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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현대 사회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어 중 하나입니다. 제품뿐만 아니라 서비스, 스포츠, 예술, 문화 콘텐츠 등 영리를 목적으로 한 모든 활동에 마케팅이 붙습니다. 게다가 영리를 목적으로 한 기업의 세계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 비영리조직, 재단, 공공기관 등에서도 마케팅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히 마케팅의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케팅엔 종류도 많습니다. 제품 마케팅, 서비스 마케팅, 구전 마케팅, 관계 마케팅, 브랜드 마케팅, B2B마케팅, VIP마케팅, 여성마케팅, 엄마마케팅, Youth마케팅 등 기업이나 사회조직의 거의 모든 활동 영역, 혹은 고객 접점과 관련된 행위에 붙습니다. 이제는 기업 활동이 마케팅과 동일시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마케팅이 언제, 어떻게 등장했는지에 대해서는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마케팅의 역사를 물어봐도 제대로 대답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국내외 출간된 여러 마케팅 교재를 찾아봐도 언제 마케팅이 시작되었는지, 어떤 발전 경로를 겪었는지, 현대 마케팅의 모습은 어떻게 이루어진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습니다. 그저 간단하게 마케팅의 정의와 함께 근대 마케팅 이후의 간략한 역사가 기술되어 있을 뿐입니다.
과거 없는 오늘만 존재
사실 마케팅은 엄밀한 과학적 기준에 의해 정립된 학문이 아닙니다(대학교의 교수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마케팅은 보편적 원리와 규칙을 통해 체계적으로 구축되는 지식의 체계가 아니라 특정한 상황 속에서 발현된 행위에 대한 정보와 기술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까지 마케팅은 혹은 마케터들은 역사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아무도 그런 질문은 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늘 새로운 것에 목말라하고 차별화만이 생존의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는 마케팅 분야에서 과거와 역사는 관심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들을 도외시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엄밀한 학문이 아니더라도 역사는 중요합니다. 과거의 기록이 있어야 현재의 이야기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의 당연함은 과거의 생경함에서 출발합니다. 새로움과 차별화 역시 오래됨과 일반화를 거치고서야 나올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역사는 새로움에 대한 맹목적 추구에 대해 올바른 평가의 기준을 제시해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케팅이야말로 더더욱 과거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좌로부터.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 모두 짐 콜린스가 쓴 책. 여기에 소개된 위대했던 대부분의 기업들은 그의 최근 책 제목처럼 산업의 역사 뒤안길로 사라졌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평가한다
최근에 마케팅 분야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빅 데이터'입니다. 인터넷 환경의 생활화와 스마트 디바이스 보급율 증가, 다양한 정형/비정형 데이터에 대한 분석틀 진화 등에 힘입어 기업들은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매우 유의미한 정보를 추출하고 이를 통해 마케팅 활동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로 인해 최근 빅 데이터 관련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그들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되고, 소문을 듣고 고객사들은 빅 데이터 관련 기업들을 인수하거나 그들의 솔루션을 렌트하거나 구매하여 자신들의 시스템에 도입하고 있습니다.
(10년 주기로 찾아 오고 있는 데이터 마이닝 기반의 마케팅 기술)
하지만 이는 1980년대 초반의 데이터베이스 마케팅, 1990년대 초반의 CRM 열풍과 매우 유사합니다.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이나 CRM 모두 현재의 빅 데이터가 말했던 약속들을 제시했고, 그에 버금가는 관심을 끌었으며 방대한 투자와 시장 규모를 형성했었습니다. 물론 현재까지 데이터베이스 마케팅과 CRM은 많은 기업들에 잔존합니다. 하지만 최초에 제시되었던 그 엘도라도에 도착했다는 기업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또 다시 수 많은 기업들이 소문 속의 엘도라도를 들으며 다시금 빅 데이터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물론 전문가들은 위 세 가지 기술이 상이한 관점과 툴을 사용한다고 말을 합니다. 아마도 전문가들의 말이니 맞겠죠. 하지만 그런 상이함과 장/단점을 비교 분석하기 위해서라도 더더욱 과거에 대한 조망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요? 따라서 마케팅의 역사에 대한 중요성이 그만큼 더 큰 것이 아닐까요?
학교조차 외면하는 마케팅의 역사
그러나 현재의 대학 교과과정을 보면 마케팅의 역사를 가르치지 않습니다. 그와 비슷한 과정조차 없습니다. 마케팅 개론을 살펴보면 그저 몇 줄 언급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내용이 없습니다. 하긴 아직까지 마케팅의 역사를 전공한 교수를 만나본 적이 없긴 합니다.
현재의 마케팅 개론은 이상적인 수준의 마케팅 업무 프로세스 순으로 내용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마치 그렇게 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 같습니다. 물론 현업은 다르죠. 실제로 마케팅 개론에 나온 것처럼 일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교과서처럼 일해야 하지만 많은 경우 이미 성립된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앞 부분을 생략하거나 이미 만들어진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기 위해 중간부터 일하기도 하지요. 때로는 거꾸로 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순서가 아닙니다. 왜 이런 작업이 필요한 것인지, 과거에는 어떻게 했으며 그런 작업의 배경에는 무엇이 있었는지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현재의 관점에서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마케팅의 역사를 검토하고 새롭게 탐구해야 할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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