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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자산규모 상위 기업들은 그룹에 속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엘지 등이 그렇죠. 그룹에 속한 기업들은 대부분 그룹명과 심볼마크를 공유하는 형태로 사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전자, 삼성중공업,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이 있습니다.


  그룹 형태로 계열사들이 묶여 있는 경우 브랜드 사용에 대한 권리와 의무가 발생합니다. 특히, 원소유자와 해당 브랜드를 빌려쓰는 기업간의 사용료가 주요 이슈죠. 그러나 여전히 브랜드 사용료, 전문적으로 브랜드 로열티에 해당하는 사안은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측면이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에 대해 한 번 짚어볼까 합니다.


브랜드 로열티 현황


  위 자료는 올해 4월 월요신문(☞ 원문 보기)에 게재되었던 기사입니다. 국내 10대 그룹의 브랜드 로열티 현황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10대 그룹 중에 브랜드 로열티를 징수/지급하고 있는 곳은 삼성, SK, LG, GS, 한진, 두산으로 총 6곳입니다. 나머지 4개 그룹은 아직까지 대부분 계열사들이 무상으로 그룹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브랜드 로열티를 징수/지급하고 있는 6곳 중에서 삼성과 한진은 책정 기준을 비공개로 하고 있습니다. 기사에 의하면 삼성그룹은 19개 계열사가 삼성 브랜드를 공동 소유하고 있어서 징수/지급을 하지 않으나 소유권이 없는 계열사가 사용할 경우에는 별도로 징수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누가 징수하는지, 어떤 기준으로 하는지는 기업 비밀로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진그룹의 경우 계열사마다 책정기준과 사용기한이 달라서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하고요.


  브랜드 로열티 징수/지급 기준이 명확한 기업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SK, LG, GS입니다. 매출액에서 광고비를 차감한 금액의 0.2%의 요율로 브랜드 소유 기업(대부분 지주사)이 계열사로부터 받는 것으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두산의 경우는 계열사별로 상이한 기준을 책정하고 있는데 이는 두산 계열사들이 대부분 최근에 M&A를 통해 그룹에 속하게 된 기업들이고 이에 따라 사명 변경이 이루어졌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적절한 브랜드 로열티 책정 기준은?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이나 브랜드 로열티 체계를 도입하려는 기업들의 브랜드 담당자들이 고민하는 부분은 책정 기준입니다. 제가 만난 실무자들 대부분이 이에 대한 기준 설정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여러 가지 자료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제일 많이 이용하는 책정 기준은, 물론 위에 소개된 선 도입 기업들의 사례였고요. 그런데 위에 소개된 책정 기준이 적정한 것인지는 제대로 따져봐야 할 것입니다.


  일단 왜 "브랜드 로열티 금액 = (총매출액 - 광고비)*0.2%"라는 공식이 성립할까요? 이 개념을 이해하려면 먼저 브랜드가 기업 활동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살펴봐야 합니다.


  아커 교수나 관련 전문가들, 학계의 이론에 의하면 브랜드는 소비자의 인식과 태도에 영향을 미쳐 구매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그것이 브랜드의 가치죠. 이 개념만으로 본다면 <총매출액>을 근간으로 브랜드 로열티를 산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위 공식에서 광고비는 차감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광고비란 본인들이 사용하는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활동이라고 보기 때문인 것이죠. 그런 이유로 "총매출액에서 광고비를 차감"하는 형태가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 기준은 매우 단편적인 사고라 여겨집니다. 가령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기술에 있어 수율을 향상시키는 기술적 혁신을 이룬다면 적기 공급을 통해 구매자에게 SK하이닉스에 대한 브랜드 선호도를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광고활동만이 브랜드 가치 제고에 해당하진 않죠. 이보다 더 쉽게 예를 든다면 애플 브랜드 가치 향상에 아이폰은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광고만이 그런 가치 제고에 영향을 미쳤을까요, 아니면 아이폰을 디자인하고 제품 개발을 한 활동도 영향을 미쳤을까요. 당연히 제품 개발부터 판매를 위한 광고활동까지 전 활동이 영향을 끼쳤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 공식 중 (총매출액 - 광고비) 부분은 향후 많은 기업들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부분입니다. 계열사들이 시장에서 수행하는 다양한 활동 중 브랜드 가치 제고에 기여하는 부분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죠. 그래야 계열사 임직원들이나 주주들과의 이익 마찰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책정 기준에 들어가는 가중치 0.2%는 사실 누구도 답을 내기 어려운 부분일 것입니다. 브래드 가치가 총매출액에서 광고비만큼 제외한 금액에 대해 0.2% 기여한다는 가정인데, 정답이 없는 영역이죠. 아마도 이 부분은 정책적인 고려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한 가지 힌트가 될 수 있는 개념은 있습니다. 해당 시장에서 그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판매될 때 고객의 선택에 있어 브랜드가 미치는 영향을 선택함수모형과 같은 보다 수리적 차원의 모델링을 통해 보다 적정한 수준의 가중치를 구하여 나름대로 합리적인 수준을 구해볼 수는 있을 것입니다.


브랜드 로열티의 처리


  이에 더해 계열사들은 한 가지 더 처리해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브랜드 로열티 비용을 손익계산서 상에서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의 문제죠.



  손익계산서 구조에서 본다면 브랜드 로열티를 처리할 수 있는 항목은 ①판매비와 관리비 항목, ②영업외 비용 항목이 됩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①판매비와 관리비 중 기타항목에 들어가는 지급수수료 계정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지적재산권이나 특허료에 해당하는 비용을 지급하기에 브랜드 로열티를 처리해도 큰 문제가 없고 브랜드의 역할이란 측면에서 봤을 때도 적합한 항목이죠.


  하지만 다르게 볼 수도 있습니다. 예컨데 ①판매비와 관리비는 직접적으로 고객 활동에 투입되는 비용만을 고려한다고 비용 구조를 좁게 해석할 경우 브랜드 로열티는 ②영업외 비용 중 임대료 지출 계정으로 처리할 수도 있습니다. 브랜드 이용이 직접적인 영업활동이 아니기도 하고 기업 외부의 자원을 임대하는 것이기에 계정에 대한 합목적성도 있습니다.


  브랜드 로열티 지급에 대한 손익계산서 처리 방식의 차이는 브랜드 로열티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와 함께 해당 기업이 재무적인 관점에서 영업이익을 중시하는지, 아니면 당기순이익을 중시하는지에 따른다고 보여집니다.


  향후 많은 그룹들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거나 혹은 특정 기업 중심으로 브랜드 로열티를 징수/지급하는 방식으로 전환될 것입니다. 브랜드가 자산이란 인식이 강해졌고 이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브랜드를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이 전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니까요. 그런 연유로 한국 기업들도 점차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합리적인 브랜드 로열티 체계를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완벽한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소유기업과 임대기업간 문제가 최소화되는 수준은 필요할테니까요. 특히나 불황기의 시장에서는 더더욱 그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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