

 
 
어떤가요, 다분히 마초적이고 자기 확신이 강하지만 왠지 모르게...인터넷 유머스러움이 가득하지 않나요? 여성적이고 섬세한 메트로 섹슈얼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죠. 그런데 이런 성격이 소비자를 움직였다는 것, 그것은 어쩌면 국내에서 짐승돌이라고 하는 일련의 아이돌 캐릭터가 탄생한 것처럼, 일정 부분 트렌드 중에 과거의 마초적 특성을 추구하는 기호가 존재함을 의미할 것입니다. 뭐, 배경이야 어찌 되었든, 일단 올드 스파이스팀은 이 광고로 여러 광고제에서 상도 받고, 사라져가던 올드 스파이스를 단숨에 핫한 브랜드로 바꾸어 놓습니다.
 
그러더니 2012년 들어 마초적 캐릭터는 아예 돌+아이 캐릭터로 바뀐 것 같습니다. 
 
 
기존 P&G 브랜드 광고에 침입을 하고, 마치 인터넷 잉여들의 엽기적 개그 코너에나 어울릴 듯한 스토리를 보여주고, 다소 한계를 벗어난 듯한 느낌을 주지만 그래서일까요? 전혀 진부하지 않은 느낌입니다. 아니 십대들에게나 어우릴 듯한 데오도란트?
 
어쩌면 진부화 혹은 시대에 뒤떨어진 이미지는 곧 브랜드의 사멸로 이어지는 화장품 산업에서 브랜드 리뉴얼을 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극단적인 이미지 변신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또한, 새로운 브랜드 연상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매체 광고만 생각하기 보다는, P&G처럼 타깃에게 적합한 뉴미디어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매체의 다변화 및 집중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책에 쓰여진 대로, 혹은 구태의연한 방식으로는...결코 성공할 수 없는 것이 브랜드 리뉴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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