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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에 대한 생각은 시대에 따라 어떤 변화를 겪었을까? 지금과 같은 마케팅 개념은 언제 형성된 것일까? 처음에는 단순히 이런 의문에서 출발해보았습니다. 아래의 글은 기본적으로 William L. Wilkie and Elizabeth S. Moore가 2003년에 발표한 논문 "Scholarly Research in Marketing: Exploring the "4 Eras" of Thought Development"를 근간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1) 전근대적 시기(~1920)
문헌 기록으로 살펴보면 대략 1840년대 이후 마케팅이란 용어가 등장했던 것으로 나타납니다. 당시 마케팅이란 용어는 주로 산업적인 측면에서 수요와 관련된 의미로 해석되었습니다.
(그림1. Google N-gram에서 'marketing'으로 찾은 문헌 속 빈도율)
당시는 주로 영국에서 경제학적 관점에서 사용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산업혁명 이후 자본가 혹은 경영자들이 가장 고민하던 분야가 어떻게 시장의 수요를 이끌어내어 자신들이 생산해내는 제품을 구매토록 할 것인가였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은 현실적으로 생산 방식(Production Method)로 이어졌습니다. 산업화와 기계장치가 도입되면서 수요를 이끌기 위해서는 대량생산을 통한 제품 단가의 인하가 가장 중요한 해결과제였을테니까요. 결국 이런 문제의식을 가장 혁신적인 방법으로 이끌어 냈던 것이 Ford아닐까 싶습니다. 공장 노동자에 대한 고임금 정책과 포드식 생산방식 도입을 통해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소비력을 증진시키며 동시에 자동차 제조단가를 획기적으로 인하했으니까요.
Wilkie & Moore(2003)의 경우 1900~1920 기간을 하나의 단일 시기로 분류하였습니다. 이때가 마케팅 분야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이 형성된 시기라고 정의하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 때 등장한 주요 문헌들에는 마케팅이란 용어가 앞서 제기되었던 경제학적 관점 보다는 광고, 프로모션, 판매 기술(Selling Skill)과 동의어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다 기업의 대 고객 행위로 개념이 진화된 것이죠.
미국의 경우 문헌학적으로 보아도 책 제목에 마케팅이란 타이틀을 단 첫 출간이 이루어진 년도가 1914년입니다. Ralph Butler 등이 쓴 <Marketing Methods and Salesmanship>이 그것입니다. 판매 행위로서 마케팅 개념을 설명한 <Sales Management>(Charles Wilson Hoyt 씀)는 1912년에 출간되었고, 책 제목엔 광고가 실려 있지만 실질적으로 마케팅에 대해 기술한 <Advertising as a Business Force>(Paul Terry Cherington 씀)는 1913년에 출간되었습니다.
2) 근대적 개념 형성기(1920~1950)
이 시기는 마케팅에 대한 근대적 개념이 형성되었던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위 (그림1)에서도 볼 수 있듯이 마케팅이란 단어의 사용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광고, 프로모션으로서 마케팅이란 용어가 많이 사용되었는데 이는 라디오 광고(1921), TV 광고(1941)와 같은 매체 광고가 본격화되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시대적으로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홍보, 선전 등과 같은 활동들도 활발히 전개되면서 그러한 인식이 강화되었고 여전히 오늘날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중요한 개념들도 많이 등장했습니다. Rosser Reeves는 1940년에 'Unique Selling Point' 오늘날 줄여서 USP라고 불리는 개념을 제시하였죠. Joseph Juran은 1941년에 80대 20의 법칙으로 더 잘 알려진 'Pareto Principle'을 발표하였습니다. Niel Borden은 오늘날 마케팅 활동의 가장 기본이 되는 Marketing Mix 개념을 1949년 발표하였습니다.
