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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레토 법칙(Pareto Principle). 왠만한 경제/경영서적을 읽어본 이라면 한번 쯤은 접하게 되는 개념
입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결과의 80%는 대체적으로 20%의 원인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이죠. 이태리의 경제학자인 빌프레도 파레토(1848.7.15 ~ 1923.8.19)가 처음 개념화한 것을 미국의 경영학자인 조셉 주란(Joseph M. Juran)이 유행시킨 것입니다.
파레토는 1900년대 초기 이태리의 토지 소유 구조를 분석하다가 이 사실을 발견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그는 실증적인 토지 소유자 분석을 통해서 이태리 전체 토지의 80%를 전체 인구의 20%가 소유하고 있음을 밝혀냈습니다. 그런데 이 현상이 단순히 토지 소유에 국한되지 않고 자신의 정원에서 키워지고 있던 완두콩의 생성에 있어서도 발견되면서 다양한 영역으로 이 개념을 확장하였습니다.
하지만 그의 발견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잊혀졌습니다. 아마도 1900년대 초반 실증주의나 실험주의 연구보다는 개념적이고 추상적인 학문이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Joseph M. Juran, 파레토를 구해내다
조셉 주란(1904.12.24 ~ 2008.2.28)은 미국의 엔지니어니자 경영 컨설턴트입니다. 1920~30년대 여러 미국 회사에서 품질 관리 업무를 맡아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업무상 그리고 성격상 특성이라고 하는데 주란은 상당히 수학적인 지식을 통해 과학적인 품질 관리에 노력했다고 합니다. 이런 그의 노력 속에서 그가 재발견한 개념이 <파레토 법칙>입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1941년부터 주란은 '파레토 법칙'을 품질 개선의 주요 방법론으로 현장에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후 그의 이런 생각은 <Quality Control Handbook(1951)>에 자세히 소개되었으며 전후 경제 회복을 도모하던 일본 경제인들의 주목을 끌어 일본으로 초청되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미국에서는 주란의 주장이 초기부터 환영받지 못했지만 일본에서는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그를 초청한 일본과학공학연합회(Janpan Union of Scientists and Engineers)를 중심으로 그의 품질 개선과 파레토 법칙은 현장에 적용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일본의 제조산업의 유명 브랜드들-소니, 미쓰비시, 토요타, 혼다 등-은 놀라운 품질 개선을 이루어냈던 것이죠. 결국 60년대 이후 일본 브랜드들의 미국 진출은 역설적이게도 미국인의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파레토 법칙의 명암
일본 기업의 미국 진출과 성공으로 말미암아 파레토 법칙은 전성기를 맞이합니다. 수 많은 경영서적들이 일본 기업의 성공을 분석하면서 파레토 법칙을 널리 전파하게 되었고, 이에 기반한 여러 혁신 방법론, 예컨데 6시그마 같은 것들이 훗날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파레토 법칙의 적용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 기업 이익의 80%는 20%의 고객으로부터 나온다
● 고객 불만의 80%는 전체 고객의 20%로부터 나온다
● 기업 매출의 80%는 전체 제품의 20%로부터 나온다
● 기업 매출의 80%는 전페 판매사원의 20%로부터 나온다 (출처. <80/20의 법칙>, Richard Koch)
대체적으로 파레토 법칙의 현상은 사실입니다. 물론 항상 숫자가 위의 사례처럼 80 : 20이라는 일률적으로 나오지는 않지만 그와 유사한 비율로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져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여러가지 사회적 관계망과 개인적 차이, 당시의 산업 및 소비환경에 기인한 것으로 훗날 해석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출의 80%가 전체 제품 중 20%로부터 나온다고 할 때, 그 외의 제품 매출이 적은 이유는 가격의 차이, 기존 제품 사용 고객이 갖추어 놓은 사용 환경, 범용성, 해당 기업에서 높은 마진율에 따라 적극 판매하는 행위 등이 결합되어 나타는 것이지 자연적으로 그런 비율로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때론 A제품 판매를 위해 B제품의 고가(혹은 저가) 정책을 취하기도 하는 것이죠.
게다가 파레토 법칙 자체가 원래 소유의 구조나 종자의 파종/열매맺음과 같이 한정된 자원에서 소유의 형태나 결과론적인 모습이라 자연스럽게 집중과 배제로 귀결되는 것을 밝혀낸 것이라 적용 방법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비판론자들이 흔히 지적하듯이 매출의 80%가 제품의 20%에서 나온다고 해서 나머지 80%의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다면 20%의 제품만으로 기존과 같은 매출을 낳을 수 없는 것과 같죠.
파레토의 법칙은 나타난 현상을 설명하기에는 매우 쉽고 간단한 개념입니다. 그러나 그 원인을 찾아 들어가 문제 해결을 할 때에는 상당히 신중해야 할 개념입니다. 조셉 주란처럼 엔지니어링에서 품질이라는 기계적 인과 관계로 한정지어 적용할 때에는 유용성이 높지만, 마케팅이나 경영의 관점으로 적용할 때에는 불분명한 인과관계로 인하여 자칫 프로세스를 혼란에 빠뜨리고 잘못된 원인분석과 처방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파레토 법칙은 품질이 중시되던 시기, 그리고 수학적 방법론이 도입되던 마케팅 환경 속에서 각광받은 개념입니다. 수 많은 자원, 시간, 공간의 제약으로 인해 극도의 효율성을 쫓던 배경을 지니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인터넷으로 인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많이 해소되고 컴퓨팅 환경으로 다양한 데이터들이 공개되어 활용되는 오늘날에는 롱테일 법칙과 같은 새로운 개념으로 인해 그 의의가 많이 축소되었습니다만, 여전히 상대적으로 명확한 인과관계를 갖고 있는 품질과 관계된 엔지니어링 측면에서는 중요한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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