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광고의 표절을 말하지 말자

최근에 가장 흥미롭게 본 광고는 아마도 빙그레의 '붕어싸만코' 광고일 것입니다.

 

 

이미 해외에까지 확산된 이 영상은 전형적인 외계인 침공 영화의 도입부를 차용한 방법입니다. 붕어싸만코라는 익숙한 제품을 이처럼 낯설게 보여주는 방식은 매우 신선하고 도발적인 방식이라 생각됩니다. 브랜드 이미지 리뉴얼이나 차별화라는 주제의 좋은 사례일 것입니다. 게다가 이 광고가 유발할 사람들의 호기심을 미리 예상한 것인지 해당 브랜드는 그 광고의 번외편도 준비했더군요.

 

 

그런데 이 광고에 대해 표절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SNS를 통해 제기되었는데 표절 대상은 바로 코카콜라였습니다. 2009년에 유튜브에 공개된 'Coke Babies'가 그것입니다.

 

 

언뜻 보면 매우 비슷하다고 여길 수 있으나 사실 이런 것까지 표절이라고 제기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왜냐하면 'Coke Babies'와 '붕어싸만코'는 톤앤 매너가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실 'Coke Babies'는 당시 소개된 여러 자료에 의하면 Peter Jackson이 제작하고 Neil Bromkamp이 감독한 <District 9>을 패러디한 광고였습니다. 광고에서도 나오듯이 Fake Documentary 형식과 거대한 코크 사이로 코크 베이비가 나오는 장면, 인터뷰 장면 등은 영화를 그대로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에 반해 '붕어싸만코' 광고는 모티브는 유사하지만 다큐멘터리라기 보다는 영화 예고편 형식을 차용하였고 뉴스 보도 장면은 그저 중간에 삽입된 것으로 보여주고 대부분 거대한 붕어를 보여주는 것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사실 표절이란 매우 신중하고 어려운 판단입니다. 동일한 모티브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보여주는 형식과 스토리라인의 유사성에 따라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일 단순히 모티브만 유사하다고 표절이라고 판단한다면 수 많은 광고가 거의 대부분 표절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표절이라고 의심해볼만한 광고는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2012년 현대 싼타페 콘트라스트 광고와 2011년 Merceds-Benz C250 광고가 거기에 해당합니다.

 

 

 

두 광고, 어떤가요? 사실 배경과 BGM이라는 요소를 제외하면 두 광고는 같은 모티브에 동일한 앵글처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싼타페는 안과 밖이 다르다는 '콘트라스트' 컨셉에 무게를 두었고 벤츠는 주행 능력의 우월함이라는 컨셉이라고 설명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둘의 동일함을 설명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광고 관련 일을 하다보면 대행사나 광고주 측에서 특정한 레퍼런스 영상을 기초로 종종 광고를 제작하곤 합니다. 언제나 표절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지만 단순히 모티브가 유사하다는 것만으로 표절이라고 판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모티브, 영상의 구성, 스토라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오늘도 광고 현장에서 땀 흘리는 많은 광고인들의 노력에 대한 존중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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