[Niel Borden의 마케팅 믹스 요소] 마케팅을 배운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케팅 믹스하면 4P, 혹은 4C를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다릅니다. 4P는 한참 뒤인 1960년 Jerome MaCarthy에 의해 세상에 나타났죠. 실제 닐 보든의 마케팅 믹스에 등장하는 요소들은 총 12가지입니다. 4P 기반으로 설명하는 지금의 것들과 다소 상이합니다.
1. Product Planning—policies and procedures relating to:
출처: The Concept of The Marketing Mix (1960) |
당시 National Association of Marketing Teachers(American Marketing Association의 전신)은 마케팅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습니다.
"마케팅이란 생산자에서 소비장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이어주는 사업 행위의 성과이다"
3) 전환기(1950~1980)
사회사적으로 냉전시기라고 칭할 수 있는 이 시기는 2차세계대전 이후 세계적인 경기호황이 이루어지던 시기입니다. 전후 유럽의 복구와 고국으로 돌아간 많은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던 시기이며 수 많은 기업이 설립되고 대량생산 체계가 확립되면서 소비문화가 확산되던 특징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배경으로 인해 시장의 경쟁은 가속화되었고 경쟁의 규모도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 시대가 결핌의 시대였다면 이 시대는 풍요의 시대였다는 점입니다.
전쟁 시기에는 물자도 부족하고 구매할 경제력도 약했죠. 하지만 풍요의 시대가 되면서 소비자가 우위에 오르기 시작합니다. 시장엔 제품이 넘쳐나고 소비자들이 여러 가지 중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죠. 이에 따라 기업은 내부보다 외부로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즉 고객이 핵심이 된 것입니다.
이 시기에 등장한 주요 마케팅 개념은 아래와 같습니다.
- Segmentation(1956)
- 4P(1960)
- Market Matrix(1965)
- PLC/Product Life Cycle(1966)
- 5 Force(1979)
- Positioning(1969, 1981)
시선을 기업 내부에서 외부 고객으로 돌리기 시작하자 기존과 다른 관점이 생겨났습니다. 이전 마케팅이 기업의 행위에 대한 것에 관심을 두었다면 이 시기의 마케팅은 보다 체계적인 관리와 과학적 방법론을 중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마케팅을 일련의 기업 활동의 연속, 즉 프로세스로 보는 관점으로 바뀌었음을 의미하며 고객, 더 넓게는 시장에 대한 이해와 분석을 위해 수치화되고 객과적인 방법론을 중시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마케팅 개념에 대한 일종의 패러다임 전환에 따라 American Marketing Association은 1985년에 기존의 정의를 아래와 같이 수정합니다.
"마케팅은 개인과 조직의 목적을 충족시키기는 교환을 창출하기 위한 아이디어, 제품, 서비스의 컨셉도출, 가격책정, 판촉, 유통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이다"
이 시기에는 피터 드러커, 테오도르 레빗, 마이클 포터, 필립 코틀러 등과 같은 슈퍼 스타급 마케팅 학자들이 등장했습니다. 특히 필립 코틀러는 1967년 <Marketing Management: Analysis, Planning, and Control>을 출간하면서 마케팅이 프로세스임을 확고히 만든 인물 중 하나입니다. 이와 더불어 마케팅의 프로세스 개념을 강화시킨 인물이 마이클 포터입니다. 가치 사슬, 5-factors 등을 통해 거시적 분석과 기업 내부의 활동들을 프로세스화 하면서 마케팅 활동의 총체적인 청사진을 보여준 인물이죠. 이러한 마케팅 학자들의 연구 등이 더해져서 오늘날에도 여전히 마케팅은 하나의 과정으로서 이해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1923년 설립된 Nielsen, 1935년에 설립된 Gallup 등에 의해 시작된 여론조사 등은 시청률 조사, 제품평가 조사 등으로 점차 발전하다 이 시기에 들어와 정교화된 설문지 기법과 다양한 통계 모델이 도입되면서 급격하게 규모가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시장을 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파악하고자 한 기업들의 니즈가 반영된 결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